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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1번지’ 성남 논골마을

좁고 낡아도 살고픈 행복타운

조현 2018. 04. 17
조회수 1617 추천수 0
 

행복 1번지’ 성남 논골마을

수다로 이웃 마음  열어 정도 잔치도 ‘다닥다닥

 

 

1-.jpg» 논골마을 하룻밤캠프

 

서울서 쫓겨난 철거민들 집단이주

인근 6천가구 18천여명 보금자리

 

주민이기도  환경활동가 윤수진씨

하나  모아 ‘행복 만들기’ 나서

 

5년만에 문화공간 도서관 세워

30여개 프로그램 운영하고

게스트하우스로사랑방으로

 

논골축제 성남 명물, 1만명 북적북적

길거리 벼룩시장도 수천명 발길

 

주민-학생 어울려 온동네 벽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로 도와

이사 오고 싶은 대기자들 줄줄이

 

2-.JPG» 논골마을 빌라들을 배경으로 선 윤수진관장(왼쪽 두번째) 등 마을활동가들

 

서울아시안게임 3관왕 임춘애 유명

무슨 도서관이 이렇게 소란스러울까경기 성남시 수정구 논골로 23번길 2 논골작은도서관은 세상에서 가장 요란한 도서관이다남한산성   동네인 논골은 논들이 계단식으로 있는 골짜기라서 불린 이름이다. 1970년대  서울시내 무허가 판자촌들을 철거하면서 쫓겨난 집단 이주민들이 정착한 곳이다단대동 3구역 논골엔 1986 서울아시안게임을 앞두고 20평씩 불하된 땅에 들어선 5 빌라들이 빽빽한 곳이다 빌라에만 10~12 남짓씩 10가구가 입주해 있는세계에서 가장 밀집도가 높은 주거지   곳이다 인근에 6천가구 18천여명이 살아가고 있다서울아시안게임  육상 3관왕이던 임춘애 선수가 어려운 형편을 딛고 운동했던 동네이자 모교인 성보여상( 성보경영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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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골은 형편이 피면 하루빨리 떠야  곳으로만 여겼던 곳이다그런 마을이 2009년부터 변화의 싹이 돋았다 환경단체 활동가가 어느  너무 열악한 고향 마을 여건을 돌아보고는 ‘ 마을부터 변화시켜보자 나선 것이다그가 윤수진(48) 논골마을센터장  논골작은도서관장이다처음은 동네 언니 동생들의 수다 떨기로 시작됐다수다로 마음을  이웃들은 ‘어떻게 우리 동네를 행복하게 만들어볼까 생각을 모았다이에 따라 그해 28명이 ‘논골마을만들기 추진위원회 구성했다.

 

  목표는 ‘작은 도서관 건립 운동이었다아무런 문화시설이 없는 곳에서 최초의 문화공간을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추진위원들은 함께 수다를 떨다가 자기 골목으로 가서 오가는 사람들을 만나 다시 수다를 이어갔다그렇게 2천여명이 작은도서관을 만들자는 서명을  성남시에 보냈다매월 ‘ 번째 목요일’(두목회)마다 모이던 주민들이 2011 단대동마을센터를 열었고, 2014 3월엔 자동차  대를 주차하던 곳에 마침내 도서관을 세웠다.

 

가족기행-.jpg 경주-.jpg 골목길-.jpg 골목길생-.jpg 골목길생태-.jpg 그리기-.jpg 글로벌-.JPG 기타-.jpg 길거리-.jpg 길거리1-.jpg 김장-.jpg 까페-.jpg 꽃신-.JPG 논골1-.jpg 논골축제-.jpg 논골축제9-.jpg 도서관-.JPG 도서관앞-.JPG 도서관캠프-.jpg 디딜틈-.jpg 마을카-.JPG 마을텃밭-.jpg 마을학교-.jpg

60 부스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

 이곳은 순수 도서관 기능은 일부 기능에 불과하다. 30여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이뿐만 아니다논골의 집들은 서너 식구가 둘러앉아 식탁에서 밥을 먹기에도 비좁아 시댁이나 친정식구라도 오면 잠재울 공간조차 마땅찮다따라서 도서관 3개층 바닥은 모두 바닥난방이 되어 있고 화장실에도 샤워기가 있다주민들이 필요할 때는 언제나 밤엔 게스트하우스로 쓰기 위함이다주민의 부모가 고향에서 해물이나 음식을 싸오면 펼쳐놓아 금방 작은 마을잔치가 열리는 사랑방이 바로 이곳이다.

