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만난 E사 관계자는 변압기에 전선을 무단으로 연결한 일에 대해 "위에서 시킨대로만 했기 때문에 저희들은 모른다"면서 "(사용한 전기 요금의) 3배인지를 위약금으로 물린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이 위약금은 21그램이 지불했다는 게 E사 다른 관계자의 설명이다.
21그램으로부터 하도급을 받게 된 경위에 대해 E사 관계자들은 "(21그램 대표는) 원래 모르던 사람인데, 이번에 처음 일을 맡게 됐다"면서 "어느 날 전화가 와서 '일을 깔끔하게 하시더라, 인테리어 공사가 있는데 지금도 일을 하시나'라고 묻더라"라고 설명했다. 하도급업체로 인테리어 공사와 전기공사를 다 맡을 수 있는 업체를 물색하다 E사를 찾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21그램, 전기공사법·국가계약법 위반 정황
건설자문을 전문으로 하는 전홍규 변호사(법무법인 해랑)는 "실내건축업과 전기공사업은 별도의 면허이고, 전기공사업은 건설산업기본법 적용이 되지 않는다"면서 "실내건축업자가 전기공사업 면허를 같이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전기공사가 포함된 공사를 발주자로부터 도급받지 못하고, 전기공사업체에 하도급을 줄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공사를 실내건축업체가 도급받았다면, 전기공사업법에 따라 무등록 영업행위에 해당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고, 관급 공사는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전기공사업 면허가 없는 상태에서 승인받은 것이므로, 이는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 제재 사유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21그램은 코바나컨텐츠가 지난 2016년 주최한 '르 코르뷔지에전'과 2018년 주최한 '알베르토 자코메티 특별전' 후원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마이뉴스> 첫보도 직후인 지난 2일 이 업체가 전시회 공사를 맡았고 공사대금을 다 받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21그램의 대표는 지난 5월 열린 윤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한 사실이 <한겨레> 보도를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21그램 대표에게 대통령 관저 무면허 전기공사 수주 관련 입장을 묻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그는 기자임을 밝히자 통화를 종료한 뒤 더 이상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통령실 "21그램, E사에 하도급 준 게 아니다"
<오마이뉴스> 보도 이후에도 대통령실 측은 21그램이 E사에 전기공사업 하도급을 준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21그램이 공사 현장의 주 공사업체인데, 전기공사업자가 공사를 할 수 있도록 기반 조건을 갖추지 못한 책임이 있어 (전기 사용) 위약금을 납부한 것이다. 모두가 다 그렇게 한다. 그것이 원칙"이라며 "하도급 계약을 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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