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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8/09
    쓰레기를 버리자....(2)
    초보좌파
  2. 2006/08/09
    입으로만 했던 연대....
    초보좌파
  3. 2006/08/09
    독 든 사과부터라도...
    초보좌파
  4. 2006/08/09
    모든 것을 의심하라....(3)
    초보좌파

쓰레기를 버리자....

오늘 1인 시위를 끝내고 내가 1인 시위했던 장소를 정리했다...

펼침막을 접고...

1인 시위용 구호판을 챙기고...

그리고...

내가 사용했던 플라스틱 물병을 버리려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데...잉?...쓰레기통이 없다..

그 주변을 두리번거려도 쓰레기통이 없다...잠시...이걸 그냥 두고 가?...하다가 도교육청 마당에 있는 쓰레기통을 생각해내고는 그 쓰레기통을 찾아가서 버렸다...

에구...어쩔 수 없는 이 '착한 사람' 이데올로기....씁쓸....

 

어느 때부터인가....우리 주변에 쓰레기통이 없어졌다...예전에 - 내 고등학교 때만 해도 - 길거리 곳곳에 쓰레기통이 있었던 것같은데...

지금은...

"자기 쓰레기는 자기가 가지고 가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길거리에 쓰레기통이 없어졌다...

쓰레기통이 없어짐으로써 자연스럽게 나에게 "자기 쓰레기는 자기가 가지고 가라"고 강요하고 있다...

 

기껏해야...길가다가...눈치껏...쌓여 있는 쓰레기 더미가 눈에 띄면 은근슬쩍 올려놓거나...상점 앞에 있는 쓰레기통에 주인 눈치보며 황급히 집어 넣거나...이도저도 아니면 내 눈을 피해 내 손이 알아서 버리거나...그냥 대충 집어넣거나...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맙시다...."

법이 없어도 산다는 사람들에게는 참 거부하기 힘든 말이다...

악법은 어겨서라도 깨드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에게조차도...왠지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면 "착한 사람"이 아닌 것같은 꺼림칙함이 내 맘 속에 도사리고 있고...왜냐면, 난 '착한 사람' 이데올로기 속에서 인정받고 싶으면서도,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기에^^;...이중인격자.....ㅋㅋㅋ

 

내가 억울한 것은 이것이다...

내가 구입한 그 어떤 물건이라도 그것을 폐기처분해서 버리거나, 그것으로부터 파생된 쓰레기들은 온전히 나의 책임이라고...하는 것이다...내가 산 과자의 겉포장과 속포장지는 내가 잘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아니!!! 이윤추구를 위해 한껏 부풀려 놓은 거품 포장들에 대해 왜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단 말인가? 설혹 거품 포장이 아니더라도 그 물건을 생산하고 판매함으로써 파생되는 쓰레기들은 그 물건을 생산해서 이윤을 챙긴 인간들이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 말이다...

 

왜 내가 공들여서 재활용으로 분리수거를 해야만 나에게 이익이 돌아오는 것인가(돌아오는 이익이 있긴 있나?)...그들의 이윤을 위해 만들어진 쓰레기는 그들의 비용으로 처리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왜 내가 나의 비용을 들여서 (쓰레기봉투 구입 등) 그들의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는 것인가? 그들의 비용으로 처리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거 완전히 소비노동이 아닌가 말이다...'소비'하는 행위에서 또 다시 나의 '비용'이 착취되는....(예를 들어서) 재래시장에서 음료수를 사면 딱 필요한 만큼 소비하게 되기에 별다른 나의 비용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지만, 대형유통마트에서 음료수를 사면 한 개가 아니라 서너 개를 한꺼번에 구입해야 되기에, 판매자 측에서 부담해야 할 보관비용을, 예정되어 있지 않은 미래의 소비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내 집 냉장고의 전깃세를 더 들여가면서 보관해야 한다는 것 말이다...내가 그 상품을 구입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상품에서 파생되는 쓰레기조차 나의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거...이거 완전히 소비노동이다...나에게 전가하는 그들의 비용.....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맙시다...가 아니라...쓰레기를 마음껏 버릴 수 있도록 (궁극적으로 내가 만들어 낸 쓰레기들이 아니기에)...길거리의 쓰레기통을 많이 배치하고, 재활용 분리수거를 나에게 시키지 말란 말이다...그들의 비용으로 설치하고 처리하란 말이다...

