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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쏘다

조지 오웰이라는 작가는 너무나 유명하다. 특히 '동물 농장'이나 '1984년'은 제목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영문학사적으로도 많이 거론이 되는 인물인데도 나는 이 사람을, 서른 여섯이라는 나이가 되어서야 다시 인식하게 되었다.

그가 경찰 출신이라는 것(그것도 미얀마에서 근무한),
47세라는 젊은 나이에 폐병으로 죽었다는 것,
처음 알았다, 이번을 계기로...

난 항상 이런 사람이 부러웠는데...
다른 일을 하다가 문득 작가가 되는 사람...
(다른 얘기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야구를 보다가 문득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어느 날 문득 나에게는 이런 행운이 안 올라나?)

두 달 전인가 먼저 '조지오웰'이라는 제목의 책을 샀다.
문득 그가 무정부주의자라는...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관심이 가서...

하지만 그 사람을 제대로 알기전에 먼저 접하기로 결심한 책이 산문집인 '코끼리를 쏘다'이다. 자신의 경험담이 주를 이루는 책이다. 특별한 메시지를 내세워 강조하지 않는 점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아무 생각없이, 머리를 텅 비우고 책을 읽어서 그런지 특별히 생각나는 내용은 없다.

그냥...
작가라는 기득권을 고집하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서 구질구질할 수도 있는 경험을 같이 하고, 비판적인 시각이라기 보다는 무덤덤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간 작가가 그냥 좋아졌다.

그리고 내가 관심 있는 서점에 대한 얘기도 좋았다.
헌책방 점원으로 일을 했다는 이야기... 그러면서 헌책을 찾고 그 책을 사는 사람들의 이런저런 면모를 재미있게 풀어낸 이야기...
뭐 공감이 가지 않는 구석이 있었다면... 쾌쾌한 헌책들의 냄새가 끔찍해졌다고 하는 내용이지만... 그런들 어떠랴! 그럴 수도 있지... 아직 나에게는 그런 책의 냄새가 좋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지.

나의 꿈은 책방 주인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그 꿈을 꼭 이루고 싶지만... 오웰이 얘기한 것 처럼 책방 주인이 되어서 책이 싫어지면 어쩌나하는 생각도 든다. 좋다고 느끼지 않는 책도 좋다고 얘기하며 고객을 설득해야 하니깐...

근데... 책이라는 놈을 좋은 책, 나쁜 책이라고 구분하는 것이 합당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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