 

 잔치는 이곳에서만 열리는  아니다. 2012 가을 1 논골축제가 열린 이래 논골은 온갖 잔치가 끊이지 않는다이제 논골축제 때면 1만명 가까운 인파가 모여든다논골축제가 벌써 성남의 명물이   60 부스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있다모두 동네 언니 동생들이 모여 수다를  결과다가령 축제의 ‘ 잡고 꼬기오’ 코너엔  100마리를 풀어놓는다닭을 잡은 주인공 100명이 신세진  100명에게 닭을 잡아 보내주고그날 닭을 생포한 이에게는 계란  판씩을 선물로 준다이렇듯 이들의 축제는 그날 행사로만 끝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여는 계기로 이어진다.

 

 매년 여름  동네 상원여중 운동장에 텐트를 쳐놓고 30가족을 초청하는 ‘우리 동네 하룻밤 캠프 그렇다선착순 참가자 모집 공고를 ‘밴드 띄우면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캠프에선 30가족이 각각  가족을 초청할  있게 한다그러면 초청가족과 초대된 가족이 밤을 새우면서 더욱 돈독해진다게임의 상품도 삼겹살 5소주  상자  그날  가족과 이웃 간 ‘케미 더하게 하기 위한 먹거리들이다.

 

 격월마다 길거리에서 펼쳐지는 벼룩시장도 매번 3~4천명이 참가할 정도로 뜨겁다이곳에서 닭꼬치를 파는 부스는 논골 아빠들이 맡았다아빠들은 닭꼬치를  돈을 모아 연말에 산타클로스가 되어 100집을 방문해 선물을 나눠 준다낡고 좁은 빌라여서 부끄럽다며 꽁꽁 닫아두었던 문도 산타클로스를 계기로 스스럼없이 열린다그렇게    집이  열려가는 것이다. ‘논골 아빠’ 김경성(53)씨는 “예전엔 나도 남을 도울  있다는  꿈도  꾸고 살았다 “먹고살기 힘드니 매주 하루 쉬는 날엔 약초를 캐러 산으로만 다녔는데 지금은 마을 일들을 함께하고 돕는  너무 기뻐서 약초 캐러    5년이 넘었다 웃었다.

 

 이웃의 문을 열다 보면 누가 도움이 필요한 줄도 알게 된다이날도 도서관 3 베란다에선 인근 문원중 아이들이 목공과 설비를 배우고 있었다논골엔 홀몸 노인과 저소득 노인이 유독 많은데이들이 전기가 나가도 전등값보다   비싼 출장비를 감당   아예 고장난 전등을 방치한  살아가거나 고장난 집도 수리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듣고중학생들이 마을 어르신들 집을 자기들이 고쳐주겠다면서 배우고 있다 또 인근 지적장애 특수학교인 혜은학교 학부모회 및 운영위원회와 함께 논골카페를 운영해 혜은학교를 졸업한 장애우를 고용하고도 있다.  마음의 빗장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열린다.

 

 목공설비-.JPG 문화-.jpg 문화가-.jpg 바리스타-.jpg 밤캠프-.jpg 벽화-.jpg 벽화그-.jpg 산타-.jpg 센터 (2)-.jpg 송년회-.jpg 씽킹유아-.jpg 유아프로-.JPG 육아들-.JPG 윤수진등-.JPG 주말농장3-.jpg 청소년-.jpg 청소년마-.jpg 체조-.jpg 카라반-.jpg 캠프-.JPG 하룻밤-.jpg 학교-.jpg 합창단-.jpg 활동가들-.JPG 

 

불편하지만 떠날래야 떠날  없어

 이런 아이들이 예뻐 아빠들은 돈을 모아 문원중에 당구대 하나를 사줬고당구모임에 250명이 모여 아빠들에게 당구를 배우며 세대를 초월한 소통의 장을 연다성보경영고의 헤어아트와 네일아트 수업을 마을 미용실 언니들이 도와주고 학생들이 실습을 현장에서 하도록 도와주는 상생은  마을에서 이젠 너무도 당연한 모습이다이렇게 마음들이 열리니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이 어울려 자발적으로  동네에 멋진 벽화를 그리는 것은 덤이다.

 

 그러다 보니 이제 논골을 떠나려는 사람이 없어 들어오고 싶은 대기자가 줄서는 이변이 생겼다한때 낙후된 빌라의 지하들은 대부분 빈집으로 방치됐으니 지금은 논골빌라들이 지하방들까지 채워질 정도로 인기 지역이 되었다. ‘논골 엄마’ 서윤정(44)씨는 “  개짜리 빌라에 살아  남매를 한방 2 침대에 있게  불편하긴 하지만 우리 가족 모두  마을에서 너무 행복해 이제는 떠날래야 떠날  없는 곳이 되었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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