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접한 건 2008년 2월, 삼성반도체 백혈병 문제에 대해 회사와 정부가 져야 할 책임을 주장하는 활동을 막 시작한 때였습니다.
피해 노동자들은 그/녀들이 날마다 냄새맡고 손대야 했던 화학물질에 대해 거의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단 한번도 안전보건교육을 받지 못했으니까요.
설령 알고 있었다 해도 얘기할 수 없었겠지요.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종합병원 무균실에서 투병 중이었으니까요.
그 뒤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정부기관의 조사는 수박 겉핥기로 서둘러 마무리 되었습니다. 회사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고,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노동자들과 가족들은 아직 아무런 위로도,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많은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백혈병 뿐 아니라 림프종, 뇌종양 등 또다른 암 피해 노동자들이 침묵을 깨고 자기의 권리를 얘기하기 시작했고, 일찍이 다른 나라에서 반도체 산업과 맞서 노동자 건강과 환경을 지키기 위해 싸웠던 분들과 교류가 시작되었지요. 무엇보다도, 2년 전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반도체 산업의 현실에 대해 알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분들이 반도체 산업의 현실을 알게 될 수 있기를, 그리고 오랜 침묵을 깨고 진실을 얘기하기 시작한 용감한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