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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식

 

 

기억이 스스로 증식하고 있다.

주렁주렁 동그란 기억들에 밀리고밀려

콱, 하고 막혀버리는 목.

 

슬프지 않기위해 잡고있던 시간들이 또다시 울고있다

싫어싫어싫다

오늘은 아니어야한다 내일도 아니었으면한다

당분간은 아니었으면하는데, 이미 그러하다면 알때까지는 절대로 모르고싶다

알아도 모른다

최대한 생각하지 않거나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며 조용히 견디면,

그나마 늘 괜찮았던 나의 징크스대로

꼭꼭 숨겨놓고 참고참고 살아야지 제일 좋은 날이 올거라고, 백번쯤 생각하고 있다

 

마지가 말했지

넌 여자잖니, 여자는 언제나 참을 수 있도록 태어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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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 going

 

 

'최악이다'

그래도 그냥 가던길 가라

희망은 이미 다 팔렸단다

 

철모르고 피어난 꽃이라하여도, 봄을 시샘하지 않는 법이라고

아버지가 말씀하셨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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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다이어리를 펴 들면 2006년이라고 무심결에 쓰고말아

11월인데, 아직도 자꾸면 10월이라고 쓰고있어

오늘은 어쨌든 2007년인것같고 11월이고 15일인데 난 그걸 영 잘 모르겠네

2008년이 진짜 온다는 사실이 새삼, 또다시, 끔찍할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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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3

 

 

 

언제나 나는 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만했었다

한때는 지칠줄 모르는 호랑이처럼 잘 내달리고 있다는 자신감에 찼었지만 돌아본 내 발자국은 채 여물지않은 고양이만도 못해, 한없이 나를 부끄러워했던것이 내 첫번째 잘못이었다

그 잘못으로부터 얼굴을 들지 못하고 상처에 전염되고 외로움에 전염되고. 아무것도 아닌 내가 나로부터 도망치면 모든것이 지워지는줄 알고.

언제나 그렇듯 어색한 눈짓과 말투로 짐짓 어른인척 살아만왔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나인지, 도로 나의 몸속을 찬찬히 돌아보아야겠다

힘껏 손뻗고 발뻗어, 최초부터 최후까지. 내몸구석구석 안닿는곳 없이 비비고 문대면서

느낌도 온도도 모양도, 모두 기억할거야

누구에게도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방법은 언제나 좋은 나인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아는건데

본것만 많아 욕심만 앞서고, 아무것도 할줄아는 것없던 실속없는 한 사람은 미처 몰랐던 사실이었다

누군가의 앞에서는 한없이 부끄러워하고, 끊임없이 그 기억을 재생시키며 혼자 잠을자던 이불속에서도 갑자기 얼굴이 빨개지고 이불속으로 숨어버리던 멍청이가 있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

부끄러워할 망정 지우고싶은 기억과는, 지우고싶은 나와는 조우하지 않겠다

사실, 또 그렇게되겠지만.

 

 

유리를 넘어 들어오는 따뜻한 햇볕, 약간의 부산함, 커피와 담배

종로거리 메가폰소리, 덜덜추운 여의도 칼바람

책방의 책냄새, 주르륵 놓여진 색색깔 '이번호' 책들. 조금지났어도 그자리에 놓아둔 좋은 책들

이른아침 버스의 공기. 때론 함께가는 길에, 때론 나만 역행하는 길에. 역행하는 길엔 술냄새와 피로도 함께

첫차를 기다리며 눈비비는 시간, 수업에 늦어 뛰어오르는 언덕

뜬금없이 일없는 날이면 해지는 시간 저녁을 대신해 나에게 대접하는 배부른 영화한편

늘 가겠다고, 떠나겠다고 숱한 결심만을 날리며 보냈던 봄날과 가을의 어느날들

습한공기,

더러운 쓰레기,

화장실 냄새,

떡볶이 포장마차,

김밥천국의 천원짜리 김밥과 물한병 모두

모두 진짜 내것이었던 때에

난 좀 더 좋은 사람이었어야했다

이제와서 생각한들, 1달을 잠으로만 보내는 것만 못한것 뿐들이다

지워진 시간, 사라진 시간말고 실재할 미래의 시간이 현재로 오는 시점에서의 현재를 만들어가는 과거의 인간이 지금에 존재해야한다는 것만이 중요하다

 

