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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떨고 있고, 우리는 당당했다”

민주노총·금속노조·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 노동자 10만 조직화”
▲ 기자회견에 참가한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나두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표지회장(왼쪽부터). [사진 : 뉴시스]

“재벌 대기업이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를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데 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삼성은 떨고 있고 우리는 당당했다.” 
“조합원들은 오늘 노조 가입서를 들고 출근했다. 조직 확대에 조합원들이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에 간접고용돼 일해 온 노동자 전원이 삼성전자서비스에 직접고용됐다. 또 삼성전자서비스 노조(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80년 무노조 경영의 삼성에서 노조활동을 인정받게 됐다. 2013년 7월 노조설립 이후 4년9개월 만이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삼성전자서비스(주)는 17일 ▲회사는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고용할 것 ▲회사는 노조 및 이해당사자들과 빠른 시일 내 직접고용 세부내용에 대한 협의를 개시할 것 ▲회사는 노조를 인정하고 합법적 노조활동을 보장할 것 등의 내용이 담긴 합의서를 체결했다.

삼성 무노조 경영에 마침표를 찍은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금속노조, 그리고 민주노총이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노조파괴 범죄를 엄벌하고, 삼성 전 계열사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을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해야”

먼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삼성에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하고 헌법 안의 삼성으로 거듭나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를 직접고용하겠다는 것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까지 개입된 ‘전방위적 노조파괴 공작 범죄’에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이재용 부회장이 4.17노사합의서가 검찰의 수사범위와 강도 완화를 위한 꼼수가 아님을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관리 시스템 폐기 선언과 함께, 노동자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글로벌그룹’ 삼성의 무노조 경영방침 폐기를 국내외에 공개적으로 선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설 것도 요구했다. 그는 “삼성의 노조파괴 문건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약속해야 하며, 삼성에게 무노조 경영 포기 선언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재벌과 권력의 정경유착 관계에 대한 완전 종식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게 “노조파괴 공작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최종범, 염호석 두 열사의 죽음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그리곤 “7~8000명 노동자의 직접고용 전환과정에서 삼성이 또 다른 꼼수를 부리지 못하도록 금속노조가 철저히 감시하고 투쟁하는 한편, 삼성지회, 삼성웰스토리지회, 삼성에스원노조를 비롯해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우리의 목표는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것”

“벌써부터 협력업체 사장들은 ‘가만히 앉아 있어도 정규직이 된다. 노조에는 가입하지 말라’고 회유를 한다. 예비 조합원들이 마음 놓고 노조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

회견에 참가한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표지회장은 “직접고용에 합의했지만 투쟁은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거듭 강조했다. 나 지회장은 노조 설립 이후 5년 동안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자’는 목표로 싸워왔다면서,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폐기는 물론 삼성에서의 노조 확장, 그리고 유니온샵(회사에 고용된 노동자는 일정기간 내에 노동조합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제도)을 만드는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직접고용 합의가 삼성의 노조파괴 범죄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에 대해서는 “검찰수사와 직접고용 문제는 별개”라고 단호히 말하며 “6000여 건의 노조파괴 문건에 담긴 피해사실 하나하나를 모두 입증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삼성그룹 포함 재벌대기업들이 고용한 50만명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한편 “노동조합 결성과 가입, 확대를 위한 사업에 힘을 집중하겠다”면서 “삼성 전 계열사 10만 노동자 조직화 사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련 수사를 벌이던 검찰은 삼성전자 직원의 외장하드를 압수수색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6000여 건의 노조파괴 문건을 발견, 삼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6일에 이어 이날도 삼성전자서비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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