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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호] 여름교육활동 '더불어 숲'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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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호] 여초교사는 과연 문제일까?(최고봉/ 교사)

여초교사는 과연 문제일까?

 

 

최고봉 | 교사

 

*여초현상이 문제다?

언론에서는 교사 사회에 여성이 많아서 문제라고 한다. 성역할을 이야기하며 사내 아이들이 여성화되고 있다는 호들갑을 떤다. 일부에서는 남성 쿼터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을 내놓기도 한다. 실제로 이미 교사의 70% 이상이 여성이라는 통계가 나와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교사의 90% 이상이 여성이라는 뉴스도 들려온다. 그러나 대부분 여초현상이 문제라는 주장은 하지만, 무엇이 여초현상을 불러일으켰는지 분석하지 앟고 있다. 또한 여초현상이 과연 문제인지, 그리고 여초현상이 문제라면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인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여초현상의 원인

교사사회의 여초현상은 사실 오래 전부터,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문제이다. 여초현상은 특히 대학교육보다는 초등과 보육단계에서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것은 교사라는 직업의 성격 및 사회적 지위와 관련이 있다. 사회는 돌봄을 여성에게 적합한 것으로 규정한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어린 아이일수록 돌봄을 더욱 많이 필요로 한다. 따라서 이른 발달단계를 담당하는 교사일수록 여성들에게 적합한 노동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팽배하다.

남성들은 이런 직업을 기피한다. 돌봄은 매우 가치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는 못한다. 따라서 남성이 이런 직업을 선택할 경우 상당한 편견을 극복해야 한다. 예컨대, 한국사회에서 남성 유치원 교사는 매우 보기 드물다. 이것은 마치 남성 간호사를 보기 어려운 것과 같다.

초등교사라고 해도 이와 다르지 않다. 초등교사는(특히 저학년을 담당하는 교사는) 어느 정도의 돌봄을 담당해야 한다. 따라서 초등교사를 선택하는 남성들은 어느 정도의 사회적 편견을 경험한다. 예컨대, '남성 초등교사들은 대범하지 않다'는 편견은 직업선택에 있어 어려움으로 작동한다.

여초현상은 교사라는 직업을 여성들이 선호하고, 남성들이 상대적으로 덜 선호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여초현상이 사회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번째는 학생들의 성역할에 혼란이 오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두번째는 남성들의 피해의식이다. 첫번째의 경우 필자는 별로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여초현상은 보육과 유아, 초등 등에서 나타나는데  굳이 문제삼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된다. 문제는 두번째이다. IMF 이후 취업의 기회가 제약된 상황에서 교사와 공무원 시험에 응시자가 많이 몰리는데, 여성들이 많이 합격하면서 남성들이 보는 시각이 악화되었다. 그렇다고 이것이 과연 여초현상의 본질일까?

 

*여초현상의 본질적 해결책

그러나 이것은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여성의 노동이 선별적으로 허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여성들은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 차별받거나 배제되고 있다.(이것은 인권위원회와 여성부, 심지어 국제연합 등 많은 단체들이 지적하고 있는 사실이다.) 여성의 직업선택을 차별하거나 배제하는 것은 제도적인 것도 있고, 비제도적인 것도 있다. 비제도적인 것이라고 벽이 낮다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편견은 비제도적인 것이지만, 매우 강력한 차별을 만들어낸다.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여성은 안정적인 직장을 가질 확률이 낮다. 예컨대, 비정규직의 70%는 여성이다. 여성은 교육받을 기회, 취업의 기회, 승진의 기회 등에서 차별받고 있다. 여성의 입장에서 학교는 매우 안정적인 직장일 뿐 아니라, 교사는 사회적으로도 인정받는 직업이다.(그러나 남성의 경우 취업의 기회가 더 넓으므로 이런 장점은 줄어든다.) 따라서 교사가 되려는 여성이 더욱 많을 뿐더러, 학력 역시 더욱 높다. 여성들은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에 교사와 공무원 등 공개채용시험에 크게 의존한다. 이런 직업은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더욱 인기가 좋다.

여초교사는 남성중심적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물이지, 원인이 아니다. 여초교사 문제를 남성쿼터제로 풀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여초교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사회를 보다 평등하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 여성도 보다 안정적이고, 보다 성취감 있으며, 자신의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쿼터제는 대안이 아니다.

