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1. 트럼프가 동북아 순방 중에 세운 세계 신기록
2. 한미정상회담은 하나마나한 회담이었다
3. 세계의 이목 집중시킨 트럼프의 ‘위문공연’
4. 미치광이 선장의 난파선에 오르려는가?
5. 2017년 9월 16일로부터 60일 지나면
6. 세계의 이목 집중시킨 트럼프의 ‘고백’
▲ <사진 1> 이 사진은 2017년 11월 7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 환영식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꾜, 서울, 베이징을 차례로 순방하기 직전 미국 언론매체와 대담을 진행하면서 자신의 순방이 역사적이며 긍정적으로 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하였다. 당시에는 그가 왜 자신의 동북아시아 순방에 대해 그처럼 커다란 기대를 걸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의 순방이 끝나고 난 뒤 사연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동북아시아 순방 중에 부동산재벌총수 출신으로서 자기 수완을 십분 발휘하여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약속과 구매약속을 받아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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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럼프가 동북아 순방 중에 세운 세계 신기록
도꾜, 서울, 베이징으로 이어진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의 순방이 끝났다. 그 이후 그는 베트남 다낭, 하노이, 필리핀 마닐라를 거쳐 백악관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는 순방길에 오르기 직전인 2017년 10월 25일 미국 텔레비전방송프로그램 <팍스 비즈니스 넷웍(Fox Business Network)>에 출연하여 대담하는 중에 자신의 동북아시아 순방이 “바라건대, 역사적이며 긍정적(historic and positive)”으로 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하였다. 당시에는 그가 왜 자신의 동북아시아 순방에 대해 그처럼 커다란 기대를 표명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의 동북아시아 순방이 끝나고 난 뒤 사연을 알 수 있었다. 아래에 열거한 사실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1>
첫째,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6일 일본 도꾜에서 미일정상회담을 진행한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일본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평등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장에의 접근을 확보해 무역적자를 해소하겠다”고 말했고, “미국은 세계 최고의 군사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이) 미국의 군사장비를 구입하면 (일본 열도) 상공에서 북조선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미일무역에서 미국이 떠안은 적자를 축소해야 한다는 것과 일본이 미국산 무기를 수입해야 한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그런 요구를 받은 아베 신조(安培晋三) 일본 총리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와 마익 펜스(Mike R. Pence) 미국 부통령이 주재하는 미일경제회담에서 무역과 투자에 관한 협력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답변하였고, “일본의 방위력을 질량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대량의 (미국산 군사)장비를 사지 않으면 안 된다”고 화답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 주일미국대사관에서 일본 대기업경영인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는 중에 “미국과 일본의 무역은 공정하지도 개방되지도 않았다. 미국은 오랜 기간에 걸쳐 대일무역적자로 고생해왔다”고 지적했고, 아베 총리에게는 미국과 일본의 무역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하면서 “하루빨리 가시적인 결과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재촉까지 하였다. 그런 압박을 받은 일본은 이번 미일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에 70억 달러(8조5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월 6일 일본 방문을 마치면서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이런 글을 남겼다. “나의 일본 방문과 아베 총리와의 우정은 위대한 우리나라를 위해 많은 이익을 낼 것이다. 막대한 군사 및 에너지 주문들이 오고 있다+++!(Massive military & energy orders happening+++!)” 일본으로부터 막대한 무기구매주문과 상품구매주문을 받아낸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이 얼마나 좋았으면, 문장 맨 끝에 “+++!”라는 특이한 부호를 덧붙이면서 자신의 흥분된 감정을 드러냈겠는가.
