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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에서

평사리에서

                             민병일

악양 들녘 내려보는 마을에
어머니 눈웃음 닮은 돌각담길
조붓조붓 나 있습니다.
보리밭 실개천 지나
앵두가지 나무마다 불밝힌
오롯한 풍경을 보셨는지요
돌각담 길에 들면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저렇듯 예쁜 돌각담 길 내어주며
끊어진 세상의 길을 잇는 듯 싶습니다.
슬픔과 절망도 약으로 달여 쓸 것 같은
봄바람 한 줄기
앵두꽃 등 켜진 돌각담 들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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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맑고 고요한 시를 읽다...오늘을 사는 우리의 천박함이 떠올랐다.

서울에 사는 내가, 돌담길 이어지는 질퍽하고 수고로운 산골 삶을 강요하는 것 역시 어떤 종류의 천박함이 아닐까....

며칠 전 저들이 새만금이 될거라 말하는 곳에 방조제가 가로 막히고

동진강 만경강은 마침내 갈 길을 잃었다.

....오늘을 사는 나는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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