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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평화행진 참가기 (6)

 6. 5月20日  - 히가시손의 헬리콥터 기지 건절 예정지(다카에) 방문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죽과 라면?) 먼저 귀국하는 박정숙, 유영희, 정윤경, 고명원과 인사 나누고, (이들을 배웅하기 위해 박미영도 남았다) 9시 반에 숙소에서 버스로 출발했다. 이번 버스는 동경 나리타 공항 반대투쟁에서 10년 이상 투쟁하다가 오키나와에 내려와 노동조합 활동을 하고 계신 분이 운전하는 차였다.  나가이 씨는 아침 일찍 동경으로 출발을 하셨는데 우리는 얼굴을 보지 못했고, 나중에 오자와씨와 통화한 내용을 전해 들었다.

 헤노코에 우선 들러 공동대표 중 한 분으로부터 헤노꼬 투쟁의 역사와 기지관련 설명을 들었다. 헤노코 앞 바다에는 ‘듀공’이라고 하는 아름다운 고래 종류가 사는데 멸종 위기에 처해있고, 현재 이 앞에도 50마리 정도 밖에 없다고 한다. 몇 년간의 투쟁 속에서 겪은 일들, 또 태평양 전쟁과 그 이 후의 오키나와에 대한 차별 등, 너무나 하실 말씀이 많으신 듯했지만 시간 관계상 줄이고, 다들 긴 천에 염원을 담아 철조망에 묶고 사진촬영을 했다.

 바닷가 입구에는 현에서 걸어 놓은 경고판이 있었는데 “아름다운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쓰레기는 가져가 주십시오.”라는 문구가 써있었다. 누군가가 ‘쓰레기’라는 단어 앞에 “미군과” 라고 적어놓았다. “미군과 쓰레기는 가져가 주십시오”라고.

 더늠에서 준비한 솟대와 기념품을 드리고 시간이 없어 버스 안에서 도시락을 먹으면서 다카에로 이동했다. 다카에는 작년 8월부터 농성을 시작했는데 헤노꼬와는 달리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고, 북쪽 산 기슭에 있는 총 인구 140명인 작은 마을사람들이 투쟁을 하기 때문에 천막을 4군데 치고 1명씩 지키는 데 오늘은 한 곳에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 천막마다 돌아다니며 방문하고 설명을 들었고, 또 그 주변을 돌아봤다. 댐과 기지 건설을 위한 도로 입구 몇 곳을 갔는데 그 입구마다 천막을 치고 차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다고 했다. 하지만 입구를 봉쇄하거나 바리케이트를 치면 그건 불법이라 연행되기 때문에 옆에 천막을 치고 있다가 차가 나타나면 사람들을 불러 막는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번에는 트럭들이 몇 대 자갈과 모레를 싣고 와서 길을 깔았는데 연락이 안되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고 한다. 한 곳은 노인 한 분이 교대도 하지 않고 몇 달간 계속 거기서 숙식을 하고 계셨다. 그 분 말씀이 평택같은 한국의 투쟁에 비하면 미미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대의 투쟁이고, 평화적인 투쟁을 하고자 한다고 하신다.

 풍물공연을 할까 준비도 하고 생각도 했으나 지금은 천연기념물인 새들의 번식기라 미군기지 건설도 중단되어 있을 정도니 조용히 해야 할 것 같아 공연은 생략하였다.

 산 입구에 쓰여진 푯말 “인간은 자연의 일부입니다.”

 다카에 바다는 우라소에 해변공원 바다와는 아주 다른 색을 띠고 있었고 산호 띠에 의해 파도가 잦아드는 선도 아름답고, 바다도 좀 더 깊은 듯 청록색을 띠고 있었다.

 다카에 지역의 산은 정글이라고 한다. 그래서 미군이 정글게릴라 훈련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고. 이 지역에 사는 천연기념물인 뜸북이가 있는데 오키나와에는 포유류가 없어 천적이 없기 때문에 그 새가 날지 못하고 걸어다닌다고 한다.

 역시 더늠이 준비한 솟대와 기념품을 드리고 다시 출발했다. 오는 길에 바닷가라도 들를까 했으나 오자와씨, 메구미씨, 히나타 씨의 비행기 시간이 늦을 수 있어 그냥 바로 공항으로 갔고, 나하공항에서 일본분들과 인사를 하고 사진도 찍고 헤어졌다.

 버스로 다시 숙소로 돌아와 버스 청소를 돕고 난 후 개인당 500엔씩 받아 알아서 각자 저녁 해결했다. 이시카와는 전날 에리꼬가 화가 났기 때문에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찬영이가 솟대를 만들어 집으로 찾아가 같이 라면을 먹는 등 애를 써서 화를 풀고는 다시 숙소로 왔다. 공연장 옆의 공원으로 가서 캔맥주를 마시다가 모기가 많아 숙소로 다시 돌아와 한 잔을 더 했는데 에리꼬에게 한국에서 가지고 온 반찬들을 주었다. 참 좋아했다. 이시카와는 에리꼬를 보내고 나서 역시 숙소에서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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