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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울산과학대 여성 노동자들과의 힘찬 투쟁(김유리/ 동아대 법대)

 


동아대학교 법학과 민중연대실천투쟁단 단원 and

117주년 메이데이 실천단 5월의 민들레 연대사업국장 김유리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에서 권리를 찾아 가기란 너무나도 힘이 드는 것 같다. 인간답게 살아보기 위해, 그동안 누려보지 못한 권리를 조금이라도 누려보기 위해 목청껏 소리를 외쳐보아도 이 목소리를 들어주기는커녕 철저히 묻어버리는 것이 지금 이 절박한 사회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이번 울산과학대 청소용역 비정규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해고는 이러한 사회의 모습을 다시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울산과학대에서 청소하시던 어머니들은 야간근로 수당은커녕 근로기준법에 명시되어 있는 최저 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식사조차 제공받지 못하는 열악한 근로를 하고 계셨다. 이런 최소한의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셨던 어머니들은 스스로 권리를 찾아보고자 노동조합을 가입했지만 그녀들에게 돌아온 것은 계약 해지를 하겠다는 절망적인 통보 하나뿐이었다.

 몇 년간을 학교를 위해, 그리고 학생들을 위해 일해 오셨던 여성노동자들을 단지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일터에서 내쫓는 이러한 부당한 모습에 울분을 금할 수가 없었다. 또한 수업에 방해된다는 너무나도 이기적인 이유 하나만으로 이들을 손수 내치는 총학생회의 모습을 알게 되었을 때 같은 학생으로서 너무나도 부끄러웠고 죄송스러웠다. 이러한 부당한 모습들을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보고자, 그리고 어머니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보고자 4월 18일 울산으로 직접 올라가 집회를 참석하게 되었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처음부터 집회를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단위들의 힘찬 연대발언, 연대공연을 볼 수 있었다. 우리 동아대학교 학생은 ‘동아대학교 법학과 117주년 메이데이 실천단 5월의 민들레’ 라는 이름으로, 부산교대 학생은 ‘페다고지’라는 이름으로 많은 동지분들 그리고 어머니들에게 소개를 드렸고 부족하지만 연대발언, 연대공연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집회 마지막 순서로 어머니들이 직접 발언을 하셨다. 어머니들의 발언을 통해서 어머니들이 지금 얼마나 고통스러워하고 계신지, 얼마나 큰 한을 맺고 계신지 느

낄 수 있었다. 특히 어머니들이 걱정하고 계시는 부분은 바로 앞으로의 사회 모습이었다. 곧 사회를 이끌어갈 학생들이 남을 배려할줄 모르고, 자신들의 이속만을 채우려고 하는 모습들은 어머니들을 매우 큰 상실감에 빠지게 만든 듯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어머니들과 학생들의 연대라고 생각 하였다. 물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지는 않겠지만 어머니들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 들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이번 투쟁을 통해서 가장 크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 어떤 탄압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어머니들의 강한 의지! 강인한 힘이었다. 그리고 그 힘에 우리 학생들의 힘도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간절히 하게 되었다. 물론 우리 학생들의 힘은 미약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멍하니 멈추어 서 있을 수만은 없다. 앞으로의 가열찬 권리를 위한 투쟁을 위해 우리 학생들은 모두 함께 고민하고, 모두 함께 연대하여, 아직까지는 미약한 힘일 지라도 어머니들과 같은 강인한 힘으로 함께 키워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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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남성교사 할당제, 무엇이 문제일까?(배병근/ 부산교대 04)

 

 

 

||부산교대 04학번 배병근



최근 초·중학교 교사의 ‘여초(女超)현상’이 교육적, 학교운영의 측면에서 문제가 된다는 이유에서 서울시교육청이 남교사를 인위적으로 일정비율 이상 신규 임용시키는 방안(남교사 할당제)을 검토 중이라 발표하였다. 이에 대해 언론, 인터넷 등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며 찬/반 양론의 입장이 대결하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인터넷 리서치 결과는 남교사 할당제를 찬성하는 여론이 70~80%대를 차지하고 있다.


