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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꼰대, 나도 뽀로꾸

* 이 글은 알엠님의 [꼰대]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술 취하면 자신감이 넘쳐난다.

 

그렇게 취중 자신감이 생기면 '주장'이 강해진다.

그러다가 가끔 큰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얼마전에 그랬다.

 

그러고 나서 이런 말을 들었다.

 

'님의 세상도 있지만,
다른 사람의 의중과 생각도 존중하시길...
충심으로 바랍니다. '


 

그저 술먹고 좀 심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했는데,

그 답이 이렇게 돌아왔다.

그야말로 '꼰대'가 되고만 거다.

 

 

며칠 전 애기 엄마가 선배랑 나눈 이야기를 들려줬다.

 

'요즘 노동자들 너무 이기적이야!'

 

참 오래도록, 참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되풀이 되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자신을 '진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조차 이런 말이 쉽게 나온다.

마치 사회운동에 대한 대단히 새로운 시각인냥 말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애기 엄마는 뭔가 아닌 것 같기는 한데 아무 이야기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

 

'그렇게 열심히들 운동한게 결국 노동자들이 자기 이익을 위해 스스로 싸울 수 있도록 하고자 한거 아닌가? 그래 놓고서 이제, 노동자들이 자기 주장을 펼치니까 그걸 이기적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또 뭐야? 누가 이기적인 걸까?'

 

함께 같은 일을 해도 어느 정도만 성과를 얻으면 만족하고 손을 떼는 사람이 있고,

그보다는 조금 더 해야 만족하는 사람이있다.

물론 우직하게 끝까지 그 일을 마무리 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두고 싶은 사람에게는 계속한다고 고집 피우는 사람이 어떻게 비칠까?

일을 끝마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이제 그만하자는 사람은 또 어떻게 비칠까?

 

 

군부독재 시절에 비하면 세상은 참 많이 좋아졌다.

 

누군가는 이제 만족스러워 한다.

누군가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

 

나?

남 만큼 살긴 힘들지만, 난 그런대로 만족하며 살 수 있다.

나  처럼 많은 사람들이 어렵지만 만족하며 살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자위하며 살다보면 꼰대도 되고, 뽀로꾸도 되겠지.

 

하지만 자기 삶에 만족하면서도 꼰대가 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만족하며 사는 자기가 불현듯 낯설기도 하고,

아직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한숨과 눈물을 외면하지도 못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꼰대가 되기도, 뽀로꾸가 되기도 정말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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