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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평화행진 참가기 (5)

5. 5月19日  평화콘서트 : 한국과 오키나와를 잇는 예술인의 밤 (사쿠라자카 극장)

 

  - 아침부터 공연 준비 / 공연은 18시 개장  /19시 공연 시작해서 21시 30분까지

  - 사전행사 : 인천노동문화제 영상 상영(5분), 평택 대추리 다큐상영 (40분)

  - 공연순서 : トヌム 더늠 (19:00~19:25) / まよなかしんや 마요나카 싱야 (19:25~19:35) / 金城繁 긴조시게르 (19:35~19:50) / しゃかり  샤카리 (19:50~20:30) / コッタジ 꽃다지 (20:30~21:10) / アンコール 앵콜 (21:10~)


 늦은 아침을 먹고 11시반에 꽃다지와 스텝을 맡은 사람들이 극장으로 이동했다. 올라가는 길 옆 쪽으로 공원이 하나 있었다.

희망의 언덕 공원. 버려진 고양이들이 정말 많았는데 고양이들은 사람이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았고, 먹을 것을 달라는 듯 주변을 맴돌았다. 그 공원 앞에 있는 우리가 공연할 극장 이름도 사쿠라 자카 극장(벚꽃언덕?)이었다.

꽃다지가 리허설 하는 동안 진영이와 나, 정혁씨, 창곤형, 그리고 이시카와가 산책을 나갔다.

늦게 온 진영이에게 주변 관광을 시켜주자는 취지였다. 시장통을 누비고 재래시장에도 갔었다. 국제거리 뒤쪽의 시장은 정말 크고 여러 블록으로 되어 있다.

한참을 걸어다니다가 다시 극장으로 가서 리허설이 끝난 꽃다지 식구들, 에리꼬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더늠은 2시부터 리허설을 시작했다.

3시 반부터 샤카리와 긴조시게르, 마요나카 상이 공연 리허설을 하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넉넉지 않았다. 우리는 밥을 먹고 다시 진영과 주변을 돌아다녔다.

츠보야에 한 번 가보자고 해서 물어 물어 찾아갔다. 츠보야는 도자기 거리로 대부분 상점에 공방이 같이 있어 만드는 과정을 볼 수도 있고, 돈을 조금 내면 직접 제작 체험도 가능한 곳이다.

가서 보니 우리가 매일 다니던 시장길 평화의 통로로 나가면 바로 츠보야 였다. 그걸 모르고 우리는 반대편 길로 빙돌아 물어물어 찾아간 것이다. 지난 번에 왔을 때도 가본 곳이라 오래된 가마와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 굽는 공방도 들어가 사진도 찍고 구경도 했다.

그리곤 맥주 몇 개 사서 공원에서 쉬자고 하여 다시 극장 앞으로 왔다. 이미 사람들은 매대를 펼치고 있었고, 그 동안 만났던 오키나와 분들이 몇 분 와 계셨다.

 밖에서 매대를 펼치고 오자와 상과 진영, 광배, 창곤형이 판매를 담당했고, 에리꼬도 계단 중간에서 팜플렛을 나누어 줬다. 진행할 사람이 별로 없어서 준비가 많이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또 들었다. (덕분에 아무도 공연 사진은 찍지 않았다 ㅠㅠ)

 도시락을 먹고 평택 다큐멘터리 ‘들사람들’이 먼저 시작을 해서 극장에 들어갔다. 40분 정도의 다큐였는데 일본어 자막을 준비못해서 사람들이 잘 이해를 했는지 의문이다. 이어서 인천 노동문화제 동영상 5분짜리가 상영되고 7시 정각에 더늠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걱정을 많이 했으나 다행히 거의 객석이 가득 찼다.

