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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항쟁 29주년

오늘이 광주항쟁 29주년이 되는 날이다.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을 거치면서

내 마음 속에서도 꽤 많이 멀어졌던 광주다.

 

어찌됐든 당시 참여했던 주체들의 상당수가

정치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그들 스로가 선택한 것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들의 선택이 나의 생각과 다른 것이었더라도 말이다.

 

광주출정가

휴~

2009년 오늘은 참 마음이 묵직하다.

용산이나 박종태 열사가 아니라도 말이다.

수많은 황석영이 아니라도 말이다.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이 아니라도 말이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많이 혼란스럽기도 하고,

많은 이들이 선택한 것에 대해

'그건 아니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내 스스로 또 다른 역사의 흐름을 만들고자 하는 패기도 이미 내겐 남아 있지 않다.

아니, 혼란스러운 것은 정작 내 스스로가 이미 5월 광주보단 따뜻하고 난만한 봄날씨에 더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고,

스스로 그런 '나'를 '직시'하는 '용기'조차 잃어가서일 것이다.

 

그래도 오늘은

광주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아니라

죽은 이들,

그래서 변화된 세태에 아무런 개입도 영향을 받을 수 없이

1980년 오늘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는 이들을

떠올려야 할 것 같다.

세상을 변화시키진 못하더라도, '나' 자신이라도 더 이상 변하지 않게 말이다.

 

날씨는 미치도록 아름답다.

지금 광주 망월동에도 흰 찔레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행복하게 과거를 추억하고, 미래를 벅차게 기대하면서

망월동 찔레꽃 그늘 아래서 술 한잔 마시는 날이

꼭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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