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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힘을 믿으면 될까?

정확히는 생각나지 않지만 요즘 TV광고중에 긍정의 힘을 믿습니다란 공익광고가 있다.
아무 생각없이 그 공익광고를 보다가 고개를 갸우뚱 거려본 기억이 있다.
아무리 어려워도 긍정적인 사고를 하면 마치 일이 다 잘 풀릴것 처럼 얘기를 하는게 정말 못마땅했다. 적어도 나에겐 광고의 역효과만이 있었다.

담뱃값 인상으로 새해들어서는 주변에 담배를 끊어보겠다는 동지들이 많다.
사실 나 또한 그런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기는 주변의 동지들이 부럽다. 난 그리 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 하청노동자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고싶다..."란 유서를 남기고 분신한 고 박일수 열사의 유서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엔 도무지 담배를 찾지 않고는 답답해 미칠 것 같은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지긋지긋한 체불임금과 전쟁터보다 죽을 확율이 높은 건설현장의 산업안전이 그렇다.

 

울산의 플랜트 노동자의 파업 초기 사측의 대표8명과 전체 업체를 대표한다는 노무사 한명이 교섭자리에 나왔다고 한다.
지난 해 그토록 따라다니던 조합원 유무가 쟁점에 올랐고, 조합원 공개에 따른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약속을 요구하자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일용직의 특성상 단기간 계약인데다 계약만료로 인한 해고는 교섭의 문제도 아니고 부당노동행위에 견줄문제가 아니라고....
즉, 울산의 플랜트 노동자는 필요할 때는 쓰고 필요없을 때는 언제든 잘라도 되는 풍족한 자본가의 배를 채워줄 소모품이라는 얘기이다.

 

긍정의 힘을 믿자라는 공익광고가 우리 건설노동자의 현실에는 어떻게 적용되어야 할까란 긴장만이 떠오른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과 언제 죽을지 모르는 죽음의 공포속에서 일해야 하는 건설현장의 노동자에게 이런 광고는 허구임에 틀림없다.

 

비정규 노동자의 좌절과 설움.
그리고 한을 벗어날 길은 오직 하나의 길이다.
비정규 노동자를 조직하는 길.
비정규 노동자 스스로 연대하고 투쟁하는 길.
그리하여 목을 죄는 사슬인 비정규직을 완전 철폐하는 길 뿐이다.

 

이 때쯤 되면 저절로 담배도 끊고, 긍정의 힘을 믿지 않겠는가 말이다.

여하간 담배 끊겠다고 피부에 패취를 붙여가며 피부를 혹사시키는 동지들의 금연이 성공되길 바라고. 아무리 힘든 상황이어도 담배를 찾을 만큼 스트레스 받지 않길 바랄 뿐이다.

모든 변화는 투쟁속에서 나온다.
동지들.... 투쟁! 
 
***** 이 글은 지난 3월 30일 썼던 글인데 이제야 블로그에 옮겨 놓는다. 스트레스 받지 말자고 다짐하며 썼던 글인데 아래 글 [참으로 창피한 일이지만...]의 결과를 낳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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