 

절약?

이윤을 위해 과생산, 과포장, 과대선전하는 그들을 위해 내가 절약해야 하는가? 내가 절약한 그 만큼이 누구의 이윤을 위해 재생산되는가? 덥더라도 에어컨 줄이고 추우면 옷을 더 입으라고? 에어컨을 생산해서 이윤을 챙기고 열난방에 드는 에너지를 이용해서 이윤을 챙기는 그 인간들이 모두의 시원한 여름과 따뜻한 겨울을 위해 사회적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거 아닌가 말이다...나에게 절약이 미덕이라고 강요하기 전에....나도 여름엔 시원하게 살고 싶거든.....

공동체?

자신의 이윤만을 생각하는 그들이 진정 공동체를 위한 마음이 눈꼽만큼이라도 있다면 그들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 아닌가?

 

길거리에 쓰레기통을 설치하라...그리고 그들의 비용으로 쓰레기를 처리하라...

 

나에게 윤리니 공동체 의식이니 시민의식이니 절약이니 하는 쓸데없는 '착한 사람'이데올로기를 강요하지 마라...누구를 위한 윤리이고 누구를 위한 공동체 의식이고 누구를 위한 시민의식이고 누구를 위한 절약인가?

 

대한민국 지배집단의 이익을 위한 황우석 집단정신병이 나에게 윤리를 이야기하는가?

한미FTA와 평택미군기지 확장 이전이 나에게 공동체 의식을 이야기하는가?

자본주의 남성가부장 중심의 이데올로기가 나에게 시민의식을 이야기하는가?

과거 허리띠를 졸라맨 '절약'이 지금도 민중들에게 '절약'을 요구하는, 탐욕스러운 자본주의 사회가 나에게 '절약'을 이야기하는가?

 

아직도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릴 땐 마음이 찜찜하다...하지만, 난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데 점점 익숙해지고 싶고, 익숙해지고 있다...철 덜 든 아이들의 칭얼대기 수준이라도 칭얼대고 싶다....

 

[아!!!!]

물론, 자연생태계 속에서는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맙시다"...그건 그네들(자연생태계)이 원하던, 원하는 쓰레기가 아니걸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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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만 했던 연대....

경기도 유치원비정규직 선생님들이 나의 싸움을 위해 '투쟁기금'을 전교조부천중등지회로 전달하셨다고 한다....

 

경기도 유칭원비정규직 선생님들은...모두가 여성 동지들...2005년 겨울...그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집회와 노숙농성을 100일 넘게 진행하며 "상시근로 인정, 생존권 보장,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 싸우셨던 분들이다...작년에 나는 전교조부천중등지회 지회장을 하면서 그 분들 투쟁에 조금(^^;) 얼굴만 기웃거렸었다....

 

비정규직...언제 짤릴지 모르는...그래서 인간적, 기본권 권리조차 박탈당할 수밖에 없는 현대판 노예...

 

비.정.규.직.철.폐!!!

 

아파 본 사람이 아픔을 안다고 했던가 (아! 꼭 아파봐야만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닐게다...흑인의 아픔을 겪어보지 않았어도 인종차별주의에 맞서 싸우는 백인이 있고, 여성의 일상적 억압과 차별을 경험해 보지 못했어도 여성 차별에 맞서 싸우는 남성이 있고, 노동자계급 출신이 아니더라도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던 맑스도 있었고, 동물이 아니더라도 동물권을 위해 싸우는 인간들도 있고...)....십시일반 그 분들의 마음이 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마음이 어디냐"라고 말한다...마음이라도 정말 고마운 것은 사실이다...그 마음을 낯설게 보려고 하는 것이 그 마음의 고마움을 비꼬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중요한 것같다...마음을 표현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 마음을 알겠는가...오해가 여기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물론, 마음의 표현이 어떤 기준에 의해 형식화되는 것은 아니다...각자의 표현 방식은 다 다르다..

