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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05
나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아니면 자신감일까요?
이제 저는 마흔을 목표로 달려가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어찌보면 김광석보다 양희은을 더 좋아하게될 나이가 된 것이지요.
서른다섯이 되기 전..........
그러니까 이삼년 전에는 낮선 모든 사람들이 두렵더군요.
나도 모르게 그 모든 낮선이들은 나보다 다 어른 처럼 느껴졌나 봅니다.
알고 보면 가마득한 동생들인데도 말이죠.
그러던 것이, 이제 그런 두려움으로부터 차츰 벗어나고 있는 나 자신을 느낍니다.
나이에 대한 컴플렉스였을까요?
아니면, 아직도 '학생'이라고 오해하는 내 외모 탓이었을까요?
그도 아니면, 그저 나 스스로가 자꾸 나를 작게만 생각한 탓일까요?
어느 하나로 답하기 어렵군요.
아마 어느 하나로 답할 수 없는 문제일지도 모르지요.
그럼, 이제 그것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은 또 무엇 때문일까요?
내 아이가 또렷한 말로 나와 의사를 나눌만큼 자랐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늙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일까요?
그도 아니면, 모든 것에 이제 익숙해지고 있는 걸까요?
이것도 하나로 답할 수 없겠지요?
오늘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나이도, 외모도, 개인적인 자신감도,
그리고 내 아이도, 익숙함도..........
모두 나를 어쩌지 못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아니 그런것들을 무기나 방패 삼아 나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지는 않습니다.
내 고마운 아내의 노래 가운데 이런 제목을 가진 노래가 있죠.
'여리고 미숙한 나의 인생'
내 아내는 말로는 벗어나고 싶다고 하지만 그런 인생에서
내가 보는 것보다 훨씬 큰 세상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나는 아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 남을 아픔을 주는 것을
본적이 없습니다.
도리어 자주 상처투성이로 들어와서 나와 우리 아이에게는 짜릿한 아픔을 주긴하지만.
그래서 나도 내 고마운 아내와 함께
여리고 미숙한 우리의 인생을 그냥 살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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