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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6/21
    술이 먹고 싶었다.(1)
    풀소리
  2. 2005/05/12
    제사, 그리고 냉전(1)
    풀소리
  3. 2005/05/03
    병원, 그리고 오해(1)
    풀소리

술이 먹고 싶었다.

...

 

전화를 했다.

 

3명에게 했다.

 

모두 시간이 안 된다.

 

...

 

어찌할까?

 

...

 

일단 집에 왔다.

 

아내와 한잔 했다.

 

-----

 

ps : 오늘 아내는 시간이 안 되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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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 그리고 냉전

제사, 그리고 냉전

 

지난 화요일이 증조할아버지 제사였다.
제사를 지내기 전후로 아내와 조금 다퉜고, 지금은 냉전 중이다.

 



난 제사를 참 많이 지낸다.
3대 독자라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설, 추석 1년에 무려 7번이다. 더욱이 2월쯤에는 10일 동안 세 번이 몰려있기도 하다.

 

제사. 꼭 지내야 하나.
꼭 지내야 한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어머니가 계시는데, 당신 삶이 '상실'의 연속이었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제사도 지내지 않겠다고 하여 부대끼거나 상실감을 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결론적으로 어머니 살아생전에는 제사를 지내고 싶다는 것이다.

 

난 매년 초에 달력에 제삿날 표시를 해두는데, 화요일인 증조할아버지 제사를 수요일로 잘못 표시를 해두었다.
화요일은 아침부터 아내나 엄마에게 야단맞으며 시작했다. '뭐 하루 잘못 표시한 게 대수라고' 하며 지나치려 하니 아내는 그게 아닌 것 같다. 아내는 수요일 약속을 화요일로 당기기도 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제사를 지내지 말자', '지내려면 한꺼번에 몰아 지내자'며 제사 얘기만 나오면 짜증부터 내는데, 약속 조정까지 물거품이 됐으니 화도 날만 하겠지...

 

하지만 나도 화가 난다.
뭘 어쩌란 말인가?
그동안 난, 미흡하지만 조정을 하려고 노력했다.
1. 제사를 지내되 될 수 있으면 간소하게 차린다. 2. 식구들이 좋아하지 않는 음식은 제수감에서 뺀다. 그것이 아무리 오랫동안 내려온 전통일지라도... 3. 일찍 지낸다. 4. 함께 준비하고 치운다. 등등
물론 이렇게 하기까지는 엄마와 많이 부딪쳤다. 그래도 속으로는 '안 지내는 것보다야 이렇게라도 맘편이 지내는 게 낳을 겁니다' 하며 위로를 했다.

 

아내는 처음에 내 노력에 호응하는 것 같더니 요즘은 아예 제사를 지내지 않을 궁리를 노골적으로 표시한다. 그것은 나의 (심리적인 것 포함한) 재량과 조정범위를 넘는 것이기도 하다. 대부분 참고 넘어가는 나도 이번에는 힘들고 짜증이 남을 감추지 않았다. 결과는 냉전이다.

 

사람의 의식이라는 게 싶게 고쳐지지 않는다.
사회주의를 자신의 사상으로 받아들이려 결심하면서 스스로 많은 관념을 깨뜨리려 했지만 잘 안 되는 부분도 있다.
유교적 관념은 의외로 완고하여 죽어서 자신을 화장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도 불과 5-6년에 불과하다. 예의의 본질이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것을 근거로 나름대로 관계를 재해석하려 하지만 쉬운 것은 아니다. 그야말로 낡은 것(의식)으로 새것(의식)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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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그리고 오해

병원, 그리고 오해

 

어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치료받으러 병원이라는 델 가봤다.
물론 사소한 조사니 뭐니 해서 간 적은 있고, 20살 때 폐결핵으로 보건소에 간 적도 있지만 말이다.



몸이 좋지 않은 지는 1달 가까이 되었는데, 워낙 병원에 가기 싫어하는 나는 습관처럼 그저 버티기만 했다. 그러다가 지난 목요일날 정치포럼이 끝나고 책임감에 마지막 술자리까지 있었던 게 최후의 패착이었던 듯하다.

 

메이데이날 뒤풀이도 하지 않고 돌아와 일찍 잤는데도 밤새 끙끙거렸다. 관절이 쑤시고, 근육이 쑤시고, 춥고, 무기력하다. 도무지 견디기 어려워 출근길에 병원에 들렸다.

 

체온을 재본 의사는 매우 심각하다고 한다. 38℃ 쯤 되나보다. 별로 심드렁하게 반응하니, 어른은 아이들과 달라 체온이 높으면 몸에 심각한 결함이 있기 때문이란다. 그러면서 주사와 약 처방을 할 터이니 그러고도 낳지 않으면 다시 상담을 해야 한다고 겁을 준다.

 

아닌게 아니라 힘들기는 하다. 밥숟가락이 무겁게 느껴지고 수전증처럼 떨리기도 한다. 도저히 안 되겠다싶어 점심 후 조퇴를 했다. 그리고 오늘은 결근이다.

 

몸이 아프니 우선 다른 사람들이 야속하다. 어릴 때 엄마가 아파도 내 먹을 것 달라고 했을 때 서운해하더니 정말 그렇다. 사무실에 출근하면 아파도 그럭잖으려니 한다. 몸이 좋지 않다고 해도 전야제에 참가한 지방 동지들 2차 술자리에 잠자리 마련에 새벽에 도착하는 동지들 챙기는 것까지 도맡아 해야 한다.

 

서운하고 화가 났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당연한 듯도 하다. 어찌 알겠는가. 그리고 밀린 일들이 장난이 아니니 곰살맞게 대하기는 어려운 일 아닌가.

 

아프면 아픈 티를 내야지. 그래야 배려하지. 아. 그래서 부자들은, 정치하는 사람들은 병원에 자주 입원하는구나 하며 난 맘 편하게 조퇴하고 오늘 하루 결근한다. 그래 그게 정리가 빠르지. 더욱이 5일부터 2박 3일 금강산에도 가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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