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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할아버지들을 만나고 왔다..

바람은 조금 찬데, 햇볕은 따뜻하다..

가는 동안 윤종신의 두시의 데이트를 들으면서 운전을 했는데...간만에 들으니 참 재밌더라..

애인 구한다는 그런 얘기였는데..왜 그렇게 풋풋해 보이냐...

다섯번의 연애경험은 뭐라 그러더라...별 다섯갠가... 

아..전과 5범이랬지...표현이 어찌나 재밌던지...

누군좋겠다...전과5범...

 

그런 저런 생각을 하다 봉도각에 갔더니 할아버지들이 마루에 다 나와계셨다...

변할아버지는 요즘 연애를 하시나부다...

세상에 그렇게 말쑥하게 면도를 하고 옷을입고.. 온 몸에 광이 다 났다..

사진기를 가져가지 않은게 조금 후회 됐다..

남할아버지는 오늘 이발소로 가려했는데 동네 이발사가 어딜 갔다며 계속 기다리고 계셨다..

왠일로 술을 좀 덜마신거 같아서, 걱정이 좀 덜 되더라...

전번에 술 너무 드셔서 밭에서 굴렀었는데...

그래도 그때보단 날씨가 풀어졌으니...그냥 주무시더라도...괜찮겠지..

 

홍할아버지는 여전히 건강하시다..

그런데 목을 너무 허전하게 해가지고 다니신다...뭐 라도 목에 칭칭 감고 다니면 좋으련만...

할아버지의 아들과 며느리할머니는 이제 봄이 되셔서 매일 밭으로 논으로 다니신다고 그런다..

다시 봄이 시작됐음을 여기서 또 한번 느낀다...

그럴수록 홍할아버지는 집에서 혼자 계시는시간이 많아질테지...

가서 오래오래 못있다 오는게 참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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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을 애도하는 법

"그럼 죽어... 그리고... 새로 태어나...
 
필요하면... 몇 번이고...
 
기도는... 이태리 타올이야... 껍질이 벗겨지도록... 박박 밀어서...
 
죄를 벗겨내...
 
그럼 애기 속살로 변해... 알았지?"

 

오늘도 금자씨에게 지나온 나의 生을 애도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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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고 싶다..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이곳 저곳 여행을 떠나고 싶다..

기차를 타도 좋고, 중간에 모르는 사람 차를 얻어 타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휴게소에서도 한 나절을 보내며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다 식어빠진 오뎅국물을 먹어 보고 싶다.

나 어디 있지...여기 어디지..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곧잘 여행을 다니는 편이지만, 항상 누군가가 옆에 있었다..

두려울것도 없었고 무지 재밌기만 했다..

그냥 지루하지만, 혼자 다니는 여행이 그리워진다..

뭐 떠나게 된다면, 분명 혼자라는 사실에 친구가 그리워 미칠게 뻔하면서도

한번 그런 객기를 부려보고 싶다..

 

아직은 추울꺼야..

거긴 친구도 없잖아..

잠은 어디서 자..

경비도 만만치 않을껄..

차라리 패키지가 좋겠지..

푸훗..

 

여행을 가고 싶다..

아프지 말고, 건강한 여행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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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액트, 다큐멘터리<소풍> 사운드믹싱하다..

함께 고생해준 사람들...

너무 고맙다..

진정으로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자가 인생의 챔피온이라했던가....

서른하나, 정말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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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할아버지 사진들

너무 많은데, 그 중에 몇개 올려본다..

사진 하나하나 쓸 이야기도 많은데..

사진을 여러개 올리는 장점을 함 활용해 보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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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엔딩, 춤추는 노인

소풍갔다, 약장수에게 속고와서 할아버지가 내게 처음으로 했던말,

<잠자리 다섯대를 타고 서울구경하고 왔다>..

그 뻔한 거짓말에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유일하게 논농사를 아직까지 짓고 있다..

작년 여름, 까많게 탔던 할아버지의 얼굴이 기억이 난다..

 

소풍에 실패하고 낙담하던 모습..

한숨짓던 얼굴..

나를 보며 봉도각 대청마루에서 춤을 추며 웃던 모습..지금봐도 정말 멋진데, 아마 젊었을땐 얼마나 멋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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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변할아버지, 난 여자가 좋단말이다.

사람들은 변할아버지를 보며 섭섭함을 많이 얘기했다..

어쩜 할머니한테 그럴 수 있냐..살아있으면서 공공연히 죽었다고 말하고 다니는 변할아버지를 보며

할머니들은 분개했다..

정말 바람둥이냐..바람을 피워서 여지껏 할머니랑 사이가 안좋은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사람은 그 사람의 입장에 서서 보지 않으면, 정말 모르는것 같다.

변할아버지는 늘 외롭다. 자식에게가 있는 할머니가 그렇게 미울 수가 없다.

혼자 사는 외로움을....아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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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할머니들과의 만남

봄이 온다 온다..바람이 불지만 그래도 봄은 온다.

 

 

 

 

 

 

남편과 보건지소 여사님과 함께 내가 사는 시골에서도 훨씬 더 들어가는 이산면의 할머니들을 찾아갔다.

건강한 치아를 가지고 계신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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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시간표

노년의 시간표


현대 사회의 노년은 그 자체로 ‘문제’시 된다. 노인이라는 용어는 우리 사회가 ‘구차함과 촌스러움’을 투사하는 기호가 되어간다.