■할당제에 대한 오해...이게 양성평등제라고??

남교사할당제를 추진 중인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 방안을 다른 말로 ‘양성평등제’라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할당제’의 취지와 양성평등의 개념에 대한 ‘무지의 소산’이다. 한국사회에서 공공기관, 그리고 일부 기업 등에서 여성할당제를 시행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이 정책에 대해 지지를 보낸 이유는 업무수행 능력차이가 성차에서 기인하지 않음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여성이 취업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성의 능력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등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러할 것이라는 기존의 편견과 취업의 과정에서 여성이 겪게 되는 (보이지 않는) 악조건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부당한 차별을 받는 여성의 입직기회를 넓히기 위해 그에 대한 적극적 해결책으로서 채용인력의 일정 비율 이상을 여성에게 할당토록 한 것이 바로 할당정책이었다.

이러한 맥락에 비추어 보았을 때, 남교사 할당제는

 전혀 다른 배경을 지니고 있다. 교직의 여초현상은 여성이 남성을 차별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남성들에 의한 ‘자발적 기피’의 결과였다. 여전히 남성들 대부분은 ‘돌봄’과 관련된 직업을 기피한다. 초등과 유아교육에 해당하는 아이들을 돌보는 직업은 가치로운 일로 인정받으면서도 동시에 남성이 하기에는 부적합한 일로 간주된다. 남자다움의 상징이었던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영화 ‘유치원에 간 사나이’에서 유치원 교사를 맡았다는 말에 어색함을 느꼈던 경험처럼 말이다.

IMF이후 불안정 노동의 확산은 남성의 교직에 대한 편견을 완화시켰다. 교대의 경우 10

년 사이 남성의 수가 20% 수준에서 34% 가까이로 껑충 뛰었다. 그리고 이미 교대 입학 시 할당제를 시행하여 한 번의 혜택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24살 이하 신임교사 가운데 여성이 초등학교 95.6%, 중학교 95.4%라는 통계에서 보여지 듯 임용고사라는 관문 통과의 경쟁에서 여성이 우세하게 되었다. 오래전부터 여교사의 비중이 컸지만 이로 인해 여초현상이 더욱 가속화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여초현상과 남교사 할당제가 제기되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간 교직에 많은 여성이 종사한 것은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에 의한 ‘결과’였다. 비정규직의 70%가 여성인 현실에서 교사와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여성의 제한된 선택지에 대한 열망은 더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때에 문제원인에 대한 근본적 치료가 아닌 남교사 할당제와 같은 정책은 여성들의 선택지를 더더욱 제한할 뿐이다.


■성차별이데올로기에 기반을 둔 찬성의 근거들


남교사 할당제를 찬성하는 이들의 근거는 ‘학생의 성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아동기에 성역할모델로서의 남/여교사가 균등하게 배치되어있어야 함’, ‘동성(同性) 교사-학생간의 이해도가 더 높음’, ‘업무능력이나 교육활동 수행 능력이 남교사가 더 뛰어남’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교직의 여초현상의 원인이 남녀의 사고와 행동이 달라야 한다는 생각 - ‘교직은 여성에게 어울려!’ - 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을 봤을 때 이는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두 번째 근거 또한 어릴 때부터 남녀가 따로따로, 특히 중·고등학교의 사춘기 시절에 남중/고, 여중/고를 다니며 서로를 이해할 경험의 부족과 그러한 경험에 기반을 둔 개인적 차이가 더 옳은 설명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업무능력과 교육활동 수행 능력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기 이전에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칼퇴근’을 하는 여교사의 대부분은 ‘일찍 일을 끝냄’이 아니라 ‘가사노동의 시작’이 아닐까? 언론에서 찬성의 근거로 활용한 여교사가 필요로 한 것 또한 실상 ‘근력(筋力)’이지 ‘남교사’가 아니었다.


■Epilogue : 꼭 하고 싶었던 질문!


