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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인마을 8500억 부실대출 폭탄, 오세훈·전성수 인허가가 불씨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7/08 08:26
  • 수정일
    2026/07/08 08:2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원주민 내쫓은 땅에 100억대 고급주택 공사 강행

시행사 헌인타운개발 지난해 이자만 994억원, 순손실 467억원

서초구, 주민 동의 없는 환지예정지에 재산세 부과하며 매각 압박

시행사 배후에 최은순 그림자, 실종된 대출금은 대선자금 의혹까지

2026-07-08 07:20:09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이 8500억원 부실대출의 임계점에 다다랐다.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았고 평당 분양가는 1억3000만원이다. 한 채에 50억~130억원짜리 초고급 주택 222세대가 들어선다. 그런데 착공 1년 반이 지나도록 분양 계약이 성사된 물량은 열 가구를 넘지 못한다. 대출 이자만 해마다 800억원씩 불어난다. 원주민들은 자기 땅에서 쫓겨난 채 재산세 고지서를 받고 있다.

 

이자만 연 800억, 8500억 대출은 이미 바닥났다

 

시행사인 헌인타운개발의 재무는 이미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66억원이었다. 그런데 이자비용으로만 994억원이 나갔다. 그 결과 46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총 차입금은 9000억원대에 이르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가 매년 800억원 규모다. 분양이 막힌 상태에서 이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공사도 지지부진하다. 착공은 2024년 초에 시작됐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말 공정률은 28.4%에 그쳤다. 지난해 말 21.1%에서 7.3%포인트 오르는 데 머물렀다. 222세대 규모 사업치고는 속도가 나지 않는다. 공사비조차 정상적으로 지급되지 못하는 정황이 확인된다.

 

분양은 사실상 멈춰 있다. 사업에 문제가 많다는 사실이 시장에 퍼지면서 계약을 꺼리는 분위기다. 착공 이후 계약이 성사된 물량은 열 가구를 넘지 못한다. 정작 8500억원 대출은 공사에 제대로 쓰이지 못한 채 대부분 소진됐다.

 

주민 정착 사업이 개발업자 분양 사업으로 뒤집혀

 

헌인마을은 1960년대 한센인들이 모여 살던 마을에서 출발했다. 이후 가구단지로 바뀌었고, 2003년부터 개발이 시작됐다. 원래 이 사업은 환지 방식이었다. 주민들이 자기 땅에 다시 집을 짓고 살도록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도시개발사업은 재건축·재개발과 법리가 다르다. 김한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도시개발은 공공성이 강한 개발"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인 김 대변인은 서초갑 지역위원장이기도 하다. 원칙적으로 국가나 지자체, LH·SH 같은 공공이 시행 주체가 돼야 한다고 했다. 예외적으로 토지 조합에 개발 권한을 주는 것이 도시개발법이라는 설명이다.

 

지금 헌인마을에서 원주민은 모두 빠졌다. 사실상 한 개 개발업자가 사업을 독식하고 있다. 조합은 껍데기만 남았고, 헌인타운개발이 실질적 시행 주체다. 주민 정착을 위한 사업이 일반 분양 사업으로 성격을 바꿨다.

 

땅 주인 쫓아낸 자리에 재산세만 날아왔다

 

원주민들은 세입자가 아니라 자기 땅을 가진 토지 소유자다. 그런데도 새벽에 들이닥친 철거반에 의해 쫓겨났다. 주민들이 손수 돌을 날라 지었다는 헌인교회도 헐렸다. 자기 땅 위에 롯데건설이 기초공사를 하고 건물을 올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여기에 재산세까지 부과됐다. 서초구는 2024년 처음엔 등기부상 토지에 재산세를 매겼다가 취소했다. 이후 조합이 일방적으로 정한 환지예정지를 기준으로 재산세를 다시 부과했다. 재산 압류도 이뤄졌다. 그러자 제3자가 압류 사실을 알고 원주민을 찾아와 땅을 팔라고 압박했다는 사실이 취재 결과 드러났다.

 

견디다 못한 주민들은 거꾸로 서초구청에 토지사용료를 청구했다. 자기 땅에 남이 건물을 짓게 허가해줬으니 사용료를 내라는 것이다. 서초구청의 답변은 부서 사이를 오갔다. 재산세과 담당자는 환지 절차의 적법성을 묻자 "그건 이제 그 과가 다르죠"라고 답했다. 확인해달라는 요구에는 "아니 그걸 제가 왜 확인합니까"라고 했다.