둘째, 한국 언론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서울방문 중인 11월 8일 대기업경영인들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42개 한국 대기업들이 앞으로 4년 동안 173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고, 막대한 미국산 상품을 수입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는데, 그 규모는 748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거기에 더하여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로부터 막대한 규모의 미국산 무기를 수입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는데, 무기수입규모는 69억2700만 달러(7조8,00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하는 중에 중국 대기업들이 총 2,535억 달러(약 280조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경제협력사업을 미국 대기업들과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물론 그것은 구속력이 없는 약속이기는 하지만, 2,535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약속하였다는 점에서 그 분야의 세계 신기록이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도꾜, 서울, 베이징을 차례로 순방하는 중에 부동산재벌총수 출신으로서 자기 수완을 십분 발휘하여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약속과 구매약속을 받아냈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의 동북아시아 순방이 “역사적이며 긍정적”으로 되기를 바랐던 그의 기대는 그런 식으로 충족되었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11월 7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 확대회담 장면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예정시각보다 일찍 끝났고, 정상회담 직후 관례적으로 열리는 언론설명회도 없었으며, 한미정상회담에 관한 공동성명도 발표하지 못하고 공동언론발표문으로 대체하였다. 이것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중요한 의제가 논의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울에 나타난 가장 중요한 목적은 정상회담이 아니라 국회연설이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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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미정상회담은 하나마나한 회담이었다
일반적으로, 미국 대통령의 외국방문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은 그가 방문하는 나라의 국가수반과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의 서울방문은 예외였다. 그는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건성으로 진행하였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아래와 같다.
첫째, 한국 언론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모여앉아 차를 마시며 잠시 환담을 나누던 중, 문재인 대통령 부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회담이 일찍 끝나서 모든 게 잘 된 것 같다”고 말을 건넸고, 트럼프 대통령은 “서로를 잘 이해하면 대화를 오래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길게 얘기할 필요도 없었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것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별로 할 말이 없어서 회담을 대충대충 끝냈다는 뜻이다. <사진 2>
둘째, 일반적으로, 미국 대통령이 다른 나라를 방문하면,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관례에 따라 백악관 고위관리가 취재진 앞에서 정상회담에 관한 언론설명회를 진행하게 된다. 예를 들면, 이번 도꾜방문 중에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고위관리가 언론설명회에 나왔고, 베이징 방문 중에는 그보다 급이 높은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국무장관이 언론설명회에 나왔다. 정상회담의 중요도에 따라 언론설명회에 나오는 관리의 직급이 달라진다.
그런데 이번 서울방문 중에는 그런 언론설명회조차 열리지 않았다. 이것은 한미정상회담에서 중요한 의제가 전혀 논의되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중요한 의제가 없었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은 그 회담을 건성으로 대하다가 예정시각보다 일찍 끝냈던 것이다.
셋째, 2017년 11월 8일 청와대와 백악관은 한미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문을 내놓았다. 지난 6월 30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는 공동성명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격이 낮은 공동언론발표문이 나왔다. 이것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중요한 의제가 논의되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또 하나의 증좌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중요한 의제가 없어서 회담을 건성으로 진행하다가 예정시각보다 일찍 끝냈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서울에 나타난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한미정상회담이 아니었던 것이 분명하다. 그가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가장 중요한 목적은 국회연설이었다. 그는 국빈으로 한국을 방문해야 국회에서 연설할 수 있었으므로, 잠깐 스쳐지나가는 1박2일 방문일정에 국빈방문이라는 허울을 씌워놓았던 것이다. 속사정이 그러했으니, 그가 정상회담보다 국회연설에 더 신경을 썼던 것은 당연한 이치다.
