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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가 있으니 참 좋다.

내가 블로그를 개설한 건 올해 초다.

진보넷에 블로그를 만든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청주 우진교통을 우리 노동조합에서 자주관리기업으로 만들었고, 그 출범식을 널리 알리고 싶었는데, 컴퓨터에 능하지 못한 나에게 여러 장의 사진을 넣는 편집이 가장 쉬운 곳이 이곳 진보블로그였다.

 

처음 썼던 글 : 변한 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너무나 변했다.

http://blog.jinbo.net/jium/?cid=2&pid=1       

 

사람들도 여럿 만났다. 물론 블로그라는 사이버 세상에서.

즐거웠다.

낯선 이방의 도시에서 누군가 나에게 따뜻하게 말을 걸어준다면...

... 그런 만남이었다.

 

일기처럼 생각나는대로 쓰고 싶었지만 잘 안 될 때가 많았다.

근 1달 동안 쓰지 않은 적도 있고...

 

블로그를 만들고 제일 좋았던 건

작년에 오래 고통을 준 우울증으로부터 벗어났다는 것이다.

cyber 놀이터.

밀폐된 공간에서 장소 확장이라고나 할까.

 

오늘 방명록을 보니 후배가 들어와 있다.

좋다.

단골손님 도토리도 들어와 있다.

좋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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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배의 시 하나를 옮긴다.

 

효순이와 미선이의 겨울

정중석

떠도는 넋을 위로하는 맘판이라도
아직은 눈감지 못하리라
광화문, 살떨리는 미대사관앞에서
아메리카 원주민을 살육하던
양키들의 잔혹무도한 칼질이
흑백 필름으로 주마등처럼 생생하다
죽어간 원혼, 아직 구천을 떠돌며
반미 반제 투쟁의 울부짖음이다
인면수심이라함은 양키들의 그것
도처에서 전쟁을 도모하고
도처에서 인간을 희생양 삼아
그들만의 리그를 일구는것이라
효순아, 미선아
우리들의 누이, 윤금이
찢어지고 헤쳐진 누이의 영혼이
아직 생생하거늘
무참히 살육한 당신들, 떠나라
세계의 보안관이 아닌
세계의 십자군도 아닌
양키의 군대여
이땅에서 영원히 떠나라
효순이, 미선이의 이름으로
기필코 단죄해야하리
인간의 시간
미국, 그들앞에 우리가 불러야 하리
해방과 평화의 노래를
반미 반제투쟁의 깃발
반전 평화의 그 몸짓으로

내 어린 누이의 아픔으로
내 어린 누이의 영혼으로

미선아 효순아 얼마나 아팠니
효순아 미선아 얼마나 서러웠니

하얀 국화 두송이, 활짝핀 광화문의 겨울
효순이와 미선이의 겨울, 봄밤

2002.12.16.
충무로에서
선 우 도 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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