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희망원! 희망을 쐈다
잡기장 격일근무, 사회복지법인, 충북희망원 View Comments
2월 1일 새벽 다섯시 충북희망원의 시설폐쇄 철회를 위한 노사 합의가 극적으로 이뤄졌다. 노사 양측을 비롯해 청주시와 충북지방노동위원회 등 유관기관 담당자 전원이 꼬박 밤을 지세운 결과다.
합의안의 주된 내용은 “△노조는 충북희망원의 지역 사회 아동 복지를 위해 헌신해 온 봉사정신을 존중하며, △ 정당한 노조 활동 보장, 인사경영권 존중, △민.형사 고소고발 취하 및 체불임금 포기, △단협체결 등”이다.
노조가 포기한 체불임금은 현재 대부분의 사회복지시설에서 운영 중인 24시간 격일근무로 인해 발생한 연장과 야간근로 수당이다. 24시간 격일근무는 노동부 조차 “지나치게 긴 시간을 근로하게 되므로 근로자의 건강상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근무형태”라며 다른 근무형태로의 전환을 권장할 정도로 열악한 근무형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회복지시설이 격일근무제를 선호하고 있다.
문제는 이 근무형태가 태생적으로 체불임금을 발생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법인 운영자들의 근로기준법에 대한 무지와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의 직무유기가 법을 위반한 연장근로수당과 야간근로수당를 발생시켰다. 엄밀히 말하면 보건복지부의 직무유기가 무지한 사회복지법인 운영자들을 범법자로 만들었다. 따라서 노조는 시설의 정상화를 위해 이미 발생된 체불임금을 추후 제도 개선 사항으로 유보하는 결정을 내렸다. 향후 노사간의 합의에 따라 격일근무를 하고 있는 모든 사회복지시설의 근무형태가 전환될 수 밖에 없다.
결과를 놓고 많은 노조 내부에서 논란도 많았다. 이유야 어찌됐던 노조가 제기했던 가족경영을 용인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를 겪으며 희망원 운영진이 노조를 상생의 동반자로 인정을 하고, 그동안 법을 몰라서 관행에 따라 운영을 해 왔다면, 이제는 법과 제도를 준수하며 아이들이 더욱 행복하도록 노사가 함께 노력할 것을 믿었기에 이번 합의가 가능했다.
아이들의 이쁜 눈망울이 어른거린다. 희망원 투쟁을 겪으며, 우리가 미처 관심을 가지지 못한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이 햄버거를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다는 소리를 듣고 간부들이 만원 이만원 푼푼히 모아 20만원어치 햄버거를 사갔다. 20만원이 주는 정말 소중한 행복을 느꼈다. 햄버거 하나를 그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연신 ‘고마워요. 다음에 또 올거죠’를 이야기하는 희망원 아이들을 만난 노조간부들이 아이들의 후원자가 되어 줄 것을 밝혔다. 또한 한달에 한번이라도 꼭 아이들과 피자 한조각, 치킨 한조각을 나눌 약속을 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이번 사태를 겪으며 충북희망원은 든든한 후원자가 급격히 늘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 설립이후 정말 좋은 결과는? "아이들이 행복해 졌다"
보육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는 너무나 당연한 현실.
비온 뒤에 땅이 더더욱 단단해 진다. 노조도 운영진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했고, 운영진도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알게 됐다. 또 하나 알게 된 둘의 공통점. 둘 다 ‘아이들의 행복’을 제일의 가치로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이제 노사가 함께 선의의 경쟁을 하면 된다. 누가 더 아이들을 사랑하는지...
충북희망원 노사에게 진정한 희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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