3. 세계의 이목 집중시킨 트럼프의 ‘위문공연’
트럼프 대통령은 서울에서 베이징으로 출발하기 직전인 2017년 11월 8일 오전 국회에서 34분 동안 연설하였다. 그가 이번 한국방문에서 가장 중시한 국회연설과 관련하여 아래의 사실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연합뉴스> 2017년 11월 8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에서 연설하기 하루 전인 11월 7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한 다른 준비는 다 잘 되었는데, “붐업이 걱정”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활기가 넘쳐나지 않아 걱정이라는 좋은 우리말을 써야 하는데도, 그 무슨 ‘붐업(boom up)’ 따위의 국적불명 외래어를 분별없이 섞어 쓰는 것은 민족정신을 해치는 짓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연설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 이야기해주면 도움이 되겠나?”고 물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그러면 큰 도움이 되겠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연설을 시작하기 직전 백악관에서 미리 준비해온 연설문의 일부를 급히 고쳤다. 바로 이것이 “그리고 몇 달 뒤에 여러분은 제23차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것이고 훌륭하게 해낼 것입니다. 행운을 빕니다”라는 문장이 그 연설문에 첨가된 사연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거리를 풀어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의와 배려가 돋보인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7년 11월 8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에서 연설하는 장면이다. 그의 뒤에 앉아있는 정세균 국회의장은 뭐가 그리 좋은지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연설에서 한국을 '지상낙원'처럼 묘사하고, 조선을 '생지옥'처럼 묘사하였다. 그의 국회연설은 미국이 한국을 저버리고 조선과 직접협상을 시작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문재인 정부를 다독여 안심시켜주는 34분짜리 '위문공연'이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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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17년 11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내일 있을 나의) 국회 연설에서 좋은 메시지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가 말한 ‘좋은 메시지’라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듣기에 좋은 메시지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연설에서 문재인 정부가 듣기에 ‘좋은 메시지’를 전할 터이니 안심하라는 뜻으로 그렇게 말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2017년 11월 7일 보도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한 중에 문재인 정부에게 “세련된 안심의 메시지(a message of measured reassurance)”를 안겨주었다고 지적하였는데, 그것은 정곡을 찌른 지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연설에서 문재인 정부를 안심시킨 메시지라는 것은, 한국을 ‘지상낙원’처럼 묘사하고, 조선을 ‘생지옥’처럼 묘사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한국에게는 낯간지러운 극찬과 칭송을 안겨주고, 조선을 향해서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능멸과 모욕을 내뱉은 것이다. 바로 그럼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연설은 문재인 정부를 다독여 안심시켜주는 ‘위문공연’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4. 미치광이 선장의 난파선에 오르려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저버리고 조선과 직접협상을 시작하면 어쩌나 하는 안보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는 자신을 다독여주고 안심시켜준 호의와 배려에 감동하였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자신의 격동적인 심정을 고백하였다. <연합뉴스> 2017년 11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단독회담 중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배를 탄 동지”라고 고백하였다고 한다. 그 고백은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이 생사운명을 같이하는 관계라는 뜻이다.
원래 미국인들은 위험한 상황에 함께 빠졌을 때,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we are in the same boat)’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조선으로부터 초강경한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받는 위태로운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빠진 것을 빗대어 그런 표현을 쓴 것일까?
친미사대부문에서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던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자신이 미국 대통령과 생사운명을 같이한다고 고백한 사람은 없었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을 트럼프 대통령과 생사운명을 같이하는 ‘동지’라고 고백한 것이야말로 친미사대의 극치라고 말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동지관계’는 호칭에서도 나타난다. <동아일보> 2017년 10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2017년 9월 4일 조선이 열핵탄두기폭시험을 단행한 직후에 진행된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재인, 돈 워리(Jaein, don't worry)”라고 말하며 그를 안심시켰다고 한다. 이 영어문장은 “재인아, 걱정하지마”로 직역된다. 그 보도기사에서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을 아랫사람을 대하듯 “재인아(Jaein)”라고 자주 부른다고 하니, 제3자가 듣기에도 너무 거북스럽다. 사석에서도 그렇게 부르면 아니 되거늘, 하물며 공식적인 전화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은 친근감을 표시하는 행동이 아니라 상대를 깔보고 업신여기는 행동이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7년 11월 7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 환영식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얹고 걸어가는 장면이다. 매우 다정해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단독회담 중에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배를 탄 동지라고 고백하였다. 하지만 그는 깊은 착각 속에 빠져 헤매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대중지지율이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최저로 추락하였을 뿐 아니라, 미국인들이 탄핵대상으로까지 지목한 미치광이 선장의 난파선에 함께 오르고 싶은 것일까?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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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인아”라고 부를 때마다, 문재인 대통령도 상호성의 원칙에 따라 그를 “단(Don)”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영어단어의 앞에 나오는 O를 단모음으로 쓰는 미국인들은 ‘도우널드(Donald)’라고 길게 발음하지 않고 ‘다널드(Donald)’라고 짧게 발음하는데, ‘다널드’라는 이름을 친근하게 부를 때 ‘단’으로 줄여 부른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공석에서건 사석에서건 ‘아메리카제국 황제의 존함’을 함부로 부르지 못한다. 이런 사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상하관계를 ‘동지관계’로 착각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사실들이 말해주는 것처럼,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깊은 착각 속에 빠져 헤매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대중지지율이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최저로 추락하였을 뿐 아니라, 미국인들이 탄핵대상으로 지목한 미치광이 선장의 난파선에 함께 오르고 싶은 것일까?