 

그 마음의 표현 중....

지금껏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아픔을 대하며 나에게 가장 쉬운 것은 '말'이었다.

"힘내세요" "고생하시네요" "함께 할게요" "대단하세요" 어쩌구저쩌구...

이런... 그 다음에 나는 무엇을 했던가?...그리고는 또 나의 일상에 빠져, 내 몸의 안위를 위해, 내 게으름을 스스로 변명하며...또 '말'만 하지는 않았는가...말의 연대....

 

몸뚱아리 한 번 더 움직이고...없는 거 모아서 조금이라도 보태고...싸울 때 한 번이라도 더 옆에 같이 있고...전화라도 한 번 더 하고...주변 사람들 한 사람에게라도 더 알려 주고...그러면서 '변화'를 위해 일상에서 '나를 변화'시키고....

 

연대란 그렇게 몸으로 말하는 것이라는 걸...

연대란 순간이 아니라 일상이라는 걸...

연대는 1회용 소모품이 아니라 틈만 나면 닦아야 하는 실천이라는 걸....

그리고 그 몸과 몸이 만나서 '힘'이라는 것이 된다는 걸...

도교육청 아스팔트 위에서 조금씩 새롭게 배우고 있다...

 

도교육청 본관 현관 앞에서 싸우고 있는 장애인교육권연대 농성 집회에 참석하고 나오는 길이다...^^...바로 코 앞이니 바라만 보지 말고 매일 집회 때 옆에 가서 같이 서 있을란다...이게 몸에 배이면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이제는 '말'만 하지 않고, 몸뚱아리를 더 열심히 놀릴 수 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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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든 사과부터라도...

이런...요즘 건망증이 심하다 싶더니...결국 어설픈 일을 저질렀다...에궁....

 

차 열쇠를 차 안에다 두고 차 문을 잠근 것이다.....

 

이 더위에, 1인 시위를 위함 짐을 바리바리 가지고, 부천에서 수원 도교육청 앞까지 전철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엄두가 나질 않았다...그래서 처박아 놓은 차를 끌고 다닌다....

 

**화재 서비스를 요청했다...

"어쩌구저쩌구...본인의 동의 하에 1회에 한하여 핸드폰을 통해 고객 위치 확인을 하겠습니다...어쩌구저쩌구..." 그러니 동의해 달라고 한다....

 

섬찟했다...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내 핸드폰을 통해 내 위치 확인이라니..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은행 이용 및 신용정보 등을 통해 내 호주머니의 잔돈까지...알고 싶으면 세상이 다 안다...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내가 어디 살고, 누구랑 살고, 과거 무슨 일이 있었고, 지금은 무얼 하고 있는지...알고 싶으면 세상이 다 안다....

나의 인터넷 정보를 통해 내 관심이 무엇이고, 무슨 작당을 하고 있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알고 싶으면 세상이 다 안다...

알고 싶으면 세상은 얼마든지 나를 까발릴 수 있다.....

 

과연 '나'는 존재하는가? 무참히 노출된 '나'는 진정 '나의 것'인가?

빅브라더가 판치는 유비쿼터스는 결코 나에게 미래의 희망이 될 수 없다. 그러한 것을 진보라고 한다면, 난 퇴보를 선택하겠다.

 

젠장, 그렇다고 당장 모든 걸 내팽개칠 수는 없잖아...신용카드부터 없애보는 건 어때? 그 다음은 핸드폰....너 할 수 있어? '퇴보'를 선택하겠다며....우앙ㅠㅠ...솔직히 아직은 나에게 요원하기만 한 '퇴보'이다.....엉엉엉ㅠㅠㅠㅠ

 

그래도 이대로 있을 순 없잖우....독 든 사과...정보사회의 독 든 사과들을 눈 크게 뜨고 가려내는 것부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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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의심하라....

