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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철도 착공식 ‘서울↔판문’ 열차, 북으로 출발…“감개무량”

개성 판문역 철도 착공식, 남북 각 100명 참석 예정

공동취재단, 신종훈 기자
발행 2018-12-26 09:44:00
수정 2018-12-26 09: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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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개성 판문역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하는 남측 인사들이 받아든 기념 승차권.
26일 개성 판문역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하는 남측 인사들이 받아든 기념 승차권.ⓒ통일부 제공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이 26일 마침내 열린다. 이날 오전 10시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는 남측 참석자들을 태운 9량의 특별열차는 서울역에서 북으로 내달렸다.

개성이 고향인 김금옥 할머니 등 이산가족 5명과 경의선 마지막 기관사인 신장철 씨, 각 정당 대표 인사, 통일부·국토교통부 장관 등 100여 명을 태운 특별열차는 오전 6시 48분께 서울역을 출발했다. 행사 초대를 받은 자유한국당에서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고향 땅 가는 희열" 

이산가족 김금옥(86) 할머니는 북측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소회는) 말도 못 하죠. 몇 년 만에, 나서 자란 학교 다니던 고향 땅에 간다는 건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희열이랄까, 기쁨이랄까 몰라요"라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젊은 분들은 '왜 저렇게 고향을 갈망할까' 하지만, 그거 아니다. 정말 개성은 (고려의) 도음지답게 깨끗하고 공기도 맑고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실향민들 많지 않나. 그분들도 당신들 고향에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기차 타고 가보고 하는게 저희들의 큰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위해 개성이 고향인 김금옥 할머니가 새마을호 특별열차를 이용해 서울역을 출발하고 있다.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위해 개성이 고향인 김금옥 할머니가 새마을호 특별열차를 이용해 서울역을 출발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007년부터 1년간 경의선 화물열차를 마지막으로 운행했던 신장철 씨는 당시 자신의 신고식 사진을 바라보며 "감개무량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2007년) 마지막 열차를 끌고 경의선을 운행하다가 끊긴 지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는데, 퇴직을 하고 언젠가 다시 한 번 가볼까 했다"며 "이런 좋은 기회가 돼서 가게 돼 어제 밤잠을 설치고 (이른 아침) 부지런히 나왔다"고 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마주 앉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015년 만월대 복원 때 개성에 갔는데 자전거를 많이 타더라"고 말문을 열었고, 조 장관은 "개성에는 사람들이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때문에 자전거가 굉장히 많다"고 호응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낸 박재규 경남대 총장은 "오늘 열차 타러 오면서 굉장히 감회가 새로웠다"며 "이번에는 신의주까지 연결돼서 중간에 멈추지 말고 주욱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함께 여는 평화, 번영' 

특별열차는 새마을호 객차 6량과 기관차 2량, 발전차 1량 등 총 9량으로 구성됐다. 바깥에는 '함께 여는 평화, 번영'이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참석자들은 '서울↔판문'이 쓰여진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 기념 승차권'을 받아든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공식 행사는 오전 10시 개식을 알리는 북측 취주악단의 공연으로 시작된다. 이어 북측 대표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착공사 및 침목 서명식, 궤도 체결식, 도로표지판 제막식 순으로 진행된다.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위해 우리측 참석자들이 새마을호 특별열차를 이용해 서울역을 출발하고 있다.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위해 우리측 참석자들이 새마을호 특별열차를 이용해 서울역을 출발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북측에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민족경제협력위원회의 방강수 위원장과 박명철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등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아울러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유관국인 중국·러시아·몽골의 장·차관급 인사들과 국제기구 대표도 함께한다.  

행사가 끝나면 남측 참석자들은 개성 송악플라자에서 점심을 먹은 뒤 오후 1시쯤 올라갈 때와 같은 열차를 타고 귀환할 예정이다.  

 

이번 착공식은 대북제재가 엄연한 현실에서 곧장 공사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남북 정상이 약속한 철도협력을 이행해나간다는 정치적 상징성을 보여주는 행사에 가깝다. 이와 관련, 김현미 장관은 "일단 공동조사, 실태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고 하더라"며 "실제로 공사하기 전까지 할 게 굉장히 많다. 설계만 해도 1~2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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