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고 타살이 아니란 말인가!"

2005/11/27 12:58
"이래도 타살이 아니란 말인가!"
<민중의소리> 15일 여의도에서 고 전용철씨 부상 사진 확인
 기사돌려보기

김경환 기자    메일보내기  

  고 전용철 농민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서 경찰 폭력에 쓰러진 현장을 본 목격자가 나타났다.
  
  <민중의소리>는 당시 경찰 폭력에 쓰러진 고인을 다른 농민들에게 들리다시피 현장을 벗어나는 사진을 찾아냈다. 이 사진은 당시 현장을 취재하던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가 촬영한 것으로 이 사진속 농민들은 경찰폭력에 쓰러지던 당시 상황을 똑똑히 증언했다.
  
  경찰폭력에 쓰러진 고 전용철씨 농민대회 현장사진 찾아내
  
  

△지난 15일 경찰에 폭행당해 쓰러진 고 전용철 농민을 다른 농민들이 발견해 들다시피 부축하고 공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빨간 머리띠를 맨 이가 김장택 제주도연맹 조천읍지회장, 고인의 오른쪽 팔을 붙든 이가 정태문 성산읍지회장이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사진에 기록된 촬영시각은 15일 오후 6시 27분 34초. 당시 김철수 기자는 여의도공원에 마련된 농민대회 본무대를 바라보고 좌측으로 5미터가량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바로 직전 경찰들이 물밀듯이 여의도공원 안쪽 무대에까지 치고 들어왔으며 무대 옆에서는 전여농 부회장을 비롯해 농민들이 마구잡이로 방패에 찍혀 팔이 부러지고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었다.
  
  그 직후 네 명의 농민들이 고인을 들다시피 한 채로 공원을 뛰어 나가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된 것.
  
  이 사진에서 고인을 부축하던 농민들은 전농 제주도연맹 소속 농민들로 밝혀졌다.
  
  전농의 도움으로 사진속 농민들을 찾아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사건 당시 현장을 목격했던 이들의 진술은 고 전용철씨의 직접사인이 된 후두부 충격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줬다.
  
  "광장에 쓰러진 고인을 그냥 밟고 지나갔다"
  
  사건은 여의도공원 국기게양대 근처에서 벌어졌다. 당시 국기게양대 쪽에는 제주도연맹 농민 10여명이 흩어져 있는 동료들이 모이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경찰들이 문화광장 안으로 들어와 대열을 갖추더니 "와"하고 함성을 지르며 광장 안쪽으로 치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김장택(52) 전농 제주도연맹 조천읍지회장은 26일 <민중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국기게양대 앞에 있다가 경찰이 함성을 지르면서 뛰어가길래 국기게양대 단 위로 피했다"면서 "그런데 광장에 한 명이 쓰러져 있는데 경찰이 그냥 밟고 지나갔다"고 말했다.
  
  경찰이 지나간 자리에 한 명이 쓰러진 채 꼼짝 못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 정태문(53) 전농 제주도연맹 성산읍지회장을 비롯한 농민들이 달려갔다. 정 지회장은 그 농민이 "똑바로 누운 채 쓰러져 있었고, 꼼짝도 못했다"고 말했다. 의식도 없었다. 국기게양대에서 국회 방향으로 30여미터 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정태문 지회장은 "사람이 누운채로 꼼짝도 못하고 있길래 죽었나 싶어서 코 밑에 손가락도 대보고 맥박이 뛰나 보기도 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행히 맥박은 희미하지만 뛰고 있었다.
  
  모여들었던 농민들은 119에 연락을 취하고, 혹시 척추가 다쳤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시 지켜보다가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무대쪽으로 네 명의 농민들이 전용철씨를 들고 옮겼다.
  
  20여분 만에 겨우 눈떴지만..."멍하게 맛이 간 사람 같았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정 지회장은 "평소에 다른 사람 들어보면 축 늘어지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고인의) 양쪽팔을 잡고 들었는데 다리가 그냥 들릴 정도로 몸이 뻣뻣하게 경직돼 있어서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경찰들한테 "사람 죽었다. 너희들도 사람이냐"고 고함을 치면서 전씨를 무대 뒤쪽으로 옮겨서 눕혔다. 그러나, 한동안 전씨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정 지회장은 "숨은 쉬고, 맥박도 희미하게 뛰는데 20여분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면서 "나중에 겨우 눈을 떠서 보니까 사람이 멍하게 맛이 간 사람 같더라"고 말했다.
  
  "입에서 술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고, 맞았냐고 물어봐도 대답도 안하고, 정신이 없는 것 같았다. 직감으로는 경찰부대가 쳐들어올때 짓밟았은 것 같았다. 일으켜 세워서 괜찮냐고 물었더니 뭐라고 중얼중얼 거리는데 도무지 알아듣지 못하겠더라."
  
  그 뒤 정 지회장은 전씨가 공원 바깥으로 걸어가려고 하길래 다시 동료들이 기다리는 국기게양대 쪽으로 돌아갔다.
  
  "열불이 나서 죽을 것 같다"
  
  정 지회장은 "사람이 죽었다는 소리 듣고, 영정사진을 보니까 비슷하긴 한데 콧수염이 있길래 긴가민가 했었다. 내가 볼 때는 콧수염이 없었다."면서 "밤이다 보니까 옷도 무슨 색인지 기억이 잘 안나고 신발만 하얀색이었던 것으로 기억났다. 우리 회원들 한테 물어보니까 까만색 옷을 입고 있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정 지회장은 이날 <민중의소리>가 촬영한 사진 속에 자신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자신이 옮겼던 그 농민이 숨진 고 전용철씨라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그는 "사람이 죽다니...지금 열불이 나서 죽을 것 같다"면서 "노무현 정권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TAG

Trackback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kmsy1953/trackback/188

Comments

What's on your mind?

댓글 입력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