정진웅ㅣ성공회대 강사·문화인류학. (강재훈 기자)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난 이담에 크면 훌륭한 의사가 될 거야” 하는 식의 꿈을 키운다. 그런 꿈들은 물론 현실에 부딪히면서 점차 ‘하향조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청년이나 중년이 되어 지닐 모습에 대한 꿈꾸기 자체를 포기해버리는 사람들은 매우 드물다. 그런데 그런 우리 대부분이 노년의 삶에 대해서는 문득 꿈꾸기를 멈춘다. 아니, 꿈꾸기를 멈춘다기보다는 노년의 삶에 관해 도무지 어떤 꿈을 키울 수 있는지 감이 잡히질 않아 차라리 노년에 관한 생각 자체를 회피해버린다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마치 자신의 앞길에는 노년이 없는 것처럼.


청소년 문제? 노인 문제?


우리에게 삶의 청사진을 제시해주고 또 이에 대한 꿈꾸기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문화다. 따라서 문화가 노년의 삶에 관한 매력적인 밑그림을 제시하지 못하면 각 개인들이 노년에 관해 키울 수 있는 꿈의 내용도 그만큼 부실해지기 쉽다. 문제는 현대 사회에서 문화가 제시하는 삶의 청사진은 노년에 이르면 갑자기 증발해버린다는 점이다. 평균수명이 40살을 겨우 웃돌던 시대에도 삶에 대한 공자의 지침은 70살을 포함한 반면, 이제 역사상 유례가 없는 고령화 시대에 우리에게 주어지는 노년에 대한 지침은 기껏해야 ‘끝없이 중년을 연장하기’와 같은 공상적인 각본 외에는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노년은 추구할 만한 삶의 목표나 의미가 남아 있지 않은 문화적 황무지가 되었다.


젊음에 대한 집착이 극대화한 풍토에서 이제 우리도 늙음이 나 자신의 일로 다가올 때까지는 노인들의 모습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 보기를 회피한다. 또한 ‘청소년을 옥죄는 현실의 문제’를 ‘청소년들의 문제’로 둔갑시키는 희한한 연금술은 노년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현대 사회의 노년은 이제 그 자체로 ‘문제’시 된다. 이와 더불어, 노년에 추구될 수 있는 삶의 의미와 그의 실현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노력에 대한 성찰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에 막상 노인이라는 용어는 점점 서구적인 ‘풍요로움과 세련됨’에 대한 강박에 휩싸인 우리 사회가 ‘구차함과 촌스러움’을 투사하는 기호가 되어간다.


대중매체는 이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다. 예컨대 얼마 전에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방영된 〈장수퀴즈〉 같은 프로그램에는 영어로 된 특정 상품명을 묻는 것과 같은 질문들을 출연자들에게 한다. 이에 대한 출연자들의 엉뚱한 답이나 서투른 발음은 곧 자막을 통해 강조되며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이 코너 질문의 대부분은 제도교육을 받고 근대적 부문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하지만 농촌의 노인들에게는 생소한 단편적 지식에 관한 것들이다. 출연자들의 답이 좀 엉뚱할 경우 과장된 몸짓으로 배를 잡고 뒹구는 사회자의 몸짓도 농촌 노인들을 희화화하는 데 한몫한다. 또 우리는 이런 연출이 유발하는 웃음에 참여함으로써 이 과정에 동참한다.


노년의 실험을 존중하라


물론 노년을 다루는 이런 TV 프로그램이나 최근에 개봉된 〈집으로…〉와 같은 영화들은 한편으로 노년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또 훼손되지 않은 순박함에 대한 향수를 고취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노인들은 시대의 변화에 뒤떨어진, 과거에 고착된 존재로 그려져 노년에 대한 모종의 비하나 연민의 시선이 결합되어 있다. ‘칭송하면서 과거에 묶어놓기’라고도 할 수 있는 이러한 경향성은 농촌을 현실과는 동떨어진 향수의 대상으로 그리는 경향성과 그 궤를 같이한다. 곧 ‘세련된 나’는 나의 차별성을 확인하기 위해 과거에 고착된 타자를 설정한다.


현 노년세대는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지도 없이 여행하면서 노년의 삶의 의미를 새로이 만들어가는 ‘문화적 전위’의 역할을 담당한다. 만일 우리에게 노년의 꿈을 키우려는 의지만 있다면 그들이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해나가는 ‘실험’들은 후속세대의 앞길을 밝혀주는 소중한 등불이다. 90 가까운 나이에 비로소 얻은 작은 깨달음에 감사하며, “내가 이걸 깨닫지 못하고 죽었으면 어쩔 뻔했나”며 고개를 젓는 노인의 얘기를 듣는다. 그런 경험들의 소소한 내용을 이해하고 널리 나누는 것이 곧 풍부한 노년의 청사진을 지닌 문화를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보부아르의 말처럼 우리는 미래에 우리가 어떤 인간일 것인지를 모른다면 지금 우리가 누구인지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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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사내의 詩

내 나이 80이 넘었으니

시를 못쓰는 날은

늙은 내 할망구의 손톱이나 깍어주자.

발톱도 또 이쁘게 깍어주자.

훈장 여편네로 고생살이 하기에

거칠대로 거칠어진 아내 손발의

손톱 발톱이나 이뿌게 깍어주자.

내 시에 나오는 초승달같이

아내 손톱밑에 아직도 떠오르는

초사흘달 바래보며 마음 달래자.

마음 달래자. 마음 달래자.

-- 서 정주, 80소년 떠돌이의 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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