사회는 남녀차별이 진행 중이지만, 아이들이 그토록 남자선생님을 바란다면 그 요구를 받아줘야 하는 것인지, 아이들의 열망의 좌절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 것이 맞을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나 스스로 내린 결론은 이렇다. 왜 남자선생님을 찾아보기가 힘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비록 지금의 아이들이 초·중학교를 다니는 동안 줄곧 여자 담임선생님을 만나게 될 지라도 이것이 ‘남녀차별 역사의 축적으로서의 현실’이라는 것, 그리고 그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교육정책가와 교사뿐만 아니라 아이들 자신이기도 하다는 점에 대해 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 가끔씩, 아이들의 요구가 과도하기도 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교사는 너무 성급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어차피 교육은 순간적인 변화를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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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호] 내 삶에 있어 페미니즘이란(피넌/ 성신여대 유아교육과, 여성위원회 소리)

내 삶에 있어 페미니즘이란

 

피넌/ 성신여대 유아교육과. 여성위원회 소리

 

 

 

사람들이 여성주의(feminism)이라고 하면 흔히 가지고 있는 편견이 여성이 남성 우위에 서는 ‘남성타도!’ 를 외치는 운동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주의는 여,남 모두가 동등하고 똑같을 수 있는, 차별이 없는 세상을 외치는 것이다.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대한민국의 청소년(아이들을 포함하여)들은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생활하게 된다. 그리고 그 학교생활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교사와의 시간이다. 그러므로 교사라는 직업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며 인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지는 길게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렇게 자긍심을 가지고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하는 교사들이 바른 생각을 가지고 바르게 가르쳐야 진정 바른 학생들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바른 생각 중 인간은 그 어떤 이유나 조건에 의해서든지 차별받지 아니하고 평등하다는 생각은 당연한 생각이지만 우리가 잘 실천하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성주의는 평등하지 않은 현실에서 진정한 평등을 찾아가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교육현장에서 여자인 너와 남자인 니 옆에 사람이 똑같다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에게 여자와 남자에게 있어서 차별이라는 것은 원래 없는 것임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들었던 말을 기억하게 된다. 체육시간이 끝나고 피곤해서 메트 위에 잠깐 누웠을 때 들었던 ‘기집애가 창피한 줄도 모르고 벌렁벌렁 눕냐.’ 라는 말, 태어나서 세 번만 울어야다는 남자들이 듣는 ‘사내자식이 그깟 일에 울어서 쓰냐.’라는 말, ‘맨날 바지만 입고 다니지 말고 치마도 좀 입고 그래봐.’ 라는 엄마의 말, ‘넌 도대체 남자냐, 여자냐?’ 라는 말을 듣곤 하는 머리 짧고 털털한 여학생과 손톱을 기르고 조용한 말소리를 내는 남학생. 모두가 그렇게 생각해왔기에 자신들의 아이들에게도 강요하는 말들이다. 과연 그것들이 바른 것인지는 생각해보지 않은 채 말이다. 남자도 슬프면 울 수 있고, 여자도 바지가 편하다면 바지만을 즐겨 입을 수 있는 것이다. 남성다움, 여성다움이란 것은 애초에 그것을 규정짓기 나름이다.

 

아직도 여학생은 치마만을, 남학생은 바지만을 교복으로 만드는 많은 학교들이 있다. 걸핏하면 ‘기집애가 어디서...’를 달고 교육이란 것을 하시는 선생님들이 계시다. ‘동성애자는 태어나기를 정신병자로 태어난 사람들이다.’ 라고 얘기하는 선생님들이 있다. 동아리에서 여학생이 회장 자리를 맡으면 그 밑에서는 일 못한다고 기분 나빠하는 남학생들도 있다.

 

 아직 어떻게 교육하는 것이 진짜 바른 여남평등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가, 앞으로 교사가 될 우리들이 정말 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르게 가르쳐야 하며, 잘못 된 세상에 대해서는 비뚤게 바라보고 고쳐 나가려고도 할 수 있는 실천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른 것은 바르게, 바르지 않은 것은 고쳐서 바르게 가르치고 싶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자라서 그 세대를 이룰 때에는 억압과 차별이 없는 세상을 살아가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도 내 눈을 고쳐 떠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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