 더늠은 입구에서부터 들어오는 소리로 치기 시작해서 객석 중간을 돌아 무대에 입장했다. 선봉형이 하얀 민복을 입고 나와 넘어가세를 2절까지 불렀다. 시간이 늘어지면 안된다고 해서 눈물을 머금고 한 절을 뺐다고 한다. 그 다음엔 마요나카 싱야 씨의 공연. 마요나카 싱야 씨는 삼신을 연주하는 김상(金さん)과 같이 나와 노래를 두곡 불렀는데, 노래들이 중간에 에드립도 많고 말씀도 많으셔서 15분가량 늘어졌다. 두 번째 곡에서는 더늠이 나와 함께 연주를 했다. 마요나카 씨가 긴조시게르씨를 소개했다. 긴조 시게르 씨는 오른 팔을 교통사고로 잃고 손 대신 쇠꼬챙이를 달아 삼신을 연주했는데, 연세가 75세가 되는 분으로 연주 실력이 아주 뛰어나고 노래도 오래 부르셨다고 한다. 하지만 눈도 어둡고, 숨도 가쁜 듯했다. 헤노꼬에서 만난 미찌루상이 타이고 연주를 같이 했는데 표정이 너무 예뻤다. 두 번째 곡에선가 객석을 향해 노래 아는 사람이 있냐고 물은 듯했다. 누군가 안다고 하자 올라오라 하고, 젊은 여성이 신발을 벗고 무대에 올라왔다. 아마도 그 노래는 듀엣곡인듯 여성은 자신이 불러야 할 지점을 잘 알고 있었다. 이 후 곡들도 객석에서 사람들이 일어나 (좀 전 여성의 일행인 듯) 오키나와 전통 춤을 추었고, 객석 중간 중간에서도 일어서지는 않았으나 팔을 올려 춤을 같이 호응하는 사람이 많았다.

 다음순서로 샤카리 공연을 위해 무대를 정리하는 데 시간이 아주 많이 걸렸는데 아주 정확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걸 아는 듯 아무도 불평은 없었다. 샤카리는 전문 활동을 하는 대중가수인데 관객들과 소통하려는 느낌이 많았고, 오키나와 전통 민요도 부르고 전통민요와 대중음악을 접목한 노래들을 불렀다. 우리가 일본 가요라고 느낄 만할 그런 노래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꽃다지 공연을 위해서도 역시 무대 셋팅을 바꾸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사람들이 많이 나가는 듯해서 샤카리를 보기 위해 온 그런 팬들이 아닐까 싶었으나 거의 모두 다시 들어왔다. 약 15분 정도의 셋팅시간이 흐른 후 꽃다지가 공연을 시작했다. 정서적으로도 약간 다르기 때문에 느낌이 있었겠지만 자막을 쏴 주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내용을 더 잘 느끼는 듯했다.

 10시가 다되어 공연이 끝나고 무대 및 밖에서 음반 파는 일도 정리를 한 후 뒷풀이 장소로 이동했다. 아주 큰 술집이었는데 엄청난 안주들이 등장했다. 초밥과 오리고기, 소고기, 생선찜, 오키나와의 전통음식인 고야 복음 등. 샤카리 팀도 모두 참석했고, 헤노꼬에서 온 미찌루와 미온상, 마요나카 상, 야기상, 이시우 일행, 첫날 사회복지센터 뒷풀이 때 보았던 센터 사무국장님과 소설가 등등 많은 분들이 참석했다. 공연이 아주 감동적이었다고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몇몇 분은 전날의 연설이 감동적이었고, 나의 일본어 발음이 매우 좋았다고도 했다. ㅋㅋㅋ

 야기상은 수상을 보좌할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지만 계속 음식을 챙겨주셨고, 술집의 서빙보는 사람으로 오해한 한국사람들이 그를 마구 불러 음식을 시켰다. 그러나 전혀 불평없이 너무나 친절하게 다 챙겨주셨다. 더늠은 옷을 갈아입으니 아무도 공연단으로 알아보지 못하여 소외된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곧 곳곳에 끼어서 같이 어울렸다.

 이시카와의 병원 직원들이 20명 정도 공연을 봤고 뒷풀이에 같이 온 4명이 인사를 하며 공연이 너무 좋았고, 또 이시카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다음에 다시 공연을 온다면 자신들이 스텝을 하겠다고 했다. 이것이 이시카와의 가장 큰 소득이 아니었을까.

 마지막으로 대표선수(?)를 불러 인사를 시켰다. 동경을 대표해서 야기상이, 한국인을 대표해서 이은진이, 오키나와를 대표해서 토미야마상이, 그리고 이시카와가 나왔고, 메구미 상이 통역, 샤카리 그룹의 리더가 오키나와 말로 통역하겠다고 같이 나왔는데 “니헤 뒤베~~” 이런 식의 도통 뭔말인지 모르겠는 말을 반복했다. 아마도 ‘감사합니다’라는 오키나와 말인듯 했고, 사람들은 재밌어 했다. 동경에서는 1700명이 이 행사를 위해 오키나와에 왔다고 했다. 

 정리한 후 숙소로 이동했는데 이 시우 일행과는 여기서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거리에서 퍼커션 잼을 한 팀도 있고, 따로 술집을 찾아간 사람들도 있고, 준꼬상의 차를 타고 야경을 보러 간 사람들도 있고, 숙소에서 한 잔 한 사람들도 있고 다들 어디선가 알아서들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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