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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청와대로까지 번져갈 것인가?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3/07/02 06:51
  • 수정일
    2013/07/02 06:5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촛불, 청와대로까지 번져갈 것인가?
 
<분석과전망>국정원게이트, ‘국정원의 국정원구하기’로 끝나지않을 듯
 
한성 기자
기사입력: 2013/07/01 [11:35] 최종편집: ⓒ 자주민보
 
 

지금은 누가 뭐래도 국정원 정국이다. 국정원에서 비롯된 정치사안 두 개가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중이다. 하나는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이며 또 하나는 국정원이 지난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대화록에 대해 비밀해제조치를 취해 전격적으로 공개한 사건이다.

국가의 최고 정보를 취급하는 정보기관이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안 두 개가 동시에 정국의 중심으로 부상한 예는 흔치않다. 그렇지만 더욱 흔하지 않는 것은 그 두 사안이 서로 사이에 맺고 있는 특별한 관계문제이다.

일부 사람들은 1970년대 초반 닉슨을 하야시켰던 미국의 워터게이트를 떠올리기도 했다. 국정원게이트라고 불러도 될 법했다. 국정원게이트는 두 가지로 구성되어있는 셈이다.

국정원의 선거개입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사람들은 국정원의 선거개입혐의에 대해 국정원이 특정 후보를 당선시킬 목적을 갖고 있었고 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라고 이해하고 있다.

국정원의 선거개입혐의는 국정원을 최고의 위기로 끌고갔다. 살자고 했던 일이 죽자고 하는 일로 된 격이라고도 할만했다.

국정원의 선거개입혐의는 경우에 따라서는, 지난 대선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까지도 가능케 하는 사안이다. 이는 지난 대선이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불러올 정도로 박빙의 승부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동시에 그 박빙이 국가정보기관을 선거에 개입시킬 정도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었다는 것을 또한 보여준다. 오죽 불안했으면 한 나라의 정보기관이 선거에 대놓고 나섰겠는가? 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다.

사람들은, 위기에 내몰린 국정원에게 선거개입사건을 물타기 할 수 있는 사건 하나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단순히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절박했을 것이었다. 결과를 놓고 추론해보면 죽느냐 사느냐 하는 정도의 절박감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이른바, 연예인사건 같은 것 쯤으로 덮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꽤 높은 수준의 물타기여야했다. 누구도 대신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국정원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국정원이 가졌을 법한 불안감의 정도를 많은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계량해냈다. 정보의 수집, 관리 그리고 전개에서 최고의 기관인 국정원이 나서지 않는다면 상황반전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도 나왔다.

더구나 곳곳에서 시국선언이 나왔다. 정치현실에 눈을 닫고 있었던 것으로 평가받아왔던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은 신선함을 선사하는 것이기도 했다. 더구나 청계천 소라광장에 촛불이 서서히 모이기 시작했다. 촛불의 추억, 촛불은 여권에게는 언제라도 치명적이었다.
 

결국 국정원이 전면에 나섰다. 24일이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그렇게 세상에 공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놀라워했다. 정보기관이 최고급 정보를 스스로 까다니? 외국언론의 눈이 집중되는 것도 당연했다.

“국정원의 국정원 구하기”
사람들은 국정원의 선거개입사건과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사건이 갖는 함수 관계를 그런 식으로 이해했다. 선거개입사건으로 위기에 내몰린 국정원이 회의록 공개로 탈출하려 했다는 것이다.

국정원게이트는 그러나 그것으로 멎지 않았다. 국면확전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26일 뉴스 하나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권영세 실장이 대선 과정에서 지인들과 오찬을 하며 나눈 얘기가 담긴 녹취록을 폭로한 것이 그것이었다.

박의원이 폭로한 내용에는 ‘NLL 대화록 공개 방안을 비상상태에 대비한 시나리오로 검토했고, 집권하면 대화록을 공개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있었다. “(NLL 회의록을 공개하면) 그거는 역풍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집권하게 되면 까고…”라는 것이 있었던 것이다.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계획)”이라는 언급도 있었다.
 

사람들은 바로 충격에 빠졌다. 특히 회의록 공개와 관련된 모든 것을 비상계획으로 규정했다는 것 그리고 그 공개시기까지도 특정해놓고 있다는 것 때문에 그 충격은 더 컸다.

‘권영세 녹취록’은 선거기간 중에 새누리당이 공식적으로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았던 것은 역풍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회의록 공개와 관련해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당 회의에서 한 이른바, ‘김무성의원 고백’도 충격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회의록) 원문을 보고 내부에서 회의도 해봤지만 우리가 먼저 까면 모양새도 안 좋고 해서 원세훈에게 공개하라고 했는데 협조를 안 해서 공개를 못했다”고 김무성 의원은 말을 한 것이다. 김무성 의원은 당시 박근혜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선거전반을 총괄했었다.
 

회의록을 당에서는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확정한 새누리당의 방침은 그러나 회의록을 선거에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김무성 선대본부장이 선거전에서 회의록을 선거전의 재료로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12월14일 부산 유세에서였다. “지금 이 시간 새누리당 중앙당사에서 정문헌 의원이 이 내용을 가지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 내용을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겠다”며 최근 알려진 NLL 회의록 내용과 일치하는 노 전 대통령 발언 일부를 공개한 것이다.

정상회담 대화록과 관련된 ‘권영세 녹취록’ 그리고 ‘김무성 의원의 고백’ 등 이 모든 것은 국정원게이트가 국정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이명박 정부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새누리당은 물론 청와대로까지 확장될 수 있는 불길을 안고 있는 것이 국정원게이트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국정원게이트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정상회담 대화록에서 나온 NLL에만 집중하고 있다. 청와대 역시 다를 것이 없다. 국정원에 국한 된 일이라고 선을 그어놓고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가장 민감하고 큰 힘으로 움직인 것이 촛불이었다. 죽어가는 민주주의의 위에 피어나고 있다고 촛불은 스스로를 말했다. 죽어가는 민주주의를 살리게 될 촛불이라고도 했다. 그래서였던 것일까? 촛불의 힘은 미약하지 않았다.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가능케하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박근혜정부에 맞서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해왔던 민주당을 장외로 끌어내고 있다.

청계광장에서 작게 시작되었던 촛불은 최근 광화문으로 번졌다. 이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가고 있다. 청와대가 맞 바라다 보이는 광화문에서 타오르고 있는 촛불이 국정원 정국에서 어떤 일을 수행하게 될지 주목해서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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