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호르몬의 주기에 따라 정확하게 피부트러블이 화~악 발생한다. 어렸을 때는 그런거 전혀 없더니만, 역시 서른을 넘으니 피부도 스트레스에 대한 포용력이 떨어진다. 여러가지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포용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2.
도대체.. 왜들 이렇게 말이 많은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올드보이에서 오대수가 왜 15년간 감금되었어야 하는지 절실히 알겠다. 오해와 의혹이 있으면 확인하고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령 속으로는 다르게 생각하더라도 최소한 우리의 규준은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래저래 뒷담화로 들리는 이야기들이 뭉게뭉게 나를 덮쳐오고, 자신들의 자리 찾기에 급급한 사람들 때문에 짜증이 난다. 나두 그저 비정규직일 뿐인데 언제 정규직이 될지 계속 이 일을 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초정절 불안정 상태에 있는데, 중간관리자라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하지만 참...
그 속에서 사실 따지고 보면 별 상관도 없는 내가 확인하고 다시 확인시켜줘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조막만한 공간에서 뭣들 그렇게 할 이야기들이 많은지... 하도 많은 얘기를 듣고 잔머리를 굴려야 해서 피부 트러블이 더 심해지는 건 아닌가 살짝 걱정된다.
사회생활 7년째... 말을 아끼는 것이 직장에서 살아남는 최우선임을 진작에 깨달았다.
#3.
도대체가 내 손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너무 많다. 보고서 수정해달라고 보내드린 파일에 거의 손을 안 대신 (그러면서도 나 보고는 꼼꼼히 다 '알아서' 고치라고 하신다.) 책임연구원도 그렇고, 프로젝트의 예산부터 계약서 작성에, 사업장 방문일정 조정에, 병원 세팅과 관련한 자잘한 문제들의 해결, 전공의들간의 갈등 문제, 그리고 왜 이렇게 오라는 사업장은 많은지...
이러다 보니 정작 하고 싶은 일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직까지 대부분은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대충대충 하면서 '케세라세라'를 외치면서 넘어가는데 요즈음 몇일은 그게 안 된다. 요즈음이라고 특히 유별나게 일이 많은건 아닌데, '참 힘들다. 내가 이러고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드는 요즈음이다.
호연지기의 부족이면 지리산 다녀와서 좀 좋아질 것이고, 호르몬의 문제이면 또 몇일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다.
#4.
정작 집에서는 생활비 드리는것 말고는 자식 노릇 못하는데, 그리고 하고 싶은 생각도 그닥 많지는 않은데... 원치 않는 곳에서 자꾸 자식 노릇을 강요한다. 부모 뜻 거스르고 하고 싶은거 하는 자식을 막고 싶어하는 것처럼 하고 싶은 일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권한이 없다 (대개 독자적으로 수행을 하는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보고만 잘하면).
이게 유사 가족 이데올로기 때문인지 그저 일 잘하는 중요 인물에 대한 통제인지 모르겠지만 목이 꽉 막히고 가슴이 답답할 지경이다. 지금 같으면 딱 내 몸을 반으로 잘라서 두분께 나눠드리고 싶다.
#5.
우울감이 오르락 내리락 한다.
나의 우울감은 지름신을 부르고,
나의 마이너스는 늘어간다.
크허~억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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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sili 2007/05/23 14: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대수 15년 감금 합리화 이론은 너무하심 ㅡ.ㅡ 근데 오해와 의혹은 '꼭' 풀어야만 할까???
해미 2007/05/28 23: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ongsili/ ㅋㅋ 너무 심하게 일반화를 했나요? ^^ 오해와 의혹은 풀어야 할 관계면 풀어야 하지만 풀지 않아도 되는 관계면 굳이 풀지 않아도 된다구 생각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