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2007/12/16

 

 

언제나 나는 봄에 여행을 떠나고싶었다

봄이라는 계절이 미처 좋은줄을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순간까지는 모르다가

처음으로 교실이 아닌 따뜻한 햇볕을 온몸으로 받는 곳에서, 봄을 느끼는 순간 봄과 완전히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어쩐일인지 단한번도 봄에 여행을 떠나지 못했다

5년간 봄마다 내 일기장을 가득 채우던 하동이라는 이름의 고장은 여름에 찾게 되었었고

5년간 봄마다 나를 괴롭히던 바다는 늘 한해를 돌아 겨울이 되어야 찾곤했다

내년 봄에도, 나는 여행을 가지 못할 계획이다

 

살랑살랑한 봄바람속에 걷고 또걷고 또 걸어보는것이, 한번쯤 꼭 해보고싶은 일이나 언제쯤 가능할련지 장담할수가 없다

어쩌면 하루하루 살면서 더욱 멀어지는듯도 하다

 

언제부터였는진 모르지만 난 내 인생을 80%인생이라고 생각하며 살게되었다

완벽하지도, 완전히 부족하지도 않은 성취도를 보여주는 내 인생이 바로 80% 내인생이다

질리고 질릴때까지 해보기보다는 80%에서 손을 거두곤했던 버릇이 나를 80%인생으로 만들었다

그래도 80%, 꽤 괜찮은 성과 아닌가.

 

바라고 바래도 가지못한 봄 여행길같이 20% 안달복달 마음이 있어야 사는것 같아졌나보다

80% 모지랭이 인생, 싫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대선 심경

 

 

 

 

"이명박이 대통령되면 난 이민갈거야, 이명박 치하에서 어떻게 살아!? 깔깔깔"

 

5년간의 호언장담을 어찌 갚을꼬 ; _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겨울비

 

 

 

날씨 더럽다

겨울에 날씨가 더럽다는 생각, 별로 안해봤는데

겨울비는 정말 더러운 날씨다

힘찬 여름비차럼 시원하지도 않고

봄비처럼 의미깊지도 않고

가을비처럼 새 계절을 가져다주지도 않고

마냥 쓸쓸하고 처량맞게, 반기는 사람 하나없이 혼자 떨어진다

 

겨울비는 또 왜 그렇게 두껍기도 두꺼운지

하늘에서 미처 굳지 못해 눈으로 축복받지 못한 겨울비는

땅에서 살짝 굳어 그마저 더 밉상이다

 

아마도 겨울비도 많이 쓸쓸할거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겨울비가 오는 날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장래희망할머니

 

 

 

오, 이런 세상에.

나는 아직도 너무나 어렸구나

 

 

술도 마시지않고, 담배도 피지않는 나는

폭식으로 인해 위가 망가진듯하다

요즘 내 버릇은 완전 초킹왕짱 과식

끝까지 먹어치우고 눈물이 고이게 기침을 해내고 난 뒤에야 조금 속이 편하다

터질듯한 배를 느낄때마다 내 인생이 어찌나 한심한지.

 

 

소식하고 살면, 조금 더 인생이 쿨해질까

그다지 기뻐하지않고 그다지 슬퍼하지 않는것이 어른이라면

나도 언젠간 쿨한 어른, 되고싶다

 

사실 꼭 어른이 된다기보다는

주름살이 행복한 할머니가 되고싶지만 말이지.

 

 

 

 

장래희망: 할머니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12/09

 

 

 

1.졸립다. 하지만 결코 자지않고 지금까지 참았다

 

2.드디어, 등을 보였다.

 

3.힘내서살고싶다. 감성에 젖어 살지 않겠다.

 

4.마냥, 하루하루 살거야. 잘했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후지다

 

 

 

난 되게 후지다

표현하는것도 후지고, 감정도 후지고, 글씨체도 후지고, 걸음걸이도 후지고, 지식도 짧고 후지기 그지없으며, 심지어 얼굴형도 엄청 후지다

맨날 나는 나 하는 짓 생각하면서

어쩜 이렇게 사람이 후져!

욕한다

원래 난 맨날 나 이쁘지? 그러는데 솔직히 하나도 진심이 아니다

 

 

 

 

 

자꾸 대따 후진 꿈을 꾼다

내가 화장실에 앉아있는데 사람들이 다 손가락질을 하면서 날 보는거다

분명히 문이 있었는데 어느새 대로변에 하얀 변기와 바지내린 나만 앉아있다

이런 후진꿈에 깜짝 놀라 깨어나면

여전히 하얀 천장만 보인다

반쯤은 안심하고 반쯤 도로 심란해진다

 

 

 

 

아, 꿈

내가 몸이 안좋을때 늘 꾸는 꿈이 있다

난 수면의 과학을 보고 깜짝 놀랬는데

거기서 주인공이 막 큰 손을 흔드는 장면이 있는데 완벽하게 내 꿈과 닮았다

모든게 약간 흔들리고, 어지럽고, 뭔가 내 몸이 내가 주체가 안되고 세심하게 힘은 들어가지 않으면서 비대해지기만 한 느낌의 손

그리고 또 한가지는 침대위에 누워있는 내가 한없이 작아지면서 천장이 멀어지고, 바닥은 위로 둥둥 뜨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이건 좀, 보편적으로 많이 느끼는 것 같다

불쾌한 어지러움이 느껴진다

 

얼마전엔 처음으로 가위에 눌렸다

차에 타서 졸고있었는데

내 머리위로 심슨이 나타나서 저주를 걸었다

심슨이 자기랑 결혼 안하면 일어날 수 없다고 했다

이로서 나는, 국제적으로 결혼만 하고싶은 타입이 된것에 그치지 않고 가상의 세계에서까지 결혼만 하고싶은 타입으로 등극하였다

슬프다..

