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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5月18日(平和行進3日目) 평화행진 3일째
현민대회
10시 출발하여 기노완시의 해변공원에 도착했다. 해변공원 야외 공연장 입구에 짐을 내려 놓고 오자와상, 요오꼬상, 박정숙 일행은 후발대를 마중하러 나하공항으로 떠났다.
시간이 많이 남아 이시카와가 바닷가에 가서 맥주나 먹자고 했다. 미영이는 피곤하다며 짐을 지키겠다고 했다.
나머지는 나가이 상, 메구미 상과 함께 바로 옆 해변으로 가서 맥주를 마시며 쉬었다. 바다색이 정말 예뻤다. 해변에는 천막을 쳐놓고 나무의자와 테이블이 쭉 있었다.
그 중 한 칸에 앉아 맥주를 마셨다. 이런 자리에 예약이 되어 있지 않다면 아무나 써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예약한 사람이 있다면 비켜줘야 한다고... 옆에서는 바비큐를 하고 있었다. 여기는 신청하면 바비큐 장비를 빌려준다고 했다. 우리도 그럴 수 있었는데, 너무 힘드니까...
바닷가 산책을 하는 사람, 사진도 찍고, 인터뷰를 하기도 하면서 자유로운 시간 가졌다.
12시에 도시락을 먹고, 1시반부터 행사 진행 준비를 했다. 그 때 후발대가 도착 (민정연, 정윤경, 고명원, 박진영)했다. 서울에서 보는 것 보다 더 반가웠다.
매대를 펼치고 인천노동문화제 티셔츠와 뺏지, 인천CD를 판매하면서 오키나와 투쟁에 연대와 지지를 보냈다. 티셔츠에 요오꼬 상이 오키나와 신기지건설 반대. 라고 써주었다.
선봉형과 광배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판매하면서 호객행위 했다. 선봉형은 어설픈 일본어지만 아주 열심이었다. “티셔츠를 뜨겁게 살고 있습니다” (티셔츠를 싸게 팔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잘못 함) 뺏지를 빤쓰라고 하는 등 아주 갖가지 말 장난으로 주위사람들을 뒤집어지게 했다. 우리만이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었나보다. 우리에게 인터뷰를 요청한 기자들이 많았다.
오후 3시부터 사전행사가 진행되었다.
오키나와 음악팀이 한 팀 나와서 공연한 후 더늠의 풍물공연 10분하고 꽃다지가 노래 2곡(반격과 사람꽃)을 불렀다.
사전공연이다 보니 행진대오가 계속해서 입장을 하고 있었고, 대오가 들어올 때 노래 중간인데도 안내 멘트를 했다. 객석은 반 정도 차있었다. 비가 오기 시작했다. 4시가 되어서 집회는 시작했다.
영택이와 내가 대회 공식 참가자(게스트)로 되어 연설을 하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통역을 맡은 준꼬 씨와 단상에 올라가 미리 앉아 있었다. 참, 한국에서도 드문 이런 일이 오키나와에서 있다니. 한국에서 누가 문화단체들을 이런 귀빈 대접을 한단 말인가...
연설이 줄줄이 이어졌지만 연설자 당 5분간 발언을 하기로 되어 있는지 행진 둘째날 사회를 본 야기상이 젤 앞 중앙에 앉아 ‘1분’, ‘종료’ 등의 팻말을 들어올리고 있었고, 별로 늘어지지 않고 진행되는 편이었다.
동경에서 온 노조 위원장, 실행위원들, 국회의원, 무슨 단체 대표자들이 연설을 했다.
그런데 행사를 진행하는 동안 특이하게도 무대위에서는 행사와 약간 무관하게 고등학생정도로 보이는 두 학생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었다. 한 사람이 예전 현민대회 흑백 사진을 A3 사이즈로 뽑아 들고 단상 옆이나 뒤에 서고 한 사람이 계속 사진 촬영을 했다. 객석에도 가서 사진을 찍고. 이들은 고교생 사진 창작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팀인데 기술자로 인정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팀이고, 뭔가 창작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어쨌든 사진기자는 한 명도 무대에 올라오지 못하도록 통제를 하면서도 이들의 행위를 허용하는 것은 또 매우 특이했다.
나과 영택의 연설은 약 5분정도 였다. 준꼬상이 통역을 해주었는데 인사말과 소감, 지지 발언, 광주에 대한 이야기, 돌아가서 열심히 투쟁하겠다는 다짐, 감사의 인사, 그리고 구호로 마무리했다. 외국의 공식 연설은 우리가 유일했고 TV에도 나왔다고 한다.
비는 흩뿌리듯 계속 내렸다. 태풍때문인데 바람도 많이 불어 좀 추웠다. 마지막 아필(선언문) 낭독 시 오키나와 음악팀이 다시 나왔고, 청년 대표가 앞부분은 생략하고 뒷부분 한 문단만 읽는 센스를 보였다. 집회를 정리하면서 음악팀이 같이 연주를 하고 인터내셔날가를 합창했다.
단상에서 내려오니 이미 매대를 다 정리해 놓았고, 야마시로 상과 인사를 나누고 남은 티셔츠등을 행사 자원봉사자들에게 기증했다.
서둘러 버스로 다시 이동했고, 사람들이 더 왔기 때문에 오자와씨와 몇 명이 택시로 이동하고 나머지는 버스로 숙소 도착했다. 오면서 이시카와가 저녁 식사 할 수 있는 식당을 예약했고, 에리꼬도 오기로 했다고 한다.
숙소에서 10분 정도 걸어 주점에 들어가 자리잡았다. 모두 28명정도 되었다. 1인당 3천엔(3만원 정도)에 술은 무한 리필, 음식은 코스로 나오고 모자란 것은 더 시키면 계속 준다는 약간 뷔페같은 곳이라고 진짜 좋아했으나 요리의 속도가 너무 늦어 거의 깡술을 마시는 기분이었다. 특히 더늠이 몰려앉은 테이블은 요리가 나오자마자 30초도 안되어 바닥을 보였고, 모두 배가 고파 화를 냈다. 어쨌든 10시 경에 식당을 나와 숙소에 돌아와서는 2차 할 사람들은 라면 끓여 먹고 술마시고 하면서 또 하루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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