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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층 자산격차 60.8배

상·하층 자산격차 60.8배

소득 불평등보다 8배 심각 … 상위 20%, 주택 69% 토지 94% 차지

통계청이 사상 처음으로 가계자산을 조사하고도 ‘자산 불평등’을 공표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상·하층 각 20%간 격차가 60.8배에 이를 정도로 자산 불평등이 심각했다. 자산 가운데 토지의 불평등이 특히 심해 지니계수가 0.848에 이르렀다.

내일신문이 ‘2006년 가계자산현황’의 마이크로 데이터를 입수, 설동훈 전북대교수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부동산과 금융자산 기타자산으로 구성된 가계자산의 상층 20%가 9억2886만원을 보유, 하층 20%의 1527만원보다 60.8배나 더 많이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9면

가계자산을 10개 구간으로 구분할 경우 상·하층 격차는 한층 커졌다. 상층 10%의 자산이 13억9063만원인 반면, 하층 10%는 고작 560만원에 머물러 무려 247.6배의 격차를 보였다.

가계자산의 불평등도를 0에서 1까지 숫자로 표시하는 지니계수로 환산할 경우 0.614였다.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뜻이며, 0.4가 넘을 경우 불평등이 심하다고 본다.

국가중앙통계기관의 원자료를 근거로 한 이같은 자산 불평등도는 민간연구기관의 발표수치보다 큰 것이어서 충격을 주고있다. 삼성금융연구소는 2005년 자산 5분위배율이 19.5배에 이른다고 발표했지만, 통계청 자료로는 60배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부채를 뺀 순자산의 불평등은 더욱 심각했다. 3.9%의 가구는 아예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부도상태였으며, 하위 10% 계층의 평균액은 -692만원이었다. 상위 10%는 12억5497만원으로, 전체 순자산의 51.9%를 점유했다. 상·하층 20%를 비교하는 5분위배율은 171.4배였고, 순자산 지니계수는 0.641이었다.

가계자산의 불평등이 이처럼 심각하게 벌어진 것은 자산의 76.8%를 구성하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탓으로 보인다. 주택과 건물 토지를 모두 합친 부동산 평가액이 0원인 가구가 28.1%에 이르러 5분위배율을 계산할 수 없을 정도였다. 상위 10% 계층은 12억604만원을 소유, 부동산 지니계수는 0.686이었다.

토지의 불평등은 가계자산 항목 가운데 가장 극심했다. 63.6%의 가구가 단 1평의 땅도 소유하지 못했다. 상위 10% 계층은 5억5843만원을 보유, 전체 토지 평가액의 80.2%를 독점했다. 지니계수는 무려 0.848에 이르렀다.

주택은 67.5%의 가구가 보유하고 있었으며, 상층 10%가 6억7156만원을 보유, 전체 주택 평가액의 50.8%를 점유했다. 지니계수는 0.665로, 건교부가 국회에 제출한 지난해 주택 지니계수 0.568보다 훨씬 높았다.

가계자산의 20.4%를 차지하는 금융자산의 불평등도 높았다. 전월세 보증금을 포함한 저축총액은 상층 10%가 2억5618만원인 반면, 하층 10%는 77만원에 불과해 10분위배율이 무려 330.9배에 이르렀다. 저축총액 지니계수는 0.590이었다.

전월세 보증금을 제외한 저축액의 경우 상·하층 격차는 커졌다. 상·하층 10%간 격차인 10분위배율은 1087.3배, 5분위배율은 153.5배였다. 지니계수는 0.639였다.

가계자산의 2.7%를 구성하는 자동차와 골동품 회원권 등 기타자산의 지니계수는 0.677이었다. 자동차는 59.4%, 콘도 골프 등 회원권은 1,8%, 골동품 및 예술품은 1.4%, 귀금속은 58.4%, 300만원 이상의 고가내구재는 1.8%의 가구가 보유하고 있었다.

한편, 1인가족을 포함할 경우 연간소득은 상층 20%가 하층 20%보다 7.48배 많았다. 소득 지니계수는 0.352로, 2인 이상 비농어가를 대상으로한 통계청 발표의 지난해 지니계수 0.351과 비슷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5월 31일 기준으로 가계조사와 농가경제조사 대상 9300여 표본가구의 가계자산을 사상 처음으로 면접조사했다. 이같은 가계자산조사는 5년 단위로 이뤄진다.

출처: 내일신문, 2007.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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