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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휴대폰 전화번호부를 아무 생각없이 넘기다 무심코 이제 필요없는 전화번호가 많다는 생각을 했다.
잠시 일때문에 임시저장했던 전화번호, 사실 앞으로도 전화할 일이 없을 것 같은 옛친구등 몇몇을 정리했다.
그러다 지우지 못하고 있던 몇몇 번호들이 나왔다.
비두, 샤말.....
참 열심히 활동했던 이주노동자들이었는데 노동운동, 노동조합 하자고 해놓고 정작 그들이 가장 힘들 때는 내가 곁에 있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나보다. 벌써 1년이 넘은 것 같다. 그러나 이제 전화번호를 알고 있어야 할 이유가 없기에 과감하게 지웠다.
그리고 아직도 지우지 못한 전화번호가 있다.
이젠 걸 필요도 받을 사람도 없는 전화번호다. 그걸 알면서도 목록에서 지우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부질없는 집착인가보다. 예전에도 죽은 후배 전화번호를 지우지 못하고 한 세월을 보내다 한번은 전화까지 해본적이 있다.
아무래도 한동안은 그냥 저장되어 있어야 할까보다. 죽은 선배가 전화번호가 있다고 해서 살아올리 만무하다. 내 삶이 더 성실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미 없는 사람이기에 그 사람의 흔적을 쉽사리 날려 버리는 것이 더 어려운가보다. 손쉽게 입력과 취소가 가능한 디지털 시스템도 사람들 마음에 남아 있는 여운을 감당할 수는 없기 때문일 것이기도 하다.
잊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분명히 알고 있는 만큼 삶에 대한 무게가 더해진다. 삶의 무게를 운동의 무게로 온전히 옮기는 일이 다른 운동과 함께 앞으로 내가 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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