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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피리

1.

요즘 포스팅이 뜸하다.

사실 일들이 참 많고, 하고 싶은 얘기도 많았는데, 뭔가를 쓴다는 게 용납하기 어려운 기간이었다고 하면 너무 거창하려나...

 

2.

지난 일요일(4월 29일)이었다.

민주노동당 고양시위원회의 '아이들과 함께 하는 예술체험'에 성연이, 아내와 함께 참가했다.

이번 주제는 '흙피리 만들기'였고, 장소는 부로농원이었다.

 

부로농원 주변에 한창 피어 있는 조팝나무 꽃



3.

일찍 가느라고 했는데도, 이미 이날의 강사인 후두둑 선생님이 와 계셨다.

그래도 함께 하기로 한 사람들이 아직 오지 않아서 부로농원을 한바퀴 돌아봤다.

그동안 가꾸는 밭도 보고, 꽃도 보고, 연못도 보고...

 


내가 참 좋아하는 물앵두꽃

 

부로농원 주인장이 좋아하는 금낭화/ 아이들이 다 따버려 나중에는 대궁만 남았다는...



유유히 헤엄치는 금잉어/ 요즘 한창 산란기다.

 

4.

한 가족 두 가족 모이더니 어느덧 체험을 할 수 있는 숫자가 되었다.

강사이신 후두둑 선생님은 마력이(?) 깃든 언변으로 순식간에 아이와 엄마 아빠들을 휘어잡았다.

아이들 엄마 아빠 할 것 없이 모두 시선 집중! 웃움 폭발!

 

강의하는 후두둑 선생님과 좋아하는 아이들

 

모두 시선 집중! 웃움 폭발!

 

5.

드디어 체험 시작이다.

첫번째 작업은 흙피리에 금속을 입히는 것이다.

숫가락을 이용하여 열심히 문지르면, 검은 광택이 난다.

자꾸 문지르면 얼굴이 비치고, 더욱 문지르면 마음이 비치고, 거기서 더욱 문지르면 득도를 하여 집을 나간다고 하는데, 후두둑 선생님은 집을 나갈 정도까지는 하지 말라고 당부하신다.^^

 

흙피리에 금속 입히기

 

흙피리에 금속을 입히는 건 자체로 광택을 내는 효과도 있지만, 불 속에 들어가서 금속이 흙과 반응하여 더 좋은 소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흙피리에 금속 입히는 작업이 끝나갈 즈음 난 흙피리를 구울 모닥불을 만들었다.

매우 메마른 봄날씨이므로 모닥불을 만든다는 건 조심스러웠지만, 최대한 안전한 장소를 골랐다.



흙피리를 구울 모닥불 피우기/ 화력이 1000도에 이른다고 한다.

 

6.

드뎌 거의 흙피리기 거의 다 구어졌나보다. 후두둑 선생님은 사람들을 모닥불 주의로 모았다.

흙피리가 잘 구워지도록 주문을 외쳤다. 사람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모두 즐겁게 따라했다. 주문에는 흙피리를 잘 불 수 있는 발성법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잘 구워지라고 주문을 외우고 있다.

 

이제는 손발이 척척 맞는다.

아빠들은 뜨거운 불 속에서 집게로 흙피리를 꺼내 냄비에 담고, 어느 정도 식혀서 꺼내 놓은 흙피리에는 아이들이 입으로 물을 물고가 푸 하고 뿜어대니 드디어 흙피리 완성이다.

 

구운 흙피리를 일단 냄비 속에 넣어 1차 식힘.

 

다시 꺼내고, 아이들은 여기에 입으로 물고간 물로 푸하고 뿌리며 식혔다.

 

7.

흙피리 완성이다.

각자 이름이 써 있어 하나씩 집어들고 불기 시작했다.

어~ 맑고 경쾌한 소리가 난다. 정말 신기하다.



다 구워진 흙피리/ 정경화 찍음 

 

흙피리 하나씩 집어들고 신나게 불기 시작


흙피리 운지법/ 이혜정

 

8.

흙피리를 신나게 불고는 이제 진흙과 나무, 꽃, 풀, 솔방울, 밤송이 등 주변에 있는 것들을 활용하여 꿈나무 만들기를 했다.

 

새도 만들고, 물고기도 만들고, 뱀도 만들고, 고슴도치도 만들고... 그러면서 이야기를 함께 만드는 것이다.

 

꿈나무 만들기

 

선생님이 먼저 이야기와 함께 만들어 보이고, 아이들이 각자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너무나 재밌어 했다.

 

물론 그동안에 아빠들은 남은 모닥불에 감자와 고구마를 구웠다.

 

 





아이들 작품/ 각자 개성이 넘친다.

 

9.

흙피리와 꿈나무를 만들고, 군 고구마와 감자도 먹고, 고등어도 구어먹고, 싸온 도시락과 주변의 나물들을 뜯어 먹고, 약간의 알콜도 나눠 먹고 하다보니 헤어질 시간이다.


모처럼 모두 활짝 웃는 가족 나들이었다.

 

부로농원을 빌려주신 주인장 내외분 고마웠습니다. 아이들이 아끼는 꽃들을 따서 죄송하기도 하고요.

강의를 맡으신 후두둑 선생님과 예술체험을 이끌고 있는 이혜정 당원님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그리고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함께 하신 모든 분들 너무 즐거웠습니다.

 

끝나고 기념사진/ 다른 엄마들과 아빠들도 함께 찍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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