 

도시계획과의 답변도 다르지 않았다. 담당 주무관은 "환지가 날 때 토지 동의서는 필요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조합이 주민 동의 없이 환지예정지를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근저당이 남아 있고 소유권이 그대로인 상황을 짚자 "그래서 뭘 말씀하시는 건데요"라고 되물었다.

 

집단환지 아니라는 서울시, 신청서엔 지분 쪼개기

 

가장 큰 쟁점은 환지 방식이다. 원주민들은 대부분 3층까지 지을 수 있는 2종 전용주거지역에 살았다. 그런데 이들에게 지정된 환지예정지는 단층 수준의 1종이었다. 같은 값어치로 바꿔줘야 하는 등가성 원칙이 깨졌다.

 

집단환지는 원래 막혀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09년 개별환지만 허용하고 집단환지는 불허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주민 정착이라는 사업 목적을 분명히 한 조건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공동주택을 짓는 집단환지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울시와 서초구는 집단환지가 아니라고 부인한다. 서울시는 "개별환지에서 집단환지로 바뀌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지계획인가 신청서를 보면 한 개 필지에 여러 명의 지분이 얽혀 있다. 공동주택 부지를 지분으로 나눠 가진 전형적인 집단환지 형태다.

 

분양가 규제를 피한 흔적도 나온다. 30세대 이상을 분양하려면 분양가 심의를 받아야 한다. 헌인타운개발은 토지를 여러 신탁사로 쪼개 넘긴 뒤, 블록마다 24세대·18세대·15세대씩 30세대 미만으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그 결과 분양가 심의를 피해 평당 1억3000만원짜리 분양이 가능해졌다.

 

환지계획인가 공문 자체에도 의문이 남는다. 인가가 처리되던 날 담당 주무관과 팀장이 휴가로 자리를 비웠다. 결재는 다른 직원의 대리 결재로 채워졌다. 서울시 감사에서도 환지계획 인가가 부적정하다는 지적이 나와 담당 공무원 징계가 요구됐다.

 

이 문제는 최재란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시정질문으로 짚었다. 최 의원이 실시계획 변경의 문제를 따지자 오세훈 시장은 답변 대신 "고소하시라"고 맞받았다. 최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낙선했다.

 

오세훈 실시계획 변경, 그리고 최은순의 그림자

 

사업이 뒤틀린 출발점은 2021년 8월이다. 보궐선거로 취임한 오세훈 시장이 헌인마을 실시계획을 변경했다. 이 변경으로 2종 지역 환지의 최소 면적 기준이 크게 올라갔다. 원주민들은 자기 몫의 2종 환지를 받을 수 없게 됐다. 큰 땅을 미리 확보한 개발업자만 2종 지역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땅을 독식한 헌인타운개발의 지배구조를 따라가면 이름 하나가 나온다. 헌인타운개발은 어퍼하우스헌인의 100% 자회사다. 어퍼하우스헌인은 신원종합개발 최대주주인 우진호씨가 장악한 회사다. 김순구씨는 우진호씨를 두고 "삼부토건 회장 아들 후계자였던 조시현을 통해 최은순이 꽂아놓은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최은순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장모다. 서울시는 "삼부토건이나 김건희씨가 배후에 있다는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 큰 의혹은 사라진 돈이다. 8500억원 대출 가운데 지금 남은 잔액은 거의 없다. 김순구씨는 "아무리 계산해도 최소 3500억원에서 최대 4200억원의 행방을 알 수 없다"고 했다. 실종된 자금의 시기가 윤 전 대통령의 대선 기간과 겹친다는 것이 뉴탐사가 제기하는 의혹이다. 개발을 빙자해 받은 대출이 대선 자금으로 흘러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사업의 부실 대출은 뉴탐사가 2024년 12월 3일 방송에서 다루던 사안이다. 그날 방송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중단됐다. 당시 썸네일에는 "헌인타운개발 8500억 대출, 제2 옵티머스 사태 조심"이라는 문구가 걸려 있었다. 8500억원 대출의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옵티머스 사태 때도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었다.

 

서초구청장 전성수씨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전 구청장은 윤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으로 당선됐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원주민들은 자기 땅의 원상 복구와 부당이득 반환, 재산세 원상 회복을 요구하며 소송을 예고했다. 서울시는 여전히 집단환지가 아니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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