어제는 절기로 따져서 입추라는데...가을의 초입...근디 그 절기라는 것도 세상이 하 수상하니 따라서 그러한가?...입추가 무색하게 아스팔트에는 여름만이 자리잡고 있다...어제는 도교육청 앞 1인 시위 2차 첫날째...

 

1인 시위를 하기 위해 한 곳에 붙박혀 있는 나는 마치 허수아비 같다...

잘익은 벼는 바람에 출렁거리고,

산을 넘어온 바람은 농민의 이마에 송송히 맺혀 흐르는 (요즘엔 농민의 눈에 눈물이 맺혀 흐르는 때가 더 많은 것 같지만...박살! FTA!  박살! 평택미군기지확장이전!...) 땀방울을 거두어 가고,

호시탐탐 벼이삭을 구하려는 새들의 날개짓은 바쁘기만 하고,

빨간꼬랑지 잠자리들은(요즘은 요것들도 시도 때도 없이 날아다니더구만...) 허수아비 어깨를 서로 차지하려 하는.....

그 역동의 한가운데에, 세상의 모든 고요와 침묵을 혼자 가진 듯이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허수아비...과연 그 허수아비의 외침에 새들은 아랑곳할 것인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안한다는 이유로 도교육청으로부터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나는...지금...도교육청 본관 건물 한 가운데에서 유유히 흩날리는 태극기를 정면으로 대면하고 있다.

날 비웃기라도 하는 듯 태극기는 연신 바람에 몸을 맡기고 온몸으로 세상을 향해 외치고 있다..."복종하라!!"

 

어제부터 도교육청 본관의 현관 앞에서 경기도장애인교육권연대가 천막농성 중이다...

 - 장애인 교육예산 6% 배정 등의 요구사항을 걸고 노숙철야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것이다..."연대!! 투쟁!! 힘내세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연신 응원을 보낸다...

 

게양대에 걸려 의기양양하게 휘날리는 태극기와 그 아래에서, 그 잘난 대한민국 속에서 자신의 권리가 철저히 외면되고 있는 것에 대한 그들의 저항은 묘한 대비로 가슴 속에 울분을 만든다.

 

근디 갑자기 '애국가'가 들려 온다...이건 뭔 시츄에이션?...귀를 쫑긋 세우고 그 소리를 따라가다 당황스러움을 느꼈다...천막농성장에서 목청껏 부르고 있다....'애국가'를 다함께 열심히 부르고 있었다....

 

다르다는 이유로, 소수라는 이유로 배제되고 소외된 그들의 목소리....국가의 이익이 마치 개개인 모두의 이익이라는 허상 아래에 끊임없이 요구되어온 그들의 희생.....당연한 그들의 권리가 철저히 외면당해 온 것에 대한 분노와 요구의 분출이 지금의 저 천막농성일 것 같은데..

 

"전체를 위한 소수(개인)의 희생"이 미덕이고, 또 그것을 원하는 국가주의(전체주의)의 또 다른 목소리가 '애국가'가 아닐까...

 

천막농성 중인 그들에게서 흘러나온 '애국가'는 아마도 우리의 일상적 모순이리라...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정말 깊숙히 자리잡은 '무의식의 일상'이 무서웠다...나에게도 그러한 일상적 모순이 틈틈이 배어 나와 다른 모순들을 강화시키고 있을 것이기에...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말과 행동이 지배이데올로기에 복무함으로써 이 사회의 모순이 유지되는 것에 기여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무서웠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정말 그런가? 천막농성하는 그들에게 '우리나라'는 '만세'일까? 혹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나의 다른 모습들 속에서 '우리나라 만세'라고 나는 외치고 있지는 않을까?

 

로자 룩셈부르크...."모든 것을 의심하라"....오늘 나의 말과 행동을 다시금 곱씹어 '의심'해본다....지금 이 글조차도.......

 

[이 글이 천막농성 중이신 장애인교육권연대 동지들에게 누를 끼치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네요....동지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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