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외무상, 1일 오전 0시15분 하노이 기자회견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 내용 정면 반박
“미국이 영변 외에 한가지 더 요구…
우리는 민생분야 일부 제재해제만 요구”
“우리는 핵·로케트 시험발사 영구중지
확약 문서 형태로 줄 용의도 밝혔다”

최선희 부상 “영변 미 전문가 입회하 영구폐기 제안…
미국, 천재일우 기회 놓친 것이나 같아”
“김 위원장, 협상 의욕 잃지 않았는가 하는 느낌”

 

 

리용호 북한 외무상(가운데)이 1일 오전 0시15분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한밤 기자회견을 열어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무산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을 반박하고 있다. 왼쪽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 하노이/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리용호 북한 외무상(가운데)이 1일 오전 0시15분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한밤 기자회견을 열어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무산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을 반박하고 있다. 왼쪽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 하노이/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북한이 모든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북한이 심야 기자회견을 열어 반박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을 수행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1일(현지시각) 오전 0시15분께 김 위원장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모든 제재를 요구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리 외무상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아니고 일부 해제, 구체적으로는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2017년 채택된 5건, 그 중에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15분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숙소인 제이더블유 매리엇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무산의 이유로 “북한이 모든 제재 해제를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데 대한 정면 반박이다.

 

리 외무상은 “우리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했던 제1차 조미수뇌상봉과 회담에서 공동인식으로 이룩된 신뢰조성과 단계적 해결 원칙에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현실적인 제안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유엔 제재의 일부, 즉, 민수 경제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영변 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 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 공동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이것은 조-미(북-미) 양국 사이의 현 신뢰 수준을 놓고 볼 때 현 단계에 우리가 내짚을 수 있는 가장 큰 보폭의 비핵화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비핵화 조치를 취해나가는 데서 보다 중요한 문제는 안전담보 문제이지만 미국이 아직은 군사 분야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 보고 부분적 제재 해제를 상응 조치로 제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리 외무상은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미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서 핵시험과 장거리로켓 시험 발사를 영구적으로 중지한다는 확약도 문서 형태로 줄 용의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신뢰조성 단계를 거치면 앞으로 비핵화 과정은 더 빨리 전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회담 과정에 미국 측은 영변지구 핵시설 폐기 조치 외에 한 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으며, 따라서 미국이 우리의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또 “현 단계에서 우리가 제안한 것보다 더 좋은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인지는 이 자리에서 말하기 힘들다”며 “이런 기회마저 다시 오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이런 원칙적 입장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을 것이며 앞으로 미국 측이 협상을 다시 제기해오는 경우에도 우리 방안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의 심야 기자회견은 전날인 28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연 지 10시간 만에 이뤄진 것이다. 김 위원장 일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을 분석하고 대응 방침을 논의한 뒤 한밤 반박 회견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정상 간 협상 내용에 대한 사실 관계를 놓고 양쪽이 단독 기자회견과 심야 기자회견으로 공방을 주고 받은 셈이다. 대화 재개 분위기가 다시 조성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일 오전 0시15분(현지시각) 하노이 멜리아 호텔 앞에서 취재진이 리용호 외무상의 기자회견 취재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하노이/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1일 오전 0시15분(현지시각) 하노이 멜리아 호텔 앞에서 취재진이 리용호 외무상의 기자회견 취재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하노이/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리 외무상의 회견에 이어 기자들과 문답에서 “민수용 제재 결의의 부분적 결의까지 해제하기 어렵다는 미국 측의 반응을 보면서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앞으로의 조-미(북-미) 거래에 대해서 좀 의욕을 잃지 않으시지 않았는가 하는 느낌을 제가 받았다”고 전했다.

 

최 부상은 “이번에 제가 수뇌회담을 옆에서 보면서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미국에서 하는, 미국식 계산법에 대해서 좀 이해하기 힘들어하시지 않는가 이해가 잘 가지 않아 하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 부상은 북한이 이번 협상에서 북한에 제시한 방안에 대해 “영변 핵단지 전체, 그 안에 들어있는 모든 플루토늄 시설, 모든 우라늄 시설을 포함한 모든 핵시설을 통째로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영구적으로 되돌릴 수 없게 폐기할 데 대한 (제안)”이라며 “역사적으로 제안하지 않았던 제안을 이번에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제안에 대해서 미국 측이 이번에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 것이나 같다”고 주장했다.

 

하노이/노지원 김지은 기자 zone@hani.co.kr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1일 오전 기자회견 및 질문·답변 전문.

