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Hotel Allure. 조그만 저 간판 말고는 호텔임을 알 길이 없다.

독방이 다 찼다며 2인용 침대방을 내주어 넓게 잤지만, 계단 소음에 자주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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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앞 길거리. 다닥다닥 붙은 채 4층 높이로 가지런히 도열한 좁고 예쁜 건물들과 자전거. 전형적인 암스테르담의 거리 모습이다. 달리는 자동차를 보기가 쉽지 않고, 자전거는 사람보다 더 많이 볼 수 있다. 폼나는 자전거는 한 대도 없었고, 다들 바구니나 가방, 제법 큰 짐을 실을 수 있는 짐받이나 아이들을 태울 만한 수레 등을 장착한 생활 자전거들이었다. 헬멧이나 저지를 입은 사람은 딱 한 번 봤고, 다들 그냥 평범하게 출퇴근하는 복장으로, 구두를 신고 양복을 입고 치마를 입고 핸드백을 메고 그렇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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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날 저녁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몰려왔고 간간히 비를 뿌렸다. 밤 아홉시가 넘어도 아직 해가 지지 않는, 북위 오십 몇 도의 위엄.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책을 하다가 발견한 렘브란트의 집. 관광지로 제법 알려진 곳인데 덜렁 이렇게 생겼다. 집 왼편에 달려있는 렘브란트의 자화상과 현관에 조그맣게 써있는 개장 시간 말고는 이렇다할 표시가 없다. 네온싸인, 현수막, 아크릴 간판, 이런 것들이 없었다. 쳇. 좀 멋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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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세계대전 종전을 기념하는 음악회가 암스텔 강 언저리에서 열렸다. 강가의 좁은 도로와 작은 다리마다 사람들이 가득 들어서서 음악을 들었다. 바람이 차길래 뜨끈한 차라도 한잔 사마실까 했지만, 아무리 살펴도 뭔가를 팔러 나온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다른 문화.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날인 일요일은 기가 막히게 날씨가 좋았다. 회의 기간 중에는 내내 흐리고 비가왔던 걸 생각하면 운이 좋았다. 구름은 하염없이 흘러갔고, 햇빛은 창창하게 도시 구석구석을 밝혔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침부터 박물관 두 곳을 돌았다. 중상주의 절대왕정과 동인도/서인도회사를 통한 침략과 수탈의 역사가 가득했다. 아 물론 박물관에는 개척과 교역이라고 써있었다. 렘브란트의 빛과 그림자는 역시 위대했지만 그의 작품들은  그림값을 낼만한 부자들 초상화 일색이었다. 하지만 숨막힐 듯한 정물화들, 사람들 사는 모습을 담은 렘브란트 제자들의 작품들, 그리고 무엇보다 고독한 천재 반 고흐의 놀라운 작품들 앞에서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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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유람선을 타고 한시간쯤 흘러다니며 구경을 했다. 배에 사는 사람들, 배 위에 꾸민 작은 정원들. 도로에서는 보기 어렵지만 물위에서는 종종 볼수 있었던 '주차금지' 표지들. 소담스런 건물들. 예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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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15 03:27 2012/05/15 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