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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백무산의 시를 봤다

d-_-b님의 [백무산을 향한 댓글들을 보며] 에 관련된 글.

백/무/산

지난 80년대 박노해가 저항시인의 상징으로 군림(?)할 때
또 많은 사람들이 백무산에 더 열광했었다.
나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백무산 시인이 문국현을 지지한다고 해서 난리가 난 모양이다.
물론 난 문국현을 지지할 마음이 없지만,
백무산이 문국현을 지지한다고 해도 유감은 없다.
그의 시가 싫어지지도 않는다.
그의 선택은 선택이고, 난 단지 그의 '묵묵한 고뇌'의 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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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이곳에
  - 백무산
  
  지금 이곳에 오지 않는 건
  미래에도 오지 않는다
  
  지금 이곳에서 싹이 트지 않는 건
  내일이 와도 꽃이 될 수 없다
  
  지금 이곳에 없는 해방은
  미래가 와도 오지 않는다
  
  지금 이곳에 오지 못할 평등이라면
  미래가 와도 결코 오지 않는다
  
  원하는 것이 해방이라면
  지금 우리들 가운데 와 있어야 한다
  
  원하는 것이 평등이라면
  지금 이곳 우리들 손길에 와 닿아야 한다
  
  저들의 가치가 욕망과 독점의 가치라면
  우리의 가치가 나눔과 평등의 가치라면
  
  삶을 나누고 투쟁을 나누고 가치를 나누고
  그리고 노동을 나누어야 한다
  
  노동의 독점에 저항해야 한다
  내가 가진 노동을 나누어야 한다
  
  나눔을 잃어버린 싸움은 미래가 없는 싸움이다
  나눔을 잃어버리는 것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이미
  우리들 가운데 성큼 다가와 있어야 한다
  
  지금 이곳에 없는 것은
  미래에도 없다
  
  장막을 거둔다고 새 땅이 열리는 것 아니다
  영토를 차지한다고 새 세상이 열리는 것 아니다
  
  지금 이곳에 우리들 가운데 오지 못할 것이라면
  미래에도 결코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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