사실 필자는 여초현상이 문제가 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학교에서 물리력이 필요한 대부분의 일은 여교사도 가능하다.(필자는 현장교사이다.) 이를 문제삼으면서 성별쿼터제 도입을 주장하는 세력은 사실 다른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왜 이들 세력은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도의회 의원, 교장 등에서 여성쿼터제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하지 않을까? 이들 대부분은 이미 남성에 의해 전유물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교사 성별쿼터제 도입 주장은 진지한 사회성찰이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사회에서 돌봄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 이 사회가  보다 성평등하게 재편된다면 쿼터제는 필요없다. 쿼터제 도입에 앞서 이런 논의를 제기하는 것이 필요한 것 아닐까?

 

 

[투데이] 2006년  새내기 맞이 특별호(통권 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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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호] 잔치는 끝났다. 두 번째 이야기. (최고봉/ 교사)

잔치는 끝났다. 두 번째 이야기.


최고봉 | 전교조 예비교사지원국장



○ 잔치는 끝났다.

학급총량제가 언론에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8월이 되면서부터이다. 부산광역시 교육청이 중기학생수용계획을 발표하면서, 또 강원도 교육청이 매년 80명씩 총 240명의 중등교사를 수도권 타 시도로 강제 전출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 알려지면서부터였다.

학급총량제에 따라 학급수가 감소하고, 더불어 신규 임용 교사수가 감소하면서 언론에서는 ‘좋은 시절 끝났나?’라는 물음을 던지는 등 교원임용 대란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 애초 교․사대가 함께 추진하려 했던 9월 예비교사한마당은 예비교사 총궐기로 모습이 바뀌기 시작했다. 총궐기의 핵심쟁점, 위기의 한복판에는 학급총량제라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자리 잡고 있었다.

2020년까지 중등교원 감축계획을 마련한 부산시 교육청, 당장 내년에 초등 43학급을 감축할 제주도 교육청, 앞으로 교사감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강원도 교육청, 그리고 급격한 신규교사 임용 축소가 예측되는 영남지역까지. 연일 들려오는 나쁜 소식에 예비교사들과 교원단체들은 대응방안을 모색하며 8~9월을 보냈다.

학급총량제 도입에 따른 지역의 저항, 비판도 만만치 않다. 특히 학급총량제로 교원감축, 상치교사 증가, 소규모학교 통폐합이 벌어질 일부 도에서는 도교육청과 지역 언론, 교원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지역교육이 희생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잔치는 끝났다’며 오늘의 위기에 대해 합의했다.


○ 임계를 만나다.

잔치는 끝났으되, 여전히 잔치인줄 아는 사람들도 간혹 있는가 보다. 디지털 문명의 진화로 수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사람들은 카더라 통신이나 유언비어, 부정확한 정보를 더 신뢰하기도 한다. 필자는 사람들이 임계에 달했으나, 임계를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현재의 위기가 구조적 위기가 아니라, 일시적인 현상이기 바라는 것은 어쩌면 사람의 당연한 심리일 것이다.

하지만 교원양성임용의 위기가 임계에 달했음은 지난 몇 년 동안 교육운동 진영에서 분석 주장했던 부분이다. 새판짜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 새판짜기가 학급총량제일 수는 없다. 과잉양성, 교대 통폐합도 대안이 아니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는 과거에 집착하고 있다. 새판짤 역량도, 새판짜기의 필요성도 못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필자는 이번 사태를 맞으며 새판짜기의 필요성을 예비교사들이 인식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어차피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기존 상황에 대한 기대도 사라질 수밖에 없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저절로 임계를 인식하지는 않을 터. 페다고지 측에서 좀 더 활발한 노력으로 오늘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나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 남들은 다 아는데, 예비교사만 모르는 위기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교육단체, 언론은 다 아는데 예비교사들만 현재의 위기에 대해 둔감한 것 같다는 점이다. 원래 이런 사안은 당사자들이 급한데, 어찌 된 영문인지 예비교사들은 ‘매년 나오는 집회, 올해도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이다. 그 동안의 관성적이었던 교원양성임용투쟁, 상대적으로 임용이 잘 되었던 것 때문인지 위기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실제로 올해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태반인 것 같다.

특히 교대 4학년들의 경우 미발령 교대 특별편입생에 대한 과도한 판단 때문인지 ‘학급총량제’의 위험성을 경시하는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학급총량제’는 작지도, 약하지도, 쉽게 철회되지도 않을 정책이다. 학급총량제는 교육부가 몇 년(어쩌면 몇 십 년)을 내다보고 추진하는 핵심정책이다. 또한 학급총량제는 교육재정, 구조조정, 각종 교원정책이 걸려있는 복잡한 정책이다. 가을에 한반도를 내습하는 태풍 정도의 위력이라고나 할까.


