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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보잘 것 없다!!!

작성일 2002-08-01

 

 

 

첫 여성총리 서리 임명, 인사 청문회 그리고 지난 1960년 이후 첫 총리인준 부결..........임명 15일 만에 첫 여성 총리 후보 사퇴.......

 

참 그럴듯한 절차를 거쳐, 참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TV로 생중계되는 인사청문회를  잠시 볼 기회가 있었지요.

 

갖가지 방법을 다 동원해서 어렵사리 TV에 출연하게 된 신인가수 처럼,

국회의원들은 그렇게 긴장하고 있더군요.

 

사실 조그만 지역을 기반으로 국회에 들어온 의원들에게는 TV로 생중계되는 청문회 자리는

총리 서리의 자격을 검증하는 자리이기 이전에 국민 앞에 자기의 사람됨을, 자기의 자격을 검증받는 자리로 더큰 의미가 있었을테니까요.

 

어느 모임, 어느 조직에서나 볼 수 있듯 이들 가운데는 생각없이 말만 잘하는 이도 있고,

생각도 없고, 말도 못하는 이도 있더군요.

잠시동안이었지만 그래도 생각있는 이도 있길 바랬지만.........없는듯 하더군요.

 

이런생각 해봤습니다.

 

똑같은 것들끼리 모여 앉아 누군가의 자격을 검증하고 있는 자리........

어디서 여론조사를 하던 부패의 핵으로 지목되는 정치권이 누군가의 자격을 도덕적으로 판단한다는 웃지못할 코미디 !

아무리 숨기고, 고쳐 써도 이번 총리후보보다 더 높은 도덕 점수를 받을 사람은 몇 없다는 사실!

 

그러니 생각을 가지고 청문회에 임한 의원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쑥쓰럽고, 부끄러워서 어디 그 자리에 나와 앉아 있을 수나 있나요.

 

 

그렇다고 해도,

대다수의 시민단체들의 논평처럼,

아무리 좋게 볼려고 해도, 이미 여러가지 좋지 못한 전력이 만천하에 공개된 사람이

총리가 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내심 아쉬움을 내비치는 여성계의 반응은 한편 이해는 가지만,

그것만으로는 여성총리를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은듯 합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또 이런 생각 해봅니다.

 

이 나라의 총리 후보로 지명될  정도의 학력과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땀한방울 흘리지 않고 인사청문회에 떳떳할 수 있는 사람이 있기는 한걸까요?

결국 그 밥에 그 나물을 가지고 백반도 지어내고, 비빔밥도 만들고 하는 것은 아닌지요.

 

14억원을 부부 중 한사람의 월급을 꼬박 저축해서 15년 만에 모을 수 있는 사람들 가운데는 이 나라의 총리로 인준받을 사람은 하나도 없을 거라고.....결국 그렇다고 생각해봅니다.

 

그런데 그래도 또 그들 가운데 누굴 임명하고.........이번엔 살살 다뤄서 국회에서도 인준해 주고 그러겠지요. 그리고 우리는 그저 또 속아주거나, 모른채 하거나, 체념하거나 그러겠지요.

 

조승수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98년 지방선거에서 진보정당 최초의 기초단체장(울산북구청장)으로 당선되고,

'신동아'라는 보수 언론까지 '전국 기초단체 베스트 13'에 올려 놓았던 사람이지요.

또 이번 지자체 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에서만 2명의 기초단체장과 43명의 지방의원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전국 8.1%의 지지까지 이끌어 냈습니다.

민주 노동당이 다 옳은 것은 아니고, 또 공직에 진출하는 것이 진보의 유일한 대안도 아니지만, 그래도 희망으로 느낄만한 일이기는 합니다.

 

물론 우리에게 절망은 너무 깊고, 희망은 실낱보다도 보잘 것 없습니다.

 

그런데 혹시 아십니까?

희망은 꽃으로 피어나기 전까지는 항상 그렇게 보잘 것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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