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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일이 있다고 제주도를 다녀온 후배,
30년-아마 후배가 막 아빠에게 말을 걸기 시작할 무렵부터인가 보다-을
당뇨와 함께 사셨다는 아버님이 중환자실에 계시단다.
그런데 후배는 아무렇지 않은 듯 일터로 돌아왔고,
또 프로그램 준비로 바쁘다.
찬찬히 표정을 살핀다.
아무렇지 않은게 아니라
넋이 반쯤은 나간 표정이다.
지나가듯 후배가 말한다.
'내가
뭘 해야 하는지,
뭘 하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꼭 필요한 치료가 있지만
그 치료 와중에 쇼크사 하실 수 있다고,
그래서 치료를 포기하고 그만 보내 드리는 것이 좋겠다는
어머니와의 통화를 담담히 전하는 후배....
말리지도
위로하지도 못하고
그저 덩달아 담담하게
일을 이야기 하는 나와 동료들...
그렇게 돌아선 걸음이,
영 스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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