움직이지 못했다

아, 이게 가위에 눌리는거구나 싶었고, 목이 아팠다

어떻게 깨야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다시 잤다

심슨이어서 다행이었다

가위도 참 후지게 눌렸따

 

 

 

 

 

 

옛날엔 어린이는 작은 어른의 대접을 받았다고하던데 어린 천재들이 등장할 수 있었던 이유중의 하나가 그것이라고 한다.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것은 역시 대단한 걸지도.

어쨌든 내가 이 일기를 스스로 초등학교 3학년 일기다, 라고 한다면 초등학교 3학년 비하발언이될것같은 기분이 든달까.

 

12월 6일의 일기. 마침

아, 날씨는 눈 잠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12/05

 

 

아마 두사람정도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사람이 내가 누군지 모를 작은 공간에 겨우 숨통을 트고 살았다

밧데리가 한칸 남은 공포,

신호가 한계단밖에 잡히지 않는 공포,

인터넷이 하루종일 연결되지 않는 공포,

핸드폰을 잃어버린 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두운 골목.

이대로 내가 사라진다면 며칠만에 당신이 알아차릴까, 라는 무서운 상상에서도

가까스로 벗어나 있었다

 

하루하루 세끼를 여전히 먹고 살았다

여전히 많이 걸었고, 많이 떠들었다

겨우 그렇게 살았다

 

 

그냥. 나는 그냥. 별뜻이 없어

늘 그렇듯 별 뜻이 없었어

같잖은 넋두리로 채워가는구나

괜찮아, 귀엽잖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12/04

 

 

가장 불행한 사실은,

이토록 내 행복에 자신이 없어진 나 자신이다

자신을 놓아버리고자, 나를 미워하지 않고자, 나를 자해하지 않고자 떠났던 길고 긴 여행은

다시 돌아 원점에서. 나를 미워하게 되었다

원망과 불행, 모두 놓아버리고 용서하는 마음만이 남기를.

항상 웃지 못해도, 한번 웃음에 진심다해 목놓아 웃을 수 있기를.

 

기다릴 수 있어

그리고 한발씩 떼놓으며 살아갈거야

큰욕심 부리지 않고, 내가할 수 있는 깜냥에 불과한 내 인생 내 몫만큼을

조곤조곤히 살아야지

 

잘 할 수 있을거예요

그대도 나도 이시간 지나면, 즈금은 나아질거라고 기대는 해보자구요

내맘대로 되지 않으니 인생 아니겠습니다

우주의 구원을 가장 열정적으로 기다립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12/01

 

 

살아왔던 짧은 시간중에 경험한 슬픈일은 내게 중요한 사람에게 내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 감정의 정체에 대해서 난 여전히 대답할 수 없다

정치적으로 옳은가, 그렇지 않은가, 피해라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까

어떻게 질문을 던져도 이것은 결국 가장 더러운 바닥의 나를 보는듯한 것인지라 무어라 쉽게 이야기하기가, 어렵다

 

내가 가장 힙냈던 사람이 나에게 불신을 이야기할때 물러설곳이 없었다

결국 나는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었다고 돌아설듯하여 아슬아슬한 그 마음이

쿡 찔린 이 마음이 갈곳이 없어

여전히 권력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말해준다

 

고뇌하되 고통받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던 시간들이 무색하게도

고통이고 고뇌고를 생각하기에 앞서 예견된 일들에 대한 선택을 했던 나만이 남았다

온전히 남은것은 또 나 혼자야

각자의 무게에 대해서 난 할말이 없다

 

환상

환장할놈의 환상

 

 

 

희망없는 내일에 걸어야하는 일이 또하나 늘었다

끊기, 무책임한 욕망만이 남더라도 끊자는 생각조차 끊기.

 

요즘처럼 희망없는 날들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뻥하고 터질것같은 허공이다

좀 더 따뜻하게 살고싶어,

나를 살리고 서로를 살릴  따뜻함이 필요하다

독약같은 관계는 단한번도 원한적이 없다

결국, 아무것도 날 기다려주지 않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질문

 

 

그녀가 나에게 질문했다

넌 행복을 준비하며 사는게 아니라 슬프지 않기위해 사는구나,

잠시 ,또 머뭇거렸다.

 

 

 

 

 

 

지겹다. 조금은

 

 

 

 

 

 

 

세상은 이렇게 돌고 돌아도 똑같은 것일까, 다시는 이런것 생각하지 않고 사는 계단이 나타날까

 

 

 

 

 

 

 

 

매일매일 꿈을 꾼다

앞치마를 입고 빙글빙글 돌던 작은 부엌, 모나미펜으로 죽죽 내려긋던 하얀 연습장, 담배냄새, 도자기 술병, 이층으로 올라가는 빙글빙글계단, 엉덩이가 푹꺼진 쇼파, 맥주한잔 따라놓고 죽 누워 책을 읽던 곳, 얼음에 달콤한 사이다, 때로 직직- 미끄러지던 빨간 타일 화장실.

이 풍경이 그리운 이유에 대해서 난 또 무수한 질문을 나에게 던져야하나. 아니, 굳이 답이 필요할까,

그저 그리운 그대로 거기에만 있어보자

숫자보다 이름보다 이미지와 향기에 강한 내가 남을테니 결국 내가 이길거야

 

 

 

 

 

 

 

 

 

 

 

오늘까지의 모든 일들, 일단 모두 고맙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