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이달고 파리 시장의 15분 도시는 '생태'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 가치 형성이 우선이다(
안 이달고 공식홈페이지). 이는 특히 최근의 기후위기와 잦은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후위기에 따라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모습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가까운 예로 얼마 전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편안한 차림으로 나타나 화제가 됐던 버니 샌더스의 외투는 본인 지역구인 버몬트 지역기업에서 만들어진 옷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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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환경 기반 15분 도시를 공약해 재선에 성공한 프랑스 안 이달고(Anne Hidalgo) 파리시장. |
ⓒ 유튜브화면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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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이동으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절감하고,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며 지역문화와 복지를 누리는 공간이 되는 것을 프랑스 파리에선 '15분 도시'라고 부른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해지고, 생활권 내에서 누구나 평등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이 드러나면서 일어나는 지각변동이다.
'15분 도시' 철학에 따르면, 이는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물건이 순환하는 순환 경제를 지역사회에 스며들게 하며 이것이 가능하게끔 지역주민들 인식개선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에 정치의 영역인 것이다. 그간 편리하다고 여겨왔던 많은 것들과 이별해야 할지도 모르는, 만족스러웠던 기존 삶의 기준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을 정책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설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박영선·박형준의 'OO분 도시', 토건·경제 성장이 핵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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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부산시장에 당선된다면 “가덕신공항과 부산·울산·경남 통합에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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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박영선의 '21분 도시'와 박형준의 '15분 도시'는, 기후위기 등 환경적 고려보다는 토건과 경제성장 정책으로 둔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울 것도 없는, 매우 뻔한 서사다. 지역분권이나 지방자치를 강조하니 지역간 과열 경쟁이 벌어지던 것, '국토 균형 개발'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난개발·과잉관광을 기획하던 것과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봄날 같고 살기 좋은 도시는 꼭 비행기를 탈 수 있어야 하며 번쩍이는 쇼핑센터가 집 근처에 있어야만 가능한 걸까. 내가 사는 지역 땅값이 서울 강남만큼 치솟아야만 행복한 걸까. 그들의 공약을 보고 있자면 이런 질문이 계속된다. 늘 변화에 민감하다면서도 인간의 생활방식과 경향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다른 방식으로 욕망을 추구해본 경험이 없는, 상상력이 부족한 사회에서 살고 있기에 벌어지는 일이 아닐까.
와 인터뷰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 class="photo_boder" style="border: 1px solid rgb(153, 153, 153); display: block; text-align: center; max-width: 600px; width: 600px;"> |
▲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자료사진).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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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도, 미래도, 현실도 직시하지 않고 '신공항'과 '부동산'에만 심혈을 기울이는 양극화 된 정치지형에서 뭉개진 '15분 도시'의 탄생은 놀라울 것도 없다. 그러나 참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 정책들이 탈탄소 전략에만 매몰돼 우려를 낳던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기후위기를 맞설 '기후정의' 비전을 가진 15분 도시의 목적과는 달리 복합쇼핑타운과 공항을 짓는 그들의 정책은 철학도, 정치도 없이 돈 냄새만 고약하게 난다. 더 이상의 성장 중독 사회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가능하지 않다. 우리에게도 '기후정의를 위한 재구성'을 전제로 한 도시에서 살 권리, '도시권'이 필요한 때다.
☞국토연구원 측이 소개한 국토이슈리포트 '프랑스 안 이달고(Anne Hidalgo) 파리시장 정책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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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사를 쓴 김혜미씨는 청년녹색당 전 공동운영위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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