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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蘭)을 얻다.

풀소리님의 [할머니] 에 관련된 글.

지난 월요일 처할머니 장례식을 치르면서 점심을 먹고 산길을 산책하다가 난(蘭)을 발견했다.

 

사실 야생란을 발견한 건 이번이 두번째이다.

몇 년 전 홍성에 있는 오서산에서 탐스런 난을 발견한 적이 있다. 오서산은 난의 거의 북한계에 해당하는 곳으로 이곳 난은 꽤 인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예전에는 뒷산에도 흔했는데, 요즘에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곳이 고향인 선배님 말씀에 난 욕심을 부릴 수 없어 그냥 두고 왔다.

 

이번 처할머니를 모신 산은 경남 하동으로 난이 흔한 곳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캐왔다.

 

처할머니 산소 근처에서 캐온 난(蘭)/ 가운데 희게 솟아나는 게 꽃대다.

 

난을 보고 한 마디씩 했다. 대부분의 멘트는

'이거 거의 잔디 수준의 흔한 거네..'

말하자면 배 아픈 수준이랄까! ㅎ

주변에서 놀리는 말을 하면 할수록 이 난에 대하여 애착이 갔다.

 

난을 키우시는 작은 어머님이 보시더니 '꽃대도 나오네' 하신다.

그러고 보니 정말 꽃대가 올라오고 있다.

 

어제 늦도록 힘든, 아니 어이없는 회의를 한 탓인지 기력이 없다.

몸살도 나고...

 

곰곰히 생각하다 하루 셨다. 오늘 중요한 회의가 있지만...

쉬는 김에 힘을 내 화분을 사고, 난 화분에 넣는 자갈(정확한 명칭 모름)을 샀다.

난에 관해서는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전문가인 친구에게 자문을 구해 화분에 담았다.

 

잘 컷으면 좋겠다.

자신은 없지만 잘 키워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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