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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이상의 충격... 잠 못 이루는 지진 피해 주민들

[긴급현장 르포 - 포항은 지금] 부상자 속출에 시간 지날수록 여진 계속돼

17.11.15 23:10l최종 업데이트 17.11.15 23:10l

 

 15일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포항시 흥해읍 환여동 대도중학교 강당에 인근 주민 150여 대피해 있다.
▲  15일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포항시 흥해읍 환여동 대도중학교 강당에 인근 주민 150여 대피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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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북부 9km 지점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포항시민들은 패닉에 빠졌다. 건물 벽체가 떨어져 바닥에 나뒹굴었고, 금이 간 상태로 방치된 곳도 있었다. 대피소로 간 주민들은 밤늦도록 불안감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8시 현재, 포항 흥해실내체육관 200여 명을 비롯해 대도중학교 150여 명, 향도초등학교 50명, 들꽃마을 35명 등 모두 730여 명의 주민들이 대피한 상태다. 이들은 밤 늦도록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부상자도 속출했다. 두개골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은 1명을 포함해 총 15명이 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세명기독병원 8명, 선린병원 18명 등 모두 41명이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시설 피해도 계속해서 파악되고 있다. 포항역 KTX역사 천정이 붕괴되고, 용흥동에서는 땅이 갈라지고 밀리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포항 선린대의 기숙사 5층도 천정이 무너지고 외벽에 금이 가는 등 지진 피해가 상당하다. 선린대는 모든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피신시키고 건물의 전기를 끊었다. 모든 건물의 불이 꺼지면서 선린대는 암흑 속으로 빠져들었다.

730여 명 대피, 41명 입원... 포항의 잠 못 이루는 밤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난 경북 포항 한동대 느헤미아홀 건물 외벽의 벽돌이 무너져 내렸다. 일부 벽돌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금이 가 있다.
▲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난 경북 포항 한동대 느헤미아홀 건물 외벽의 벽돌이 무너져 내렸다. 일부 벽돌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금이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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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난 경북 포항 한동대 느헤미아홀 건물 외벽의 벽돌이 무너져 내렸다. 일부 벽돌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금이 가 있다.
▲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난 경북 포항 한동대 느헤미아홀 건물 외벽의 벽돌이 무너져 내렸다. 일부 벽돌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금이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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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동대의 경우 느헤미아홀 외벽 벽체가 무너지고 일부는 금이 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모양새다. 건물 내부 벽에 금이 간 곳도 있고 천정 텍스가 무너지기도 했다. 학생들이 실습용으로 만들어놓은 소품들도 복도에 떨어져 나뒹굴면서 마치 전쟁터의 폐허와 흡사할 정도의 모습이다. 

 

한동홀에서 수업 중이었다는 송아무개(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4년)씨는 "쿵쿵쿵 하는 소리가 위에서 들리는 것처럼 느껴졌다"면서 "바로 친구들과 건물 밖으로 뛰어내려갔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 밖으로 나오는 중간에 큰 진동이 와서 가슴이 철렁했다"며 "밖으로 나와보니 느헤미아홀의 외벽 벽돌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장예은(3학년)씨는 "지진이 발생할 당시 팀별 모임하는 수업시간이었다"면서 "건물 밖에 팀별로 모이다보니 대처가 상당히 빨랐고 인원 확인도 수월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작년에 경주 지진이 난 후 매뉴얼이 있어 대피하기가 수월했다"며 "곧바로 운동장에 모여 학교에서 제공한 전세버스로 고속터미널이나 KTX역으로 데려다 줘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동대는 이번 주말까지 수업을 하지 않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했다. 집으로 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내진설계가 되어 있는 하융조관이나 기쁨의교회에 모여 있도록 했다.

"밖으로 뛰쳐나오니 건물 외벽이 와르르..."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한동대 느헤미아홀 내부는 마치 전쟁폐허가 된 건물처럼 곳곳에 금이 가 있고 물건들은 복도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다.
▲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한동대 느헤미아홀 내부는 마치 전쟁폐허가 된 건물처럼 곳곳에 금이 가 있고 물건들은 복도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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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한동대 느헤미아홀 내부는 마치 전쟁폐허가 된 건물처럼 곳곳에 금이 가 있고 물건들은 복도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다.
▲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한동대 느헤미아홀 내부는 마치 전쟁폐허가 된 건물처럼 곳곳에 금이 가 있고 물건들은 복도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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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한동대 느헤미아홀 내부는 마치 전쟁폐허가 된 건물처럼 곳곳에 금이 가 있고 물건들은 복도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다.
▲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한동대 느헤미아홀 내부는 마치 전쟁폐허가 된 건물처럼 곳곳에 금이 가 있고 물건들은 복도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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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중학교 강당에 모여 있던 주민들은 불안감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인근에 있는 대동빌라에서 지진을 피해 이곳에 온 주민들은 허둥지둥 나오느라 아무것도 챙기지 못했다며 집 걱정에 앞섰다.

김선고(77)씨는 "거실에서 부인과 함께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전등이 흔들리고 진열된 물건이 떨어져 무서웠다"면서 "밖으로 뛰쳐나오니 건물 외벽의 벽돌이 와르르 무너지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씨는 "어떤 사람들은 물건을 챙기기 위해 나오지도 못하고 떨고 있었다"면서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에도 한 번도 지진 대피 훈련을 하지 않아 어떻게 피신해야 할지 모르고 당황스러웠다"고 강조했다.

30차례 이상의 여진 이어져... "공포와 불안감은 여전"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한동대 느헤미아홀 내부는 마치 전쟁폐허가 된 건물처럼 곳곳에 금이 가 있고 물건들은 복도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다.
▲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한동대 느헤미아홀 내부는 마치 전쟁폐허가 된 건물처럼 곳곳에 금이 가 있고 물건들은 복도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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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한동대 느헤미아홀 내부는 마치 전쟁폐허가 된 건물처럼 곳곳에 금이 가 있고 물건들은 복도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다.
▲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한동대 느헤미아홀 내부는 마치 전쟁폐허가 된 건물처럼 곳곳에 금이 가 있고 물건들은 복도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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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24층에 살고 있다는 구윤정(36)씨는 "드르륵 소리가 나면서 집이 흔들렸다"면서 "처음에는 윗집에서 쿵쿵거리는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휘청거리는 느낌이 들고 무서워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구씨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이용해 내려왔는데 9층과 10층에 있는 한 엄마는 아이를 안고 뛰쳐나오면서 울고 있었다"며 "아이들이 걱정이 돼 유치원에 갔더니 다행히 대피해 있어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구씨는 이어 "지난해 경주 지진때는 무서워 차 안에서 밤을 새우고 집에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다시 집에 들어가기 무섭다"면서 "내진설계가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공포와 불안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진이 발생한 오후 2시 29분 이후에도 계속해서 여진이 발생하고 있다. 오후 10시 31분 현재 규모 2.1의 여진을 포함해 모두 30여 차례 이상의 여진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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