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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아줌마인가?

- 아래 글은 몇 년 전에 '아줌마와 아가씨의 차이점'이라는 게시물에 내가 댓글을 단 것이다. (사람이름 몇 개를 고쳤다. 그리고 알엠의 예전 게시판에도 올린 적이 있는 글이다.) 친구와 전에 이 얘기를 잠깐 한 적이 있는데 그 때는 내 블로그가 없어서 이 글을 보여줄 방법이라곤 그 게시판을 찾아가 내 아뒤를 검색해 찾아 읽어보라는 수밖에 없었다. 흔적은 안남기지만 내 블로그에는 들어오니까 이 글을 보고 있겠지. ^^


미용실에서 파마를 할 때 -아가씨: 예쁘게 해주세요! -아줌마: 오래가게 해주세요! 몇 년 전 아줌마 씨리즈가 유행할 때 들은 얘기다. 재미있었냐고? 아니, 엄청 짜증났다. 하나 물어보자. 영부인은 아줌마인가 아닌가? 백지연은? 박근혜는? 이들이 아줌마가 아니라면 아닌 이유를 말해달라. 아줌마가 맞다면 이 질문에 대답해 주시길 바란다. 이 아줌마들이 미용실에 가서 과연 "오래가게 해주세요"라고 말할까? 강남에 사는 나의 사촌 형수(50세쯤)는 절대 뽀글뽀글 파마하는 일이 없다. 당연히 "오래가게 해달라"라는 말을 한다는 건 상상도 못한다. 그럼 잘사는 강남엔 아줌마가 없는 건가? TV에 나오는 여성정치인이나 정치인들의 부인, 잘 나가는 캐리어 우먼들을 한 번 보라. 아줌마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뽀글뽀글 파마"한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는지. 아줌마들은 버스나 전철에서 자리가 나면 몸을 날린다고? (이 얘긴 좀 있다 다시 할 것이다.) 잘사는 집 싸모님들은 그럴 일 없다. 자가용 타고 다니던가 택시 타고 다닐 테니까. 어찌 천박하게 자리 하나 갖고 그러겠는가? 귀하신 몸인데. 사실 아줌마 씨리즈의 상당수는 중산층 이하인 아줌마들이 그 주인공이다. 까놓고 말하면, 먹고살기 힘들어 그렇게 진화(?)할 수밖에 없었던 아줌마들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거다. (물론 잘사는 아줌마들 중에서도 절약하느라 그러는 사람들이 많기는 하다.) -또 다른 관점에서 정말 대부분의 아줌마들이 버스나 전철에서 자리가 나면 몸을 날릴까? 대부분 "그렇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건 커다란 착각이자 기만이다. "진실"을 말하자면 "대부분의 아줌마들이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아줌마"인 것이다. 얼핏 들으면 그 말이 그 말 같지만 엄청난 차이가 있다. 본드나 부탄가스를 흡입하는 이들은 대부분 청소년들이다. 이건 사실이다. 근데 이걸 "청소년들은 대부분 본드나 부탄가스를 흡입한다."라고 말하면 옳은가? 당연히 아니다. 만일 누가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특징"을 -본드나 부탄가스를 마신다. 담배를 핀다. -선생에게 대들고 폭행을 하기도 한다. -가출을 자주한다. -원조교제를 한다. 라고 말하며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일반적인 특성처럼 말한다면 당신은 동의할 수 있는가? 중학교 때 나온 간단한 수학 한가지. "p이면 q이다"라는 명제가 참이면 그 명제의 역인 "q이면 p이다"도 참인가? 당연히 아니다. 참일 수도 있고, 거짓일 수도 있고 그때마다 따져봐야 한다라고 배우지 않았나? 내가 아는 아줌마들 대부분은 "당연히" 자기 앞에 있는 자리가 나야 그 자리에 앉는다. 당신들이 아는 아줌마들은 다들 몸을 날리는가? 노파심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몸을 날리는 아줌마들이 있는 것 뿐이다. 다들 몸을 날리는 것이 절대 아니고. 이런 얘기하면 꼭 이러시는 분들이 있다. "그냥 웃자고 하는 건데 너무 과민반응이다"라고. 재미있자고 사람 바보 만들어서는 안 된다. 옛날에 이경규가 바보연기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신문에서 독자의견을 읽었다. 그건 바보연기가 아니고 정신지체자들의 모습을 흉내낸 것이라고 말이다. 이경규의 행동이나 말하는 것이 자신의 아들과 너무나 닮았다고 말이다. 바보 연기의 대가 배삼룡(이 사람을 모르는 사람도 이젠 꽤 있겠지)의 불만도 그것이다. 요즘 코메디언들은 바보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고 정신지체자를 모욕하고 있다고. 배삼룡이 연기한 바보는 순진하고 어눌한 사람이지 정신지체자가 아니었다. "강원도 산골 사는 사람을 갑자기 서울 한복판에 데려다 놨다고 생각해봐. 하는 행동거지가 얼마나 어설프고 바보 같겠어." 배삼룡이 연기했던 바보는 이런 바보였다. 이경규의 연기를 보고 분노하는 정신지체아의 부모에게 "과민반응하지 마시라"고 말할 수 있나? * 아래 퍼다 놓은 게시물과 그림은 그나마 재미로 볼 정도는 되는 것 같다. 그래도 불만 한가지. 나이 들면 살이 찌는 것은 그렇다 치고, 거기 나오는 아가씨들은 왜 그렇게 눈이 크다냐? 아줌마 돼서 살이 찌면 눈이 그렇게 까지 작아지나? 마치 영화나 TV에서 둔하고 미련한 사람역할은 살찐 사람을 쓰는 것과 비슷하지 않나? 뚱뚱하면 미련하다? 아님, 미련하면 살이찐다? 둘 다 거짓명제! 내가 또 오바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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