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5년 4월 15일, 미 공군 B-1 랜서 폭격기 2대가 미 공군 F-16 파이팅 팰컨 2대 및 대한민국 공군 F-35A 라이트닝 II 전투기 2대와 함께 대한민국 서부 지역 상공에서 편대 비행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공군
025년 4월 15일, 미 공군 B-1 랜서 폭격기 2대가 미 공군 F-16 파이팅 팰컨 2대 및 대한민국 공군 F-35A 라이트닝 II 전투기 2대와 함께 대한민국 서부 지역 상공에서 편대 비행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공군

4월 15일은 북에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기념하는 날로 가장 중요한 명절로 꼽힌다. 그런데 미국은 4월 15일 B-1B 랜서 전략폭격기 2기를 한반도 인근 상공에 투입해 한국 공군과 연합 공중훈련을 진행했다. 이후 오산 공군기지 상공에서 저공비행까지 진행했다. 이번에 동원된 B-1B 랜서 폭격기는 텍사스 다이이스 공군기지 제9원정폭격비행대대 소속이며, 폭격기를 비롯해 공군 인력과 지원 장비가 일본 미사와 공군기지에 배치됐다.

미국은 이번 작전을 폭격기 순환 배치 작전 25-2호(Bomber Task Force 25-2, BTF 25-2)라고 설명했다. 이는 태평양 공군(Pacific Air Forces) 휘하에서 수행되는 전략폭격기 순환 배치 작전으로, ‘억제력 유지’, ‘동맹국 안심’, ‘작전 준비 태세 강화’를 목적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실상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전략 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여 북을 압박하고, 유사시 선제 핵 공격 옵션까지 염두에 둔 극도로 위험한 군사 전략이다. 특히 이번 BTF 25-2 작전에 동원된 B-1B 랜서는 최대 속도 마하 1.25, 항속거리 11,998km에 달하는 가변익 초음속 전략폭격기로, AGM-158 공대지 미사일(JASSM)과 같은 정밀 유도 무기는 물론, 핵탄두 탑재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그 위협 수위는 상상을 초월한다.

과거 코소보 전쟁,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서 막강한 화력을 투사하며 '죽음의 백조'라는 별칭으로 악명을 떨친 B-1B의 한반도 전개는 명백한 핵 위협이다.

 

폭격기 순환 배치 작전은 2018년부터 미국이 본격 도입한 전략폭격기 운용 체계다. 기존처럼 특정 기지에 전략 자산을 상주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미 본토에서 세계 각지로 폭격기를 ‘예측 불가능하게’ 순환 배치하는 구조다.

4월 15일에 맞춰 미국의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들이밀고 핵 공격 연습과 다름없는 위협적인 비행을 감행한 것은 극도의 적대감을 드러내는 극악한 도발이다. 이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무모한 행위이다.

미국의 'BTF' 작전을 비롯한 잇따른 군사적 도발은 한반도에 드리워진 전쟁의 그림자를 더욱 짙게 만들고 있다. 더 이상 미국의 패권주의적 야욕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고, 동북아시아 전체를 불안에 떨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