○ 예비교사여, 잔치는 끝났다.

강조하지만 이제 잔치는 끝났다. 이제부터 첩첩산중의 어려움을 뚫고 나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각 단체들은 단체별 사안이 너무 많아 이 사안이 깊이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잔치가 끝났음을, 00일보가 주장하듯 ‘좋은 시절’이 갔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다. 그러나 위기 징후를 감지한 소수의 사람들도 있다. 총궐기를 조직할 때까지, 이들은 분명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예상하건대, 이 사태를 풀어나갈 핵심에는 예비교사의 역량이 99% 차지할 것이다. 교원단체도 있고, 각종 연대단체와 대학생단체도 관심을 기울이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예비교사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일 뿐이다. 교원단체들도 현안으로 인하여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다. 그것이 분명한 현실이다. 그래서 예비교사 운동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판단된다.

듣자하니 교대에서는 동맹휴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과잉양성에 힘들어하던 사대는 아마 이 사안으로 동맹휴업까지 가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과 차원에서 교사가 양성되는 유아교육과나 특수교육과 역시 사안의 심각성을 이해한다고 해도 대규모 저항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서로 다른 조건 속에서도 분명 투쟁의 고리는 존재한다. 그 고리를 찾는 것에서 올 하반기 교원양성임용투쟁의 승패는 판가름날 듯하다.

 

 

2006년 9월호(통권 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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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새내기 교사의 좌충우돌(김광수/ 서울 창천초 교사)

 

||서울 창천초등학교 교사 김광수



나도 어쩔 수 없는 좌충우돌 새내기 교사


 그 동안 투데이에서 ‘새내기 교사의 좌충우돌’을 읽었을 때, 정말 재미있다고만 생각했다. 좌충우돌하지 않는 새내기답지 않은 신규교사가 되어야겠다는 당돌한 결심을 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올해 3월 15일에 신규발령을 받아 3학년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지금 나는 완전 좌충우돌 중인 새내기교사이다.

 새내기교사라서 그런지 왜 이렇게 바쁜지 모르겠다. 수업만 하기에도 벅찬 상황인데, 아이들 생활지도, 담당업무 처리 등을 하다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쉬는 시간이면 우유먹이기, 줄넘기시키기, 일기·알림장·숙제 검사, 싸우는 얘들 말리기 등을 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한다. 5교시 내내 수업하다가 점심먹이고, 양치질 검사하고, 나머지 공부시키고, 담당업무 처리하고 하다보면 오후가 훌쩍 지나간다.

 우리학교는 전교 12학급 밖에 안 되는 작은 학교다보니 선생님들은 2~3가지 업무를 맡고 있다. 나도 문서상으로는 체육교구관리, 교과서, 아람단 업무, 이렇게 3가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외에도 축구부 감독을 맡고 있다. 반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축구부 감독이야.”라고 말했더니, 신기하게도 정말 좋아하며 “정말이요?”하고 묻는다. 난 축구에 전혀 관심이 없는데도 말이다. 그래도 아이들이 날 좋아해주니 기분이 좋기는 하다.

 전에 있던 선생님의 업무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관계로 아람단 교사를 하고 있긴 한데, 이건 정말 곤욕이다. 개인적으로 아람단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 선서식을 하는데 이건 완전 학교가 아니라 군대다. 군대. 줄맞춰 행진을 하고, 거수경례를 하고, 군대식으로 구호를 외치고, 군가 같은 아람단가를 부르는 것을 보면서 정말 슬프고 안타까웠다. 초등학생들은 자신들이 군대식으로 교육받고 있다는 것을 알기는 할까? 내 양심상으로는 도저히 하기 싫은 일이다. “양심상 지금부터 아람단 업무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소신 있게 말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 밉다. 어쨌든 내년부터는 아람단 업무를 절대 맡지 말아야겠다. 단체협약에도 희망교사에 한해서 아람단 교사를 하게 되어있다고 하니 말이다.

