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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재판부터 내란 부인…동아일보 “변명 재탕이거나 한술 더 뜬 궤변”

[아침신문 솎아보기] 경향신문 “자연인 윤석열’ 철퇴 내려야” 세계일보 “국가 최고지도자였던 사람으로서 너무 무책임”

대선 차출 논란 한덕수 띄우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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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김예리 기자

  • 입력 2025.04.15 07:53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형사 첫 정식재판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14일 오후에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12·3 내란사태로 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첫 형사법정에 섰다. 국민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를 제외한 6개 아침신문이 이를 1면으로 알렸다. 동아일보와 세계일보 등 보수신문마저 사설에서 이날 윤 씨의 법정 발언을 가리켜 “한술 더 뜬 궤변”이며 “국민의 심정은 참담하다”는 평을 내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내란 사건 형사재판이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재판장 심리로 시작됐다. 그는 이날 법원 지하주차장을 통해 비공개로 출석해 오전과 오후에 걸쳐 이어진 발언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비상계엄은 “평화적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라고 주장했고 “몇 시간의, 비폭력적 사건을 내란으로 구성한 건 법리에 맞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국회에 병력을 투입한 건 “질서 유지”이며 일부 의원이 “담을 넘는 사진을 찍는 쇼”를 했다고 했다. 그를 파면한 헌재가 받아들이지 않은 허위 주장의 되풀이였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고, 이에 따라 불법체포와 구속, 구속기간을 넘겨 기소한 불법 구금이 이뤄졌다며 공소 기각을 주장했다.

증인으로 나온 지휘관들은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비상계엄 당시 국회로 출동한 김형기 육군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은 이상현 특전사 1공수여단장으로부터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장도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으로부터 같은 지시를 받았다고 인정했다.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을 ‘궤변’으로 일축했다. 경향신문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은 <윤석열 “평화적 계엄”…93분간 궤변만>이었다. 한겨레 기사 제목은 <윤석열 “평화적 메시지 계엄” 궤변>, <尹 “계엄은 늘 준비해야 되는 것” 檢 “국헌문란 목적 폭동”>이었다.

▲15일 동아일보

재판부가 언론의 법정 내 촬영을 불허하고 윤 전 대통령의 지하주차장 이용을 허가한 가운데, 동아일보는 촬영이 불허 조치된 첫 공판 풍경을 그림(일러스트)로 묘사했다. 동아일보는 윤 전 대통령이 “‘난센스’라는 단어를 이날 6번 썼다”며 “비상입법기구 내용을 담아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진 쪽지에 대해선 ‘과거 국가보위입법회의 같은 기구 창설을 검토하는 걸 경제부 장관에게 준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른 신문들이 1면 머리기사로 다룬 이번 재판을 조선일보는 사회 12면에야 첫 언급했다. 1면과 정치면, 경제면(관세 전쟁), 예비부부들이 예식장 잡기도 힘들다는 내용을 다룬 기획면을 지나서다.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포함해 총 93분 동안 검찰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고 썼다.

▲15일 조선일보

세계일보는 사설 <‘내란 혐의’ 첫 형사재판서도 공소사실 전면 부인한 尹>에서 “파면 후에도 여전한 비현실적·일방적 주장을 지켜보는 국민의 심정은 참담하다”며 “아직도 비상계엄 선포·해제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관저 퇴거 메시지에서 “다 이기고 돌아온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뭐 (대통령) 5년 하나 3년 하나…”라는 말까지 했다며 “자신의 실패마저 승리라고 우기는 건 한때 국가 최고지도자였던 사람으로서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닌가. 탄핵 이후에도 달라지거나 반성하는 기색을 찾아볼 수 없으니 개탄스럽다”고 했다.

▲15일 세계일보

세계일보는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의 지하주차장 이용을 허가하고 언론의 법정 내 촬영을 불허한 것을 두고서는 “사법 심판의 대상이 됐던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공개 출석하고 법정 촬영도 이뤄졌던 것과는 딴판”이라며 “더구나 이 재판부는 구속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법리를 내세워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한 바 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첫 재판부터 내란 부인한 ‘자연인 윤석열’, 철퇴 내려야>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냈다. 경향신문은 “윤석열의 이런 모르쇠 전략은 헌재 탄핵심판에서 이미 철저히 논박당했다”며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려는, 참으로 낯 두꺼운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에게는 최소한의 도덕률조차 ‘연목구어’”라고 했다. 또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민주주의·헌정파괴 범죄에 철퇴를 내리는 재판이 돼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자기 과오를 조금도 인정하지 않는 자세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법원은) 역사적 재판을 지켜보는 국민의 알권리를 더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그의 주장이 “헌재가 받아들이지 않은 변명의 재탕이거나 종전보다 한술 더 뜬 궤변”이라며 “이만저만한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일부 강성 지지층에 기대 정치적 활로를 도모해 보겠다는 계산이나 노림수가 없다면 이렇게까지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파면 대통령’에게 어떤 정치적 미래가 남아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윤 전 대통령이 이처럼 염치없게 구는 건 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국민의힘 탓이 크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윤 전 대통령의 지지를 애걸복걸하는 한 그의 뻔뻔함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경향, 대선 차출논란 한덕수에 “간보는 태도 볼썽사나워”

국민의힘에서 6·3 대선 경선을 시작하기도 전에 ‘한덕수 차출 논란’이 더해지고 있다. 자당 후보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후속 단일화가 거론되고 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관련해 “친윤석열계 의원 50여명은 연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추대론을 부르짖으며 연판장도 돌렸다. 그런데 한 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거론하며 ‘국무위원들과 함께 제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했다”며 “대선에 출마하겠다, 안 하겠다고 똑 부러지게 얘기하면 될 일인데 여지를 남기며 ‘간 보려는’ 태도도 볼썽사납다. 이런 애매한 태도는 국정의 불확실성만 키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15일 경향신문

경향신문은 1면 <‘내란 정권’ 2인자 한덕수로 단일화 드라마 꿈꾸나>에서 “국민의힘 후보와 한 권한대행의 단일화가 추진되더라도 2002년 노무현·정몽준의 성공 사례처럼 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보도, 당도, 대통령도 그때와 반대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한덕수 대행 얼굴을 두 차례 지면에 내세웠다. 1면에서 이어지는 ‘日·인도와도 협상 서두르는 美… 한국, 트럼프 관심사부터 공략’(3면)에서 한덕수 대행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띄웠다. 다음 면인 정치면엔 왼쪽 상단에 <한덕수 때리는 민주 “尹 아바타에 불과”>를 배치했다.

조선일보는 “국민의힘에서 ‘한 대행 대선 차출론’이 제기되자 민주당은 ‘한 대행은 윤석열 아바타에 불과하다’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밝힌 것을 언급했다.

▲15일 조선일보

▲15일 조선일보

이어 “한 대행이 수사에 대비해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했고, 국회 대정부 질문에 한 대행이 출석을 거부한 것을 두고 “우원식 국회의장은 ‘총리가 일방적으로 불출석했다. 양 교섭단체 양해도 없었고 의장 허가도 없었다. 무책임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같은 면엔 한 대행이 14일 발표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은 3위로 나타났다고 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표 48.8%, 김 전 장관 10.9%, 한 대행 8.6% 순이었다. 이 신문은 ‘반이재명 빅텐트 성사되나’란 제목으로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이낙연 전 총리, 더불어민주당 비명계 일부 사진 사이 가운데에 한덕수 얼굴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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