 

 

나는 나, 결코 조급해하지 않는다. 이로서 "완벽하게" 다시 원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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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지않다

 

 

 

둘곳없는 눈의 사치를 생각하면

그리 나쁠 것 없다

 

지나갈 시간이라 생각하면

그리 나쁠것은 많지 않다

 

 

 

기억에서 추방하는 해방따위 있을턱이 없다

느려도 더듬더듬,

한번 웃어도 진심으로 웃을 수 있다면

젊고 가난한것, 비참하지 않아

 

 

 

 

kiss to whole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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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어쩌면 지치고 질린이도 있겠지, 똑떨어지게 발음되는 저 짧은 단어에.
가끔은 너무 잔인하게 느껴져 깊은 고깃덩어리속에 엉겨붙은 핏덩이가 이것인가 싶기도하다

너무 큰 기대도, 너무 큰 절망도 없이 엷은 미소하나로 살아질 수 있는 세상이면 참 좋겠다

 

비극의 반복은 희극이라던데
아직도 인생의 소울메이트 한명쯤 어디선가 역시 날 찾고있을거라고 생각하면 바로 내가 희극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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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

 

 

호두가 이렇게 열리는줄은 몰랐다

난 호두 땅콩 맨날 비디오보면서 옆구리에 끼고 먹는데

그러면서 호두가 어떻게 열리는지도 몰랐으니 참 문제다

 

 

모든 과일이 딸기와 함께 익어간다고 착각하는 사람은 포도에 대해서 단 한가지도 모른다고 비난했지만

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호두파이, 호두조림, 호두튀김, 호두과자,호두호두호두!가 열리는 방법도 몰랐다

 

 

 

다행인건... 미니홈피에 올렸더니 다른사람도 좀 모르는것 같더라는거. 하하

 

 

 

 

 

마당에 있던 호두나무(난호두나무인지도 몰랐지만)에서 올해 처음으로 호두를 주렁주렁 달았다

 

 

 

 

 

 

 

 

열매는 사과처럼 단단하다

열매를 따 놓으면 혼자 삐적삐적 마르는데, 그때 살짝 까보면 갈색의 호두가 튀어나온다

이제 까진 호두를 또 빠짝빠짝 말려야 그 안에서 고소한 호두가 나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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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 또순이

 

 

똘이랑 또순이가 우리집에 왔다

이름은 할머니의 작명센스...

 

남은 밥이 아까워서 개를 키운다지만 사실 난 알고있다

할머니는 강아지를 "무척" 좋아하신다

한 십오년?전에 똘똘이라는 강아지가 있었는데 이름 그대로 참 똘똘했다

할머니 졸졸 따라 논이며 밭이며 개울가까지 안따라다니던데가 없던 예쁜 강아지였는데

그 똘똘이가 차에치여 사고로 죽고난 뒤로는 할머니는 손주며 키우는 강아지는 키우지 않았다

(뒤뜰에 메어놓는 복날용 강아지는 이따금;;;)

하지만 똘이랑 또순이가 또 와서 귀염을 떨고 있다

또순이는 예전 똘똘이랑 되게 닮았네...

 

 

 

예뻐라 쓰다듬어주니까 엄청 잘 따른다 : )

 

 

 

 

 

할머니네 밥먹으러 갈때마다 반겨주는 또순과 똘

앞에 까만아이가 또순이고 뒤에 하얀아이가 똘

 

 

 

 

 

 

 

 

 

 

 

 

 

 

 

 

 

 

 

 

 

 

 

 

 

 

 

 

 

 

 

 

 

 

또순만 잡아주자 열받은 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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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8

 

 

난 분명히 봄가을을 탄다

완연히 더운 여름이나 완연히 더운 겨울에는 핑계삼아 오락가락이지만

애매한 봄과 가을이되면 괜히 이런저런 변화를 준비해야할것 같은 버벅거림이 생긴달까,

 