 요즘 고민하고 있는 문제는 아동인권문제이다. 발령을 받고 한 2주 정도 매를 들었다. 숙제를 안 해오거나, 떠들다가 걸리면 자로 손바닥을 때렸다. 어느 날, 집에 가다 생각해보니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매를 드는 것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 후로 한 1주일간 매를 드는 대신 벌을 세웠다. ‘미친 학교를 혁명하라’라는 집회에 가서 청소년들이 ‘두발자유, 체벌금지’ 등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보았다. ‘난 별로 심하게 하지 않았으니까 괜찮아. 난 그런 나쁜 교사가 아니야.’라고 스스로를 정당화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이들을 벌세우는 것을 포기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나는 아이들의 인격을 최대한 존중해주지 않고 있는 교사이다. 아이들이 말을 잘 듣지 않으면 “이렇게 말 안 들으면, 체육수업 안 할 거야. 부모님한테 전화해서 오시라고 할 거야.”라는 협박을 한다. 때로는 큰소리로 호통을 치고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난 아직 좋은 교사가 아니다.

 지난 17일에 드디어 첫 월급을 탔다. 몇 달이 흐른 것 같은데 겨우 한달이 지난 것이다. 흔히 경력 3년차까지는 생존기라고 한다.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살아남기 위해 애써야 하는 시기라고 말이다. 단지 살아남기 위해 고민 없이 남들이 하는 대로 사는 교사가 되고 싶지는 않다. 생존기는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많이 고민하고 그만큼 더 많이 좌충우돌하는 그런 교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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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독자편지(김새별/ 고려대 국어교육과 07학번)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07학번 김새별 


안녕하세요, 저는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07학번 김새별입니다. 저는 아주 급작스레 (아직은 예비지만) 교사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별다른 마음가짐도 없이 그저 무적의 밥그릇이라는 명성에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막상 교사의 앞길에 막막하게 드리워진 시사에도 전혀 깜깜할 뿐이고, 대체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도 판별하기 어려웠습니다. 지금까지 저의 입장은 수험을 앞둔 학생이었기에, 제가 받아들인 가치관들은 대부분 부모님이나 선생님, 그리고 보수적인 생각에 잠긴 어른들이 만든 교과서 등에서 나온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의사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대학이라는 공간에 들어서게 되자, 저는 너무나 혼란스러워 짜증이 날 정도였습니다. 진보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외치는 개혁의 목소리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저도 고정관념이랄까요, 그런 보수의 틀에 꽉 잡혀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를 읽으면서 제가 알아왔던 것들이 반드시 옳다고는 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쪽의 의견만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인 탓에 그 반대 측에 서있는 사람들의 생각은 전혀 하지도 못했던 제가 조금 부끄러워졌습니다. 교사는 학생에게 지식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세상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과 행동거지를 잡아주는 것 역시 교사의 소임입니다. 그렇게 한쪽의 모습에만 귀를 기울이던 제가 어찌 아이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제라도 를 알게 된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는 앞으로 제가 이 세상 곳곳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해줄 테니까요.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가 되어 이 사회를 이끌어갈 기대주들의 등을 밀어주게 되는 그날까지, 역시 제 옆에서 함께할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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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독자편지(박평수/ 고려대 사대 07학번)

고려대학교 사대 07학번 박평수

 

 

Today 21호는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대학 새내기라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가지고 있었던 몇 가지 궁금증을 일목요연하게 풀어주는 유익한 Today! 고맙습니다.

특히 큰 관심을 두어 관련 세미나나 포럼에 가면 늘 묻는 주제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주제들은 가슴에 와 닿는 답변을 들을 기회가 거의 없었지요. 그런데 그런 주제들을 딱 알맞게 다루어 주셔서 매우 좋았습니다. 그런데 FTA와 저출산․고령화 관련한 글은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첫째로, <한미FTA 저지투쟁, 모든 것을 걸고 싸우자!>입니다. FTA관련 기사의 경우 한미FTA와 같은 불평등하고 극히 일부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FTA가 나쁘지 일반적인 FTA들은 나쁘지 않다고 압니다. 실제로 미국이 관계하지 않고, 비슷한 수준의 국가 사이의 FTA는 호혜적인 결과를 산출한 예들도 찾아보면 제법 나옵니다. 그런 올바른 경우의 선례들과 NAFTA, 미국칠레FTA의 선례들을 비교 분석 하시고, 그에 따라 우리나라에 발생하리라고 예상되는 문제들을 다루어 주셨으면 한층 알차고 유익한 기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둘째로, 저출산 ─ 고령화 대책 비판입니다. 저출산에 대한 근거로 지나친 교육비를 드셨습니다. 이 외에 잘 알려지지 않지만 중대한 이유를 차지하는 것들을 찾아서 다루어 주셨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습니다(사회구조의 변화와 의식구조의 변화 등 잘 알려진 편은 아니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타당하다고 생각할 내용으로요). 혹은 교육비 이야기를 하시며 실제적으로 드는 예상 비용을 적어주셨으면 더 현실적이고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까 합니다. 높은 사교육비 하나만으로 저출산이라는 위험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교육에 대한 지원이 훌륭하여 교육비가 거의 들지 않는 국가는 출산률이 매우 높겠지요.