한미정상회담 중에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생사운명을 같이하는 ‘동지’라는 예상하지 못한 발언을 들으며 기분이 한껏 좋아진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은 위대한 지도자로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는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3자가 듣기에도 민망한 대화가 그 정도로 끝났더라면 좋았으련만, 문재인 대통령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북한의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 역시 세계 역사상 위대한 지도자로 남게 될 것”이라고 아부하였다고 한다.
5. 2017년 9월 16일로부터 60일 지나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7일 청와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진행한 직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중에 취재기자와 이런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트럼프 - “(생략) 아시다시피,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모함 3척을 보냈고, 그 항공모함들은 지금 자기 위치를 정하였다. 또한 핵추진 잠수함 1척도 자기 위치를 정하였다. 우리에게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사실상, 나는 한 걸음 더 나갈 것이다. 우리는 결코 (무력수단을)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게 말하는 것과 더불어, 나는 (조선이) 협상탁으로 와서 (미국과) 협상하는 것이 북조선에게 의미 있는 일이고, 북조선 인민들과 전 세계 인민들에게 좋은 일이라고 정말로 믿는다. 나는 어떤 움직임을 본다(I do see certain movement).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두고 보자.”
취재기자 - “(조미) 직접대화에 대해서는?”
트럼프 - “나는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
취재기자 - “알겠다.”
트럼프 - “나는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 당신도 그 점을 이해할 것이다.”
발언배경과 발언의도를 꿰뚫어보지 못하면, 위의 인용문은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는 난해한 질의응답으로 들린다. 그 난해한 질의응답의 이면을 꿰뚫어보면 아래와 같은 장면들을 만날 수 있다.
(1)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느닷없이 항공모함 3척에 대해 언급하였던 때로부터 하루가 지난 2017년 11월 8일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3척이 동중국해로 몰려들었다. 니미츠함(USS Nimitz), 시어도어 로저벌트함(USS Theodore Roosevelt), 라널드 레이건함(USS Ronald Reagan)이다. 미국 해군 항공모함의 현재 위치를 추적하는 웹싸이트를 보면, 니미츠함은 지난 11월 5일부터 남중국해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지난 10월 31일 괌(Guam)의 애프라항에 기항하였던 시어도어 로저벌트함은 11월 4일 필리핀해로 북상하여 대기하고 있었고, 라널드 레이건함은 지난 10월 26일 부산항을 떠나 동중국해에 머물고 있었다.
미국 항공모함 3척이 동중국해에 몰려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동중국해에서 그런 이례적인 일이 일어났던 2017년 11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서울을 떠나 베이징에 도착하였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일정을 마치고 방중일정을 시작하는 시각에 맞춰 니미츠함과 시어도어 로저벌트함을 각각 동중국해로 북상시켜 그 해역에서 대기 중이던 라널드 레이건함과 합류하게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7년 11월 12일 미국 해군 항공모함 3척이 동해 한반도작전구역으로 북상하는 중에 일본 근해를 통과하면서 일본해상자위대 함대와 함께 기동하는 장면이다. 이 사진에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이 항공모함들이 동해 작전구역에서 벌이는 대조선전쟁연습에는 미국 해군 이지스구축함 11척, 그리고 이지스구축함 2척을 포함한 한국 해군 군함 7척이 참가하게 된다. 1980년대 이후 유례를 찾기 힘든 최대 규모의 대조선전쟁연습이 벌어지는 것이다. 미국이 이처럼 대규모 해상무력을 동원한 대조선전쟁연습을 벌인 까닭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아시아를 순방하는 기간에 조선이 혹시 열핵탄두기폭시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훈련을 전격적으로 단행하지 않을까 하고 극도로 우려하였기 때문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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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0일 한국군 합참본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 해군 항공모함 3척은 11월 11일부터 14일까지 순차적으로 동해 작전구역으로 들어가 항공작전과 항공사격 등을 연습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미국 해군 이지스구축함 11척, 그리고 이지스구축함 2척을 포함한 한국 해군 군함 7척이 참가하게 된다고 한다.