오늘은 침대의 이불을 한결 도톰한 것으로 바꾸어 깔았다

긴팔과 긴바지를 꺼내어 입는것이 당연한 하루였다

절반남은 봉숭아물만큼이나 어설픈가을이나마 한껏 즐겼다

 

 

어서 추워지면 쌀쌀한 설악산 밑자락에서 보골보골 끓는 순두부를 먹고싶다

운전을 배워야겠다

그러면 엄마아빠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삶의 기술이 한가지쯤은 나아진다

차를 갖는일은 엄청 요원하지만말이다

 

 

오늘

김치담는 엄마와 함께하지 않고 모른척 앉아있었던 것은 오늘 나의 하루속에서 가장 잘못된 행동이었다

계속 죄책감에 시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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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7

 

 

하루하루가 흘러가는게 야속하기만하다

허투로 지나가기만하는 시간이야 없겠지마는

나만큼은 낭비하고 살아가는 듯 하여서

너무 좋은데 너무 싫다

 

다시한번 꼭 끌어안는 가슴이 필요하다

난 빳떼리가 이틀에 한번씩 떨어지나봐...

 

 

빳떼리 쎈 인간이 되고싶어!

진득하게 한곳을 바라보는 나의 시간을 가진, 나의 속도를 아는 사람이 되고싶어

이마저도 조급히 생각하는 나에겐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고비와 고비의 바램이지만,

그래도 한번쯤 진짜진짜 좋은 일도. 좋은 날도 와주겠지

 

 

 

 

 

 



 

 

내가 아는 한에서는 자폐나 아스퍼거에 대한 성급한 생각을 하게 할까 걱정스러웠지만 그거랑 별로 상관없이 나에겐 좋은 영화였다

몽땅 다른 한 사람을 타인으로서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이 지금의 나로는 역시 부족하다는 것만 이해했다

역시 난 아직 잘 모르겠다

뭐가 사랑을 하는 바른 방식인지 전혀 모르겠다

상처주지 않는다는게 뭔지도 모르겠고

그냥 난 좀 피곤할 따름.. 그리고 (아니 그래서) 지치지 않으려 노력할 따름

 

 

한사람을 이해하는 것도 이렇게 지난하기만한데

어떻게 두사람 세사람을 사랑하는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 일일까

자녀가 1명이든 3명이든 비슷한 가계규모의 가정에선 비슷한 교육비지출을 한다는 통계가 있던데

두명이든 세명이든 그 노력은 어쩌면 비슷할지도 모르겠네

그럼 한사람에 대한 수고는 줄어드나

한사람의 자녀에게 추가되는 비용이 클수록 실제로 필요하지않은 허수적인 교육비도 크겠지

걱정과 두려움같은 감정의 크기에도 허수가 많다면 사랑의 대상이 많을수록 잘못 낭비된 감정은 수거될 수 있을라나

어쨌든 지금은 패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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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3

 

 

오늘 친구가 그랬다

자신은 언제나

좋아도 너무 좋아하지 않고

싫어도 너무 싫어하지 않는 듯이 사는게

옳다고 배워왔다고,

 

이런 뜨끈미지근한 녀석.

 

 

하지만 불현듯 갑자기 궁금해졌다

 

삶에 대한 한 사람의 태도와 살아가게되는 삶의 관계가.

 

 

 

 



 

 

난 좀 성질급하고 촌스러워서, 성급한 질문이 튀어나올뻔 했지

어쩌면 그렇게 한발 양보하고 물러서서 감상하고 있는 틈에 현실은 너무 뜨겁게 가고 있지 않냐고 되묻고 싶기도 했다

언제나 부유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심장을. 아니, 여유로운 위장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이야기해야할까

미쳐돌아가는 세상에 같이 미쳐돌아가야한다고

혹은 돌아선 안된다고

어디로가야할지도 무엇을 해야할지도 당장의 일에 대해선 한치도 없이 뿌옇기만한 인생이

남의 갈길을 뭐라할 수 없었다

 

 

 

살아가며 증명한다는 말이 바로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말이네

그래, 천천히

나도 살아가며 증명할 수 있도록 노력할래

어느순간도 게을러지지 않기 위해서 노력할게

 

 

 

그렇게 혼자 또 약속하고 땅다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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