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재난기본소득은 포퓰리즘” 맹비난하던 통합당, ‘코로나 국채발행’ 공약 발표

황교안 “정부 대책은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마인드”

김도희 기자 doit@vop.co.kr
발행 2020-03-22 17:56:13
수정 2020-03-22 18:33:40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경제위기 대책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3.22.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경제위기 대책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3.22.ⓒ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김경수 경남지사, 이재명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 여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제안한 ‘재난기본소득’을 총선용 현금 살포 포퓰리즘이라고 맹비난하던 미래통합당이 22일 난데없이 국채 발행을 통한 40조 원 규모의 자금 지원 대책을 제안했다.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과감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며 “현재 정부와 각 지자체장들이 앞 다퉈 내놓는 대책들은 근본적인 개선책과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여권의 재난기복소득 촉구를 두고 “이념적인 주장”이라며 “위기를 틈타서 또 선거운동에 나서는 모습이다. 재원 조달책도 없이 무조건 퍼주고 보자는 책임 없는 정치”라고 비난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50조 원 규모의 비상 금융 조치에 대해서는 “기업과 국민의 빚만 늘린다”며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마인드”라고 힐난했다.

황 대표는 “지금 중요한 것은 ‘재난기본소득’이 아니라 ‘재난긴급구호자금’”이라며 “통합당은 국채 발행을 통한 40조 위기 대응 국민지원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코로나 극복채권’을 발행해야 한다”며 “소상공인·중소기업들이 도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천만 원 한도의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이 구상하는 40조 원 규모의 재난긴급구호자금은 소상공인, 중소기업, 영업직, 촉탁직 등을 지원 대상으로 한다. 당은 이들을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피해 정도에 따라 세 단계 부류로 나눈 뒤 두 달 동안 최대 1천만 원의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통합당 기준 피해 정도 최상급은 1천만 원, 중상급은 750만 원, 가장 낮은 단계는 500만 원가량의 지원금을 받게 된다. 당은 경영·매출 피해 보전을 위해 지난해 평균 매출액과 비교했을 때 감소세가 관측된다면 “일단 손해를 본 것으로 보고 그냥 (지원금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통합당은 국민들의 전기료·건강보험료·산재보험료를 차등적으로 감면하고 종합부동산세·종합소득세·재산세 등 납부를 6개월 동안 유예하게 해주겠다고 공약했다.

통합당은 자금을 조달할 방법으로는 자신들이 고안한 ‘코로나 국민 채권’을 꺼내 들었다. 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은 “지금 시중에 부동자금이 굉장히 많다. 주식을 하자니 주식이 불안하고, 부동산을 하자니 어디로 갈지 모르는 그 돈을 우리가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필요성에 대해 신 위원장은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했다.

신 위원장은 “액면 100만 원짜리 국민 채권을 해당 피해를 입은 분들한테 일단은 500만 원이 됐든, 1천만 원이 됐든 지원한다. 그분은 이 돈을 가지고 자기가 예금할 수도 있고 바로 은행에 가서 현금화할 수도 있다”며 “채권의 특징은 갖고 계시면 1년에 2.5%의 이자를 주는데 2.5%에서 3년 만기면 한 7.5% 정도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도에 따라서 일단 이자를 주고, 그 채권을 일반 유동성을 가지고 있는 예금자들이 살 수 있도록 증권회사나 은행을 통해 채권을 인수하는 프로그램을 짤 것”이라며 “거래를 융통하는 금융기관에는 0.5%의 마진을 줘서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당은 ‘코로나 극복채권’ 등 자신들이 구상한 40조 원 규모의 재난긴급구호자금에 대해 “이념을 떠난 실용주의적 대책”이라고 홍보했다.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인 이진복 의원은 포퓰리즘 지적을 극구 부인하며 “굉장히 차별화됐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기자들에게 “시중에 굴러다니는 돈들이 갈 곳이 없지 않냐”며 “부익부 빈익빈이 더 심해지는데 그걸 활용해서 어려움을 탈출하자는 것, 얼마나 좋나. 그런데 (정부는) 이 정도 아이디어도 못 낸다”고 주장했다.

신세돈 위원장은 “재난기본소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려면 긴급자원과 함께 근본적 수출 동력을 살리는 중장기 대책이 나와줘야 한다. 통합당 선거 전략팀이 이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희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