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칠로 삭제했던 인명 지명 등 무삭제 공개
이에 앞서 <아사히신문>은 지난 2일, 케네디 암살 관련 문서들은 1992년부터 2023년까지 이미 99%가 단계적으로 기밀해제돼 공개됐으며, 이번에 공개된 것은 나머지 약 8만 쪽에 이르는 분량으로, 이번 공개에서는 그 동안 기밀해제된 문서들에서 검은 칠로 삭제돼 있던 인명이나 지명, 기관명 등이 그대로 공개돼, 자민당에 대한 CIA 공작도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관련 사실들은 2017년까지 공개된 관련 자료에 들어 있었으나 ‘일본’ ‘도쿄’ ‘자민당’ 등의 단어들은 검은 색칠로 지워져 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무삭제로 공개됐다.
미 대사관 정치부문 직원 약 절반이 CIA 첩보요원
<아사히>에 따르면, 1960년대에 작성된 케네디 암살 관련 문서에는 당시 CIA가 해외에 약 3700명의 요원들을 파견했으며, 각국의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정치부문 직원의 47%가 첩보요원들이었다는 사실이 명기돼 있다.
주일 미국 대사관 직원의 약 절반이 CIA 첩보요원이었을 도쿄에도 당시 CIA 지국이 있었으나, 당시 월터 먼데일 주일 미국대사는 그 사실의 공개를 꺼렸으며, 거기에는 그 사실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는 일본 자민당 정부 쪽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다.
미국 CIA가 일본 자민당 결성에 자금 제공 등을 통해 깊이 관여한 사실은 1994년 <뉴욕타임스>의 보도로 그 윤곽이 드러났으나, 당시 고노 요헤이 일본 외상은 먼데일 당시 주일 미 대사에게 “(CIA의 자민당 공작이 드러나면) 보수파 정치 지도자에게도, 미일 안전보장 관계에도 심각한 데미지(손실/피해)를 안겨주게 될 것”이라며 “미국정부에게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는 사실이 공개자료에 명기돼 있다고 보도했다.
CIA 도쿄지국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던 일본
외교, 방위, 디지털 대신을 지낸 고노 다로 중의원 의원의 부친인 고노 요헤이 당시 외상은 1995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도 “CIA가 일본에 존재하는지 여부, 그리고 CIA가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우리는 일절 아는 바가 없다”고 의원 질의에 답변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CIA가 일본에 존재하고 있고, 조직적으로 활동했다는 것을 확인해 준 거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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