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우리 군 수송기에 오르기 위해 대기 중인 아프간인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우리 군 수송기에 오르기 위해 대기 중인 아프간인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한국을 지원한 공로가 있는 아프간인 직원과 가족 중 한국행을 희망한 378명이 오늘 오후 4시 24분께 인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한국행 희망자 총 391명 중 3가족 13명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남아 다음 항공편으로 도착할 예정이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첫 군 수송기에 탑승한 아프간 인사는 우리 측 지원하에 아프간 현지를 출발한 국내 이송 대상자 총 390여 분 가운데 이슬라마바드 현지 사정으로 동 수송기에 미처 탑승하시지 못한 10여 분을 제외한 전원이 탑승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번 ‘미라클 작전’을 위해 동원된 군수송기 KC330 1대와 C130 2대 중 KC330 편으로 378명이 먼저 입국했고, 이후 13명은 C130 편을 이용할 계획이다. KC330에 전원을 탑승시키려 했지만 항공기 사정 등이 여의치 않았다는 것. 이들은 이슬라마바드 안전한 곳에서 대기 중이다.

앞서, 한국행 희망자 391명은 미군의 협조로 버스 편으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에 집결해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모두 무사히 도착했다. KC330은 오늘 새벽 4시 53분 아프간인 378명을 싣고 이슬라마바드 공항에서 이륙해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오늘 도착한 아프간인 378명은 인천공항내 별도 보안구역에서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은 뒤 공항 인근 대기시설에서 6-8시간이 소요되는 검사결과를 확인하고 충북 진천에 마련된 숙소로 이동할 예정이다.

최영삼 대변인은 “그간 주 아프가니스탄 우리 대사관을 통해 확인한 국내 이송 대상자 가운데 한국행을 희망한 인원은 이번에 국내 이송이 완료되었다”고 확인했다.

이들은 수년간 주아프가니스탄 한국 대사관, KOICA, 바그람 한국병원, 바그람 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에서 근무했고, 미군 철수에 따라 우리 대사관에 신변안전 문제를 호소하며 한국행을 지원했다. 우리 정부는 이들을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 자격으로 국내로 이송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26일 오후 기자들에게 “절반이 넘는 숫자가 18세 미만의 청소년, 어린이 영유아 대상자”라고 확인하고 “과거에 우리 대사관을 포함해서 우리 기관들과 협조해서 일한 분들이 기본적으로 연령대가 젊은 분들이 많아 그분들 자녀가 많이 포함된 것”이라고 전했다. 심지어 8월에 출생한 신생아도 포함돼 항공기 탑승 가능 여부를 두고 의료진 검사까지 거치기도 했다고.

최영삼 대변인은 “만일 이후에 추가로 한국행을 희망하는 아프간인이 있을 경우에는 과거의 고용관계라든가 신원 등을 감안해서 지원 여부 및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주아프간대사관을 비롯한 범정부 TF는 아프간인 지원인력 중 한국행 희망자를 파악한데 이어 미국측의 버스를 이용한 카불공항 이동 협조, 우리 군수송기 3대 투입 등 ‘미라클 작전’을 차질 없이 수행했고, 이 작전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진행됐다고 자평하고 있다.

아프간 지원인력의 국내 이송까지는 외교부가 주관했다면 이후 정착과정은 법무부가 주관하게 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수차례의 토론과 고민을 거듭한 끝에 특별입국을 수용하는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며 “아프간인 특별입국자들에게 단계별로 국내 체류 지위를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항에서 단기방문(C-3) 도착비자를 발급한 뒤 입국 이후 장기체류가 허용되는 체류자격(F-1)으로 신분을 변경하고,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임시생활이 끝난 뒤엔 자유롭게 취업이 가능한 거주(F-2) 비자를 발급할 예정이라는 것.

최영삼 대변인은 “이번 입국은 대한민국 외교사에 있어 우리가 인도적 고려에 따라 적극적으로 인력과 자산을 투입해 현지인들을 구출해 온 첫 번째 사례”라며 “우리나라는 친구를 잊지 않고 이웃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 책임 있는 국가로서의 도의적 책무를 이행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우리 대한민국이 어려움 속에서도 마땅한 책무를 완수할 수 있는 외교적 역량을 갖춘 나라라는 점도 분명히 보여주었”고, “이번 임무는 공항지원 및 영공 통과 등 많은 분야에서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소통과 협조 속에서 이루어졌”다며 ‘우호국’들에 사의를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우리 정부와 함께 일한 아프가니스탄 직원과 가족들을 치밀한 준비 끝에 무사히 국내로 이송할 수 있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아프간인들이 국내 도착 후 불편함이 없도록 살피고, 방역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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