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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 1학년이 본 투쟁(한국화/ 경인교대 06)

 


  현재 우리학교는 동맹휴업 투쟁중이다. 11월 9일 동맹휴업과 관련하여 투표를 하였고 78.4%로 동맹휴업은 가결되었다.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이 모든 것이 정말 빠르게 진행된 것 같다. 나는 이번 동맹휴업과 관련하여 찬성하였다. 단지 지금의 상황이 부당하다고 느꼈고 우리가 저항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동맹휴업이 결정되고 다음날인 투쟁 첫날 강의실에 있는 의자를 다 꺼냈다. 의자를 꺼낼 때 우리가 진짜 수업거부 투쟁을 한다는 것이 실감났다.


 투쟁은 과별로 진행되었다. 같은 과 선배인 2,3학년 모두 모여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있게 되었다. 투쟁 첫날은 슬프게도 불참비와 관련된 토론으로 시작되었다. 불참비를 걷어야 한다는 의견과 불참비 없이 개인의 자발적 양심을 믿어보자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물론 대다수가 불참비를 걷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으므로 불참비를 걷어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사실 이번 투쟁의 명분도 확실히 세우지 않은 채 투쟁에 앞서 불참비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남의 일도 아니고 자신의 일인데 자발적 참여가 아닌 돈의 논리로 해결하려 하다니 말이다. 첫날의 오전시간은 불참비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 것으로  끝이 났다.


 이번 투쟁과 관련하여 과 자체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었고 참여하게 되었다.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가 아직 많은 것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우선 선배들도 이런 투쟁은 처음이어서 경험이 없었고, 심각한 것은 투쟁의 정당성을 모른 채 자신이 집행부라서 찬성했다는 사람도 있는 것이었다. 투쟁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 순간이었다. 다행히도 총운영회에서는 우리의 사정을 알고 교양단을 만들고, 강연을 열었다. 강연과 교육, 학내집회를 하다가 11월 15일 상경투쟁이 있었다. 전국 교대생들이 모여 학급 총량제 폐지와 교육재정 확보, 중장기 교원수급 대책 마련에 관해 한 목소리를 내는 자리였다. 교육부 앞에서의 투쟁은 개인적으로 정말 힘든 투쟁이었다. 우선 감기에 걸려 몸 상태가 안 좋았을 뿐만 아니라 날씨가 너무너무 추웠다. 이런 투쟁을 하게 만든 교육부가 밉다는 생각밖에는 나지 않았다. 상경투쟁을 무사히 마치고 난 다음날 신문을 보았다. 우리 투쟁에 관련된 기사가 나왔겠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보았는데 신문에는 투쟁에 관련된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우리집은 조선일보를 구독한다.)정말 실망했다. 나에게는 정말 심각한 일이고, 중요한 일인데 다른 사람들은 관심도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 투쟁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투쟁이 장기화 될 것 같다는 사람들의 예측이 돌고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투쟁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교육부에서 우리가 지칠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19일에 교대 운동의 전략과 전술에 관련한 강연을 들었다. 강연을 들으면서 우리가 이번 투쟁을 하면서 준비를 철저하게 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잘못된 것은 임용TO가 발표된 뒤에 부랴부랴 동맹휴업에 관련된 투표를 하고 투쟁을 한 것이었다. 그래서 여론이 “집단이기주의다,  자기 밥그릇 챙기는 행동이다.”라는 비난을 하는 것이다.


 이번 동맹휴업 투쟁이 허무하게 마무리되지 않고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었으면 좋겠고, 내년에는 참교육을 위해서 싸울 무기를 미리 만들어 놓고 대비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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