아직은 1화이니 Today지에서 비판 후에 현 대책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들을 적어주실 테지요? 그것들을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제게 큰 감명을 준 Today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장애인 교육권에 관한 문제입니다. 과장하여 이야기하면 제 정수리에 대고 징을 친 느낌이랄까요? 항상 소수자는 보호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 저이지만, 장애인의 교육권은 전혀 생각지 못한 화제였습니다. 그래서 부끄러웠습니다. 그 불공평에 치열히 투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것 또한 저를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알아주지 않고, 알리지 않는 매스컴들이 얄미워졌습니다. 장애인도 차별받지 않는 교육, 한미FTA로 인해 도입된 교육의 신자유주의로 인한 심화된 무한경쟁 하에 아이들이 피가 마르는 괴로움을 겪고,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는 그 날의 교육을 위하여.

교 육 투 쟁 승 리, 투 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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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독자편지(조현재/ 고려대 국어교육과 3학년)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3학년 조현재

 

 

조금은 아쉬웠던 방학은 어느새 끝나 개강으로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내기들을 본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4월 중순이 되어갑니다. 분명 새내기들을 보는 것은 기쁘고 설레는 일이지만, 왠지 임용고사를 칠 날이 멀지 않은 저에게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부푼 꿈을 안고 들어온 새내기들을 보면서, 마냥 신나는 기분만은 들지 않는 것이 조금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교대도 더 이상 안정적인 임용이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사대에서의 안정적인 임용은 정말 너무나도 옛 이야기입니다. 20:1의 경쟁률은 당연한 이야기가 되었고,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 학급총량제와 같은 일들은 더욱 더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범대나 다른 예비교사들이 더욱 더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런 저런 압박감과 피로감, 패배감에 그나마의 투쟁도 많이 위축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학교마다 이제 슬슬, 아니면 이미 교육투쟁과 같은 활동들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많이 어렵고 힘들지만 더 많은 학우들에게 알리고 사대와 다른 예비교사들이 힘을 모은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페다고지 분들도 예비교사들이 힘을 모으고 투쟁해나가는데 많은 도움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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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독자편지(최우선/ 부산교대 1학년)

부산교대 1학년 최우선

 

 

음,, 저는 초등학교 때 ' 내가 왜 학교에 가야하지? ' 하는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 대학에 들어와서 이제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는 입장에 서고 보니, 만약 나에게 '왜 학교에 와야 하죠?' 라는 질문을 하는 아이가 있다면 과연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많이 생각해 봤습니다.

그런데, 사실 정확한 답을 저도 모르겠습니다.


'학교에 오면 예쁘고 멋진 선생님이 계시고, 좋은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는 수업을 할 수 있다 ' 는 일반적인 말을 해 줄 수도 있지만 학교란 곳을 제가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학교라는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각각 개인이 느끼는 의미는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가 그때, 그 장소에 있었던 선생님이라면 그 아이에게 일단은 먼저 스스로 부딪쳐서 직접 '학교란 어떤 곳일까?'에 대한 답을 내리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무조건 가기 싫다는 생각을 가지기에 앞서 스스로 느끼면서 의미를 찾아내라는 과제를 던져주는 것이 아이에게 좀 더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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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독자편지(이지은/ 경인교대 윤리교육과 06)

경인교대 윤리교육과 06 이지은

 

안녕하세요, 저는 경인교대 06학번 이지은입니다. 이렇게 자의반 타의반으로 독자편지를 쓰게 되었군요. 저에게 지난 1년은 교대라는 좁은 캠퍼스 내에서 교사가 되기 위한 마냥 흥미롭지만은 않은 커리큘럼을 원망하며 때 늦은 방황을 하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제 내부만을 향했던 시선을 돌려 외부에 관심을 갖고 많은 사회문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한 것이 대학생으로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당연하고 마땅히 해야 하는 일임에도 학교 내에서 그러한 논의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TODAY와 예비교사 운동모임인 페다고지를 접했고 배우고 토론하고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뻤습니다.