 

 

리용호 외무상 : 제2차 조-미 수뇌상봉 회담 결과에 대한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히겠습니다.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조미 양국 수뇌분들은 이번에 훌륭한 인내력과 자제력을 가지고 이틀 간에 걸쳐서 진지한 회담을 진행했습니다. 우리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했던 제1차 조미수뇌상봉과 회담에서 공동인식으로 이룩된 신뢰조성과 단계적 해결 원칙에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현실적인 제안을 제기했습니다. 미국이 유엔제재 일부, 즉 민수경제와 특히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우리는 영변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이 공동의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아니라 일부 해제, 구체적으로는 유엔 제재 결의 총 11건 가운데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채택된 5건, 그 중에서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조-미 양국 사이 현 신뢰수준 놓고 볼 때 현 단계에서 우리가 내짚을 수 있는 가장 큰 보폭의 비핵화 조치입니다. 우리가 비핵화 조치를 취해나가는 데서 보다 중요한 문제는 본래 안전 담보 문제이지만, 미국이 아직은 군사분야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보고 부분적 제재해제를 상응 조치로 제기한 것입니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미국의 우려를 들어주기 위해서 핵시험과 장거리 로케트 시험 발사를 영구적으로 중지한다는 확약도 문서형태로 줄 용의를 표명했습니다. 이정도의 신뢰조성 단계를 거치면 앞으로 비핵화 과정은 더 빨리 전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회담과정에 미국측은 영변 지구 핵시설 폐기 조치 외에 한가지를 더 해야한다고 끝까지 주장했으며 따라서 미국이 우리의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 명백해졌습니다. 현 단계에서 우리가 제안한 것보다 더 좋은 합의가 이뤄질 수 있겠는지 이 자리에서 말하기 힘듭니다. 이런 기회마저 다시 보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완전한 비핵화로의 려정에는 반드시 이러한 첫단계 공정이 불가피하며 우리가 내놓은 최량의 방안이 실현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이러한 원칙적 입장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을 것이고 앞으로 미국측이 협상을 다시 제기하는 경우에도 우리의 방안에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이상입니다.

 

 

리용호 외무상 : 질문좀 받아주세요.

 

 

최선희 부상(이하 최) : 우리 외무상 동지가 한 기자회견에서 의문시되거나 물어볼 것이 있으면 몇가지 질문만 받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서울 답방 하시나요?) 회담과 관련된 질문만 국한시켜주십쇼.

 

 

기자 : 미국이 요구한 추가 조치는?

 

최: 영변 지구와 관련해서 이번에 우리가 내놓은 안은 외무상이 밝힌 바와 같이 영변 핵 단지 전체 그 안에 들어있는 모든 플루토늄 시설, 모든 우라늄 시설 포함한 모든 핵시설을 통채로 미국 전문가 입회 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데 대한 역사적으로 제안하지 않았던 제안을 이번에 했습니다. 그 대신 우리가 미국 측에 요구한 것은 외무상동지가 밝힌 바와 같이 제재결의 중에서 민생용 민수용 제재 5건에 대해서 해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서 미국측이 이번에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것이나 같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 민생을 위한 5가지 제재는?

 

최: 민생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제안한 5가지 제재 결의에서 군수용은 요구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그러나 민생과 관련돼서 인민생활 경제발전과 관련된 그 부분에 대한 사항들이 제재 해제를 요구하였을 뿐입니다. 결의 제재가 2016년부터 취한 대조선 결의가 6건이 됩니다. 그 중에서 2270호 등 5개 인데, 여기에서 이 가운데서도 100%가 아니고 민생과 관련된 부분만 제재를 해제할 것을 요구한 것입니다.

 

우리가 제안한 것은 영변 핵단지 전체에 대한 폐기입니다. 여기에서 실행할 때는 미국 핵전문가들이 와서 입회하게끔 돼 있다. 이번에 제가 수뇌회담을 옆에서 보면서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미국에서 하는 미국식 계산법에 대해서 리해하기 힘들어 하지 않시지 않는가, 리해가 잘 가지 않아서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이렇게 지난식에 있어보지 못한 영변 핵단지를 통채로 폐기할 데 대한 그런 제안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민수용 제재 결의 부분적인 결의까지 해제하기 어렵다는 미국측의 반응을 보면서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앞으로의 조미 거래에 대해서 의욕을 잃지 않으시지 않았는가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자: 다음번 회담은?

 

최: 아직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다음번 회담이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기자: 핵리스트 제출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무엇인가.

 

최: 제가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미국의 핵 박사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영변 핵시설에 있는 농축우라늄 시설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한 공장까지도 거대한 농축 우라늄 공장까지 포함한 모든 핵시설을 우리가 이번에 영구적으로 되돌릴 수 없게 폐기할 데 대한 제안을 했지만 여기에 대한 미국 측의 대답이 호응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러한 기회가 다시 미국측에 차려지겠는지에 대해서는 저도 장담하기 힘듭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