미국 항모타격단들이 동중국해에서 북상하여 동해로 들어갔는데, 일본해상자위대는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었을까? 일본 <지지통신> 2017년 10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해군 3개 항모타격단이 2017년 11월 중순 동중국해에 몰려들어 일본해상자위대 함대와 합동훈련을 시작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미국 항모타격단들이 동중국해에서 이미 일본해상자위대 함대와 합동훈련을 진행한 뒤, 한국 해군과 합동훈련을 하기 위해 동해로 북상하였음을 말해준다.
미국 해군 3개 항모타격단이 동해에서 한미일 합동으로 전쟁연습을 벌이면 한국 민중의 반일감정을 자극할까봐 약간의 시차를 두고 전개되었지만, 미국 해군 3개 항모타격단의 대조선전쟁연습은 사실상 한미일 합동으로 진행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미국이 이처럼 대규모 해상무력을 동원하여 대조선전쟁연습을 강행한 까닭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아시아를 순방하는 기간 중에 조선이 혹시 열핵탄두기폭시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훈련을 전격적으로 단행하지 않을까 하고 극도로 우려하였기 때문이다. 안보우려가 심각해질수록 그에 비례하여 무력동원규모도 커지기 마련인데, 이번에 1980년대 이후 최대 규모의 해상무력을 동원한 것을 보면, 그들에게 우려를 넘어 공포가 엄습한 것이 분명하다. 겁먹은 개가 더 크게 짖어대는 법이다.
(2)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 질의응답 중에 조선에게 무력을 사용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면서, 조선과 협상하고 싶다는 속마음을 드러내 보였다. 취재기자가 그런 협상의사를 드러내 보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미직접협상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는 말을 두 차례나 반복하면서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어떤 경로와 방식으로, 어떤 의제를 가지고 조미직접협상을 시작하자고 조선에게 제의할 것인지는 백악관이 감추고 있는 극비사항이다. 그런데 만일 백악관이 철군문제를 접어두고 다른 부차적인 문제들이나 논의하자고 성의 없게 제의한다거나, 조선이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비핵화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의한다면, 조선은 그런 제의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미국의 체면은 또 다시 구겨지게 될 것이므로 백악관은 미국의 체면이 구겨져도 그런 창피사건이 국제사회에 알려지지 않도록 은밀히 제의할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직접협상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다.
(3)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 중에 자신이 조미직접협상에 관련된 어떤 움직임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시야에 들어온 움직임이란 무엇인가?
그 움직임이 무엇인지를 밝혀준 사람은 조섭 윤 미국 국무부 대조선정책특별대표다. <워싱턴포스트> 2017년 11월 9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30일 그는 뉴욕 맨해튼에 있는,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비정부 국제문제 연구기관인 대외관계협의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에서 연설하는 중에 조선이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60일 동안 중지하면, “그것은 미국이 평양과 직접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로 될 것(It would be the signal that The United States needs to resume a direct dialogue with Pyongyang)”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그것은 그가 ‘비보도(off the record)’를 전제로 슬쩍 귀띔해준 말이라고 한다.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하면서 슬쩍 귀띔해주는 말에 진짜 속셈이 들어있는 법이므로, 조섭 윤 대조선정책특별대표가 밝힌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이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훈련을 60일 동안 중지해주면, 조미직접협상을 시작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조선은 지난 9월 15일 이후 핵시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훈련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11월 16일이 바로 60일이 되는 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하는 것을 끝으로 장기순방을 모두 마치고 11월 14일 백악관으로 돌아가게 되고, 지금 미국 해군 3개 항모타격단들이 한국 해군 함대와 함께 동해에서 벌여놓은 대조선전쟁연습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돌아가는 11월 14일에 끝나게 된다. 그러면, 조선의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훈련이 중지된 때로부터 꼭 60일이 되는 11월 16일이 되고,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에게 직접협상을 제의하겠다고 예고한 시점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 <사진 6> 이 사진은 2017년 11월 11일 베트남 하노이를 공식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궁에서 뜨란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 악수하는 장면이다. 그들이 서 있는 뒤쪽에 호찌민 주석의 동상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베트남전쟁 참전 50주년을 하노이에서 맞으면서 자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상봉하고, 친구가 되고 싶어 애쓰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 이것은 그가 조미정상회담을 바라고 있다는 '고백'이었다. 그의 '고백'은 장장 25년 동안 치열하게 벌어진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끝나고, 민족의 새로운 미래가 열릴 '개벽의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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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세계의 이목 집중시킨 트럼프의 ‘고백’
2017년 11월 10일 백악관은 미국의 베트남전쟁 참전 50주년을 기념하는 대통령 선언문을 발표하였다. 거의 같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다낭에서 진행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하노이를 공식 방문하였다.