TODAY를 읽고 저와는 무관하다며 도외시했던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은 중요한 사회문제들, 한미FTA, 장애인의 인권보호와 교육지원법제정, 정부가 내놓은 인적자원활용방안 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왜 문제이며 해결방안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교육대학교는 명확하고 동일한 교사를 통한 자아실현이라는 목표를 지닌 사람들이 온 곳입니다. 그렇기에 모두들 이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장구치고 북치고 구르기를 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런 교대의 커리큘럼을 잘 따라가고 좋은 학점을 받는 것이 훌륭한 교사가 된다는 것을 대변하는 것일까요? (물론 저는 학점이 좋지 않기에 할 말은 없습니다만) 학점 줄세우기 안에서 조금이라도 앞에 서려는 노력 못지않게 더 넓은 의미의 교육과 그 정책에 대해 생각해보고 사회와 제 문제들에 관심을 갖는 열정이 동행 될 때 진정으로 교육을 걱정하고 미래의 교육을 책임질 수 있는 참 교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예비교사분들과 함께 논의하고 토론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과 더불어 TODAY 편집부와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페다고지 모임의 활발한 활동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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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울산과학대 여성 노동자들과의 힘찬 투쟁(김유리/ 동아대 법대)

 


동아대학교 법학과 민중연대실천투쟁단 단원 and

117주년 메이데이 실천단 5월의 민들레 연대사업국장 김유리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에서 권리를 찾아 가기란 너무나도 힘이 드는 것 같다. 인간답게 살아보기 위해, 그동안 누려보지 못한 권리를 조금이라도 누려보기 위해 목청껏 소리를 외쳐보아도 이 목소리를 들어주기는커녕 철저히 묻어버리는 것이 지금 이 절박한 사회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이번 울산과학대 청소용역 비정규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해고는 이러한 사회의 모습을 다시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울산과학대에서 청소하시던 어머니들은 야간근로 수당은커녕 근로기준법에 명시되어 있는 최저 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식사조차 제공받지 못하는 열악한 근로를 하고 계셨다. 이런 최소한의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셨던 어머니들은 스스로 권리를 찾아보고자 노동조합을 가입했지만 그녀들에게 돌아온 것은 계약 해지를 하겠다는 절망적인 통보 하나뿐이었다.

 몇 년간을 학교를 위해, 그리고 학생들을 위해 일해 오셨던 여성노동자들을 단지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일터에서 내쫓는 이러한 부당한 모습에 울분을 금할 수가 없었다. 또한 수업에 방해된다는 너무나도 이기적인 이유 하나만으로 이들을 손수 내치는 총학생회의 모습을 알게 되었을 때 같은 학생으로서 너무나도 부끄러웠고 죄송스러웠다. 이러한 부당한 모습들을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보고자, 그리고 어머니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보고자 4월 18일 울산으로 직접 올라가 집회를 참석하게 되었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처음부터 집회를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단위들의 힘찬 연대발언, 연대공연을 볼 수 있었다. 우리 동아대학교 학생은 ‘동아대학교 법학과 117주년 메이데이 실천단 5월의 민들레’ 라는 이름으로, 부산교대 학생은 ‘페다고지’라는 이름으로 많은 동지분들 그리고 어머니들에게 소개를 드렸고 부족하지만 연대발언, 연대공연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집회 마지막 순서로 어머니들이 직접 발언을 하셨다. 어머니들의 발언을 통해서 어머니들이 지금 얼마나 고통스러워하고 계신지, 얼마나 큰 한을 맺고 계신지 느

낄 수 있었다. 특히 어머니들이 걱정하고 계시는 부분은 바로 앞으로의 사회 모습이었다. 곧 사회를 이끌어갈 학생들이 남을 배려할줄 모르고, 자신들의 이속만을 채우려고 하는 모습들은 어머니들을 매우 큰 상실감에 빠지게 만든 듯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어머니들과 학생들의 연대라고 생각 하였다. 물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지는 않겠지만 어머니들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 들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이번 투쟁을 통해서 가장 크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 어떤 탄압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어머니들의 강한 의지! 강인한 힘이었다. 그리고 그 힘에 우리 학생들의 힘도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간절히 하게 되었다. 물론 우리 학생들의 힘은 미약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멍하니 멈추어 서 있을 수만은 없다. 앞으로의 가열찬 권리를 위한 투쟁을 위해 우리 학생들은 모두 함께 고민하고, 모두 함께 연대하여, 아직까지는 미약한 힘일 지라도 어머니들과 같은 강인한 힘으로 함께 키워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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