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노조 파괴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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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불법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유성기업 아산공장. 악질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을 정도의 용역깡패의, 아니 양아치들의 폭력이 난무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경찰은 이들 뒤 봐주기에 여념이 없다. 아니 오히려 지금 이 시간도 이들을 지켜준다며 수백명이 매일 공장을 지켜주고 있다. 비상식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나이 드신 조합원들은 그런다. ‘우리 유회장이 이럴 사람이 아닌데...’ 그럴지도 모른다. 인간 유회장은 절대 이럴 정도로 단호하게 자신과 함께 수십년 유성기업을 일궈온 조합원들에게 모질게 패악질을 할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본가 유회장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이다. 바로 자본가이기 때문이다.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고 했다. 인간 유회장이 아닌 이윤추구가 최상의 목표인 ‘자본가’ 유회장이란 존재는 당연히 ‘자본의 무한 이윤창출’이란 의식을 규정하고 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유성기업 계열사 중 제일 임금을 많이 받을 것이다. 이유는? 20여년이 넘는 동안 꾸준히 노동하고 투쟁해온 덕이다.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쟁취하기 위해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헌법 33조가 시키는 대로 ‘단결하고, 단체교섭하고, 단체행동’을 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노동자들이 생산한 잉여가치 중 유회장이 가져가는 이윤의 몫이 계열사 중 제일 작은 것도 현실일 것이다. 이게 못 마땅할 수밖에 없다. 그러던 차에 유회장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경주 발레오전장을 보게 된다. 판타스틱! 바로 저거다. 그리고는 독한 맘먹고 결행한다.
[MB가 말한 ‘노사상생 기업’ 얘기는 ‘허구’다, 박수진 기자, 2011. 05. 30)]
지난해 7월26일 해고된 정연재 발레오전장 경주지회장은 “새로 만들어진 노동조합은 이전 노조가 2009년 사측과 임금협상을 통해 이룬 기본급 인상분, 호봉승급분을 고스란히 반납해 1인당 평균 1500만원 가량의 수당을 반납했고, 정년을 60살에서 58살로 낮추고, 55살부터 58살까지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데 동의해 70여명이 추가로 회사를 그만뒀다”며 “현재 28명의 노동자가 여전히 농성중이며, 노동조합이 힘을 잃은 발레오전장 경주지부는 ‘노사상생’의 사례가 아니라 ‘사장 독재’의 사례”라고 말했다.
노동조건은 말할 수 없이 팍팍해졌다. 정연재 지회장은 “회사 안에는 지금 106명의 유휴인력이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보일러 관리 등을 자동화하면서 남는 인력들을 교육·풀 뽑기·청소 등을 시키며 놀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 지회장은 “회사가 정한 물량을 채우지 못하면 남아서 물량을 채우고 집에 가야하고, 대통령이 말한 대로 지난해 400억의 흑자를 냈지만 올해 임금협상안은 백지로 회사 쪽에 위임하는 등 근로조건이 악화됐지만 노동자들이 불만을 이야기하지 못한다”며 “불만 세력은 ‘유휴인력’ 즉 ‘대기조로 보낸다’고 사용자 쪽에서 이야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창사이래 400억 최고의 흑자를 냈다는 발레오전장의 이야기다.
평균임금을 6천만 원으로 상정해보고 간단한 산수 한번 해보자.
조합원 400명 * 1500만원 = 60억
(해고, 정직자 28명 + 정년 단축등 해고자 70명) * 연봉 6000만원 = 58억 8천만
민주노조 한방에 보내니 인건비만 120억 절감된다. 여기에 엄청나게 강화된 노동강도로 106명이 유휴인력으로 남았다니, 조만간 정리해고 요건 충족시키면 이분들 역시 ‘106명 * 6000만원 = 63억6천만 원’의 추가 절감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여기에 문제의 단초가 된 경비노동자의 용역전환을 시작으로, 핵심 생산 공정을 제외한 식당, 청소, 보일러 등 시설관리 업무, 지게차, 포장 등등 모든 주변 업무의 외주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 뻔하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다.
유회장은 바로 이런 신자유주의의 단맛을 보고 싶은 것일 뿐이다. 자본의 무한 이윤착취! 자본론에서 나오는 가장 무식한 방식인 ‘절대적 잉여가치’를 창출하고 싶을 뿐이다. 노동자의 인권, 생존권은 눈앞의 이윤에 철저히 짓밟힌다. 노조가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 아닌 분쇄의 대상일 뿐이다.
유성기업의 투쟁이 유성기업만의 투쟁이어선 안 되는 이유다. 유성기업이 무너진다면 이땅 민주노조는 가장 강력한 힘, 파업권을 잃을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막강한 조직력을 가진 유성기업이 ‘파업 - 직장폐쇄 - 용역깡패 - 관리직 생산 - 개별복귀 - 친기업 복수노조 설립 - 간부활동가 해고’의 노조파괴 시나리오에 죽어갔는데, 감히 어떤 노조가 파업을 할 만큼 간덩이가 부어 있을까?
‘일점돌파’란 전술이 있다. 자본의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작동할 수 없음을 유성기업지회의 투쟁에서 보여줘야 한다. 상신브레이크, 발레오전장, KEC를 관통한 이 시나리오가 쓰레기가 됐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유성기업지회는 가능하다. 파업 40일을 넘기고도 누구도 보여주지 못한 탄탄한 조직대오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유성기업 투쟁을 지지하고 엄호하는 일, 이 땅의 민주노조를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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