트럼프 같은 70대 연령층 미국인들의 젊은 시절 기억 속에 베트남은 죽음과 공포의 대명사로 남아 있다. 1968년 대학 졸업 직후에 받은 징병검사에서 징집유예판정으로 베트남전쟁에 끌려가는 것을 간신히 면했던 트럼프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베트남전쟁 참전 50주년을 공교롭게도 하노이에서 맞은 날, 자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모욕하지 않는데, 그는 왜 자기를 모욕하는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괜찮아. 나는 그의 친구가 되기 위해 매우 애쓰고 있으니, 아마 언젠가는 그렇게 될 거야(Oh well, I try so hard to be his friend - and maybe someday that will happen!)”라고 트위터 계정에 써넣었다. 사람들은 평소에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는 알쏭달쏭한 소리를 자주 늘어놓는 그가 이번에도 농담조로 그렇게 쓴 줄 알았다. <사진 6>
그러나 그건 농담이 아니었다. <로이터통신> 2017년 11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중에 취재기자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가까워질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이렇게 답변했다고 한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좀 서먹서먹하겠지만, 그것은 가능한 일이다.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나면 그것은 북조선에게 좋은 일이고, 또한 다른 많은 지역들과 전 세계에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그것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과연 그렇게 될는지 나는 알지 못하지만, 그렇게 된다면야 매우, 매우 멋진 일이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2일 <씽클레어방송집단(Singclair Broadcast Group)>과 대담하는 중에 대담자가 지난 냉전시기 미국 대통령들이 중국이나 소련의 지도자들을 만났던 것처럼 당신도 적국 지도자와 상봉하는 것을 생각해 보았는가 하고 물었을 때, “나는 그 문제에 대해 확실히 열려있다. 누구와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변하였는데, 위에 인용한 그의 발언은 11월 2일에 있었던 답변의 연장선 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상봉하고, 친구가 되고 싶어 애쓰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은 사람들을 웃기려는 농담이 아니라, 조미정상회담을 바라는 그의 ‘고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저버리고 조선과 직접협상을 시작할까봐 노심초사하는 문재인 정부를 국회연설형식을 빌어 ‘위문공연’으로 안심시켰으므로, 이제는 조선과 직접협상을 시작할 분위기를 띄우기 시작한 것으로 볼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조미직접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정해놓은 60일 시한을 불과 닷새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가까워지려고 애쓰고 있다고 하면서, 그렇게 될 날이 언젠가는 오리라고 ‘고백’한 것이야말로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연거푸 얻어맞고 국가안보파탄에 깊숙이 빠져들었음을 드러내 보여준 것이며, 트럼프 행정부가 그 파탄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벗어나보려고 조미직접협상을 얼마나 절박하게 기다리고 있는지를 웅변적으로 말해준 것이다.
나는 2017년 11월 6일 <자주시보>에 실린 ‘앞으로 50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제목의 글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완전하고, 검증될 수 있고, 되돌릴 수 없는’ 철군의사를 표명하기 전에는 조선이 미국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특사를 평양에 급파하여 철군문제를 결정할 조미직접협상을 시작하고, 그에 상응하여 조선은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중지할 의사를 표명하는 대타결 이외에 조미직접협상이 성사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서술하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런 사실을 간파하였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그런 ‘고백’을 할 수 있었겠는가. 그의 ‘고백’은 장장 25년 동안 치열하게 벌어진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끝나고, 민족의 새로운 미래가 열릴 ‘개벽의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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