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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1.

 

지난 금요일(6월 5일) - 토요일 이틀 동안 가족캠핑을 다녀왔다.

캠핑장은 장흥에서 일영으로 가는 들머리에 있었고,

굉장히 큰 농원인데, 농원과 산 일부를 캠핑장으로 꾸며놓았다.

 

장군 막사처럼 큰 텐트에는 별실도 있다. 전문 캠핑족인 후배 재요는 전기담요도 가지고 다닌다.

 

 

캠핑. 낯선 낱말이다.

그러고 보니 가족캠핑을 한 것은 이번이 첨이다.

 

성연이 학교 다녀온 뒤에 출발했는데,

캠핑장에서는 후배 재요가 땀을 뻘뻘 흘리며 텐트를 치고 있었다.

 

우리가 캠핑준비를 하는 동안 성연이와 상유는 지들끼리 흙을 가지고 놀고 있다.

 

 

짐은 왜 그리 많은지...

그리고 할 일도 참 많다.

옆에서 조금씩 도우면서, 나같이 게으른 이들은 결코 할 수 없는 게

캠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 할 줄 모르니, 심부름이나 하는 조수역할로 만족... ㅎ

그래도 장작은 제법 만들었다.

 

캠프장 위쪽 물이 쫄쫄쫄 흐르는 작은 또랑이 있다./ 가재도 살고 있다.

 

 

2.

 

주변 또랑에는 가재도 있어

아이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캠핑장 옆이라고는 하지만, 자연은 잘 보존되어 있었다.

주변을 돌아다니니 나도 잘은 모르지만, 나물들이 꽤 많은 거 같았다.

잔대도 있고, 마도 있고, 당귀로 보이는 식물도 있다.

 

마 줄기

 

잔대싹/ 잔대 뿌리는 비슷해도, 싹은 참 여러종류다.

 

당귀? 아닌가???

 

 

아이들은 벌써 배고프다고 난리다.

우리는 밥을 하고, 찌게를 끓이고, 불을 피워 고기와 해물을 구웠다.

밥도, 찌게도, 고기도, 해물도 참 맛있다.

아이들도 즐거워하고, 우리들 수다도 제법 길다~

그러는 사이 짧은 땅거미가 지고, 사방은 갑자기 어두워졌다.

 

저녁부터 밤이 될 때까지, 그리고 밤에도

넓은 농원이 가득 차도록 캠핑족들이 계속 들어왔다.

흠... 일찍 와서 자리잡는 게 이런 이유구나...

우리는 일찍 와서 좋은 자리를 넓게 잡았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지금이 여름 맞나?

밤이 되니 한겨울처럼 춥다.

숯불을 걷고, 장작을 넣어 불을 지펴도

앞은 뜨겁고, 등은 춥다... ㅎ

 

싸리꽃

 

열매맺은 산딸기

 

산길에 핀 개망초꽃

 

 

3.

 

아이들이 일찍 잠자리에 든 건 좋았는데,

일찍 잠자리 든 것 만큼 또 아침엔 일찍 일어났다.

 

일찍 일어난 녀석들은 어른들을 못 살게 한다.

그렇잖아도 밤 새워 이야기를 나누던 이웃 텐트의 남자들 때문에 잠을 설친 이들은

아이들 성화에 하나들 나왔고,

하나같이 얼굴이 부어있었다.

 

캠프장에서 개울 가는길

 

 

나는 성연이를 데리고 주변 산책을 갔다.

캠프에서 조금 걸어가니 커다란 개울이 나왔다.

장흥계곡에서 내려온 개울인데, 보기에는 물이 맑다.

 

개울과 징검다리

 

징검다리/ 징검다리 위쪽 물속에 보이는 수초가 '말'이다.

 

개울 상류쪽 풍경

 

 

징검다리가 있고,

징검다리 옆 물속에 수초가 있어서 자세히 보니 '말'이다.

말은 깨끗한 물에서 자라는 수초로

말려서 튀겨먹으면 참 맛있는 반찬이 되기도 한다.

 

'말'/ 말려서 볶으면 아삭아삭한 게 과자같기도 하다.

 

 

어렸을 때 보고 이제서 보니 너무나 반가워 조금 뜯어서 맛이라도 보고싶건만,

수질 상태를 알 수 없어 포기하고 말았다.

 

 

epilogue

 

나는 약속이 있어서 아침만 먹고 나왔다.

 

나중에 들어보니 성연이가 엄마랑 같이 개울에 가서

위에 있는 '말'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설명'을 해줬다고 한다.

 

같이 한다는 것은, 그렇게 '추억' 이상의 뭔가를 남기는 것 같다.

특히 엄마, 아빠랑 함께 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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