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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칼럼 "양날의칼 한동훈의 말, 아슬아슬하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12/20 09:38
  • 수정일
    2022/12/20 09:38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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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18년 이어진 경선 룰 변경…배경에는 ‘윤심’?

“민노총 재정 투명성 검증하겠다” 연일 대립각 세우는 정부

한동훈 장관 놓고 동아일보 “가시돋친 말 부메랑으로 돌아오기 십상”

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를 당원투표 100%로 뽑기로 확정했다. 1차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를 대상으로 ‘결선투표제’도 도입한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19일 차기 전당대회 경선 룰(규칙)을 이같이 변경하기로 했다. ‘친윤계 밀어주기’라는 지적과 윤석열 대통령이 사석에서 “당원투표 100%가 낫지 않나”라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대부분의 아침신문이 이번 당규 개정안을 ‘공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국민일보는 “이준석 사태 교훈 잊었나”라며 “재고하는 게 옳다”고 했다.

정부가 연일 노동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를 ‘개혁대상’으로 규정하며 재정 투명성을 검증하겠다고 나섰다.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은 19일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에 주요 노조에 지급한 정부 지원금 규모를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노조의 규모를 고려해 회계감사의 자격을 강화한다거나 감사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민노총의 회계 내역이 ‘깜깜이’라고 했고 한겨레는 이미 회계감사를 진행 중이고 과도한 개입은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에 위반될 수 있다고 맞섰다.

▲ 20일자 아침신문 1면.

아르헨티나가 결국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19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는 프랑스와 연장까지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꺾었다. 그간 월드컵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메시가 축구선수의 황혼기인 35살이 돼서야 우승컵을 거머쥐면서 아침신문은 이를 1면 상단에 실었다. 이번 대회 7골 3도움을 올린 메시는 대회 최우수선수인 골든볼을 품에 안았고 아르헨티나는 36년 만에 세 번째 정상에 올랐다.

속전속결 룰 변경에 보수지도 비판 일색 “꼼수로 비칠 우려”


2004년 이후 국민의힘 당대표는 당원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로 뽑혔다. 18년 동안 국민여론조사 반영 규칙(룰)이 폐지되는 것이다. 이번 당헌당규 개정을 놓고 중도층 지지세가 강한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유 전 의원은 “유승민 한 사람을 잡으려고 대통령과 윤핵관들이 이렇게 심하게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권력의 폭주”라고 비판했고 안 의원은 “당 대표를 뽑는 게 골목 대장이나 친목회장을 뽑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 20일자 동아일보 4면.

▲ 20일자 중앙일보 10면.

보수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동아일보는 4면 상단에 관련 기사를 내며 “친윤 승리 안정장치”, “묘수냐 꼼수냐 두고봐야” 등의 당내 목소리를 전했다. 사설에서도 “유력 후보들이 사실상 경선에 돌입한 상황에서 게임의 룰을 바꾸는 것은 공정성 시비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이 내심 껄끄러워하지만 여론조사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일부 후보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결선투표를 통해 궁극적으로 친윤 주자를 당 대표로 만들려는 꼼수로 비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은 사설 ‘與 대표 경선 규칙 변경, 공정성 시비 왜 자초하나’에서 “당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속전속결로 해치우는 모양새”라며 “대표 선출에서 민심을 반영할 최소한의 장치를 없앤 것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진정 도움이 될지 돌아보기 바란다”고 했다.

▲ 20일자 국민일보 사설.

이준석 전 대표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 전 대표는 당시 나경원 후보에 당심에서 뒤졌지만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해 당대표에 선출된 바 있다. 국민일보는 사설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한 달 전만 해도 ‘당원투표 비율을 90%로 조정’이라는 국민일보 보도에 대해 생전 들어보지 못한 생각, 머릿속에 전혀 있지 않은 얘기라고 말했다”며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를 몰아내기 위해 무리한 징계를 했다가 3개월 동안 지독한 내분을 겪었다. 그런데도 전당대회 룰 변경으로 다시 내분을 겪을 조짐이 보인다”고 했다.

사진과 함께 지면 톱에 해당 소식을 건 다른 아침신문과 달리 조선일보는 이를 상단에 배치하지 않았다. 중앙일보와 조선일보는 관련 사설을 내지 않았다.

노조 재정 투명성 검증 놓고 논조 엇갈린 조선·한겨레


정부가 민주노총 등의 재정 투명성을 검증하겠다고 나서면서 조선일보와 한겨레의 논조가 엇갈렸다. 조선일보는 1면 상단에 “年1000억 쓰는 민노총, 내역은 ‘그들만의 비밀’” 기사를 내며 “16개 산별 노조 예산을 더하면 민노총 전체 1년 예산은 1000억원대일 것으로 추정한다”며 “예산 대부분은 조합원들이 낸 조합비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런 회계 내역을 외부로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라는 지적을 자주 받았다”고 했다.

▲ 20일자 조선일보 3면.

조선일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위한 촛불 집회에도 민노총 조합비가 쓰였다고 보도했다. “당시 7차례에 걸친 촛불 집회 비용 상당액을 민주노총이 부담했고, 촛불집회 한 번당 약 3억원씩 21억원가량을 부담한 것으로 안다”는 노동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하며 조선일보는 “민노총은 내부 회계 감사 결과를 대의원 대회에서 공개하고 확인받는 과정을 거치기는 한다. 하지만 구두 보고 수준이고, 회계 감사 위원도 민노총 내부 절차를 거쳐 선임한다. 이렇다 보니 비리도 계속 터진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이렇게 드러난 비리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노조의 돈 문제는 외부에서 간여할 수 없는 성역처럼 인식돼 왔다. 노조와 정치 동맹을 맺은 좌파 정권들의 보호도 있었다”고 했다.

▲ 20일자 한겨레 8면.

한겨레는 뚜렷한 근거 없는 ‘노조 길들이기’라고 비판했다. 8면 ‘노조 재정검증 옥죄려는 정부…ILO ’결사의 자유‘ 침해 우려’ 기사에서 한겨레는 “이미 관련법에 따라 노동조합이 회계감사를 진행하고 재정운영 상황을 조합원들에게 공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노조 재정운영에 대해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 자유 협약’에 위반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이어 “기금과 사업비는 대의원대회에서 결정된 예산계획안에서만 움직이고 결산보고서는 매년 400쪽 규모로 제작해 전 조직에 배포된다”며 “대의원대회에서 선출한 감사 5명이 일상적인 회계감사와 업무감사를 진행한다”는 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논평을 인용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기업·지역별 지회 회계는 지부가 지부의 회계는 노조가 감사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뚜렷한 근거 제시도 없이 노조의 재정이 음습하게 운영돼 큰 문제인 것처럼 왜곡·과장하며 회계자료 공개를 압박하는 의도가 ‘노조 때리기’ 나아가 ‘노조 길들이기’ 차원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노조의 재정은 현재도 공개 원칙에 따라 운용되고 있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라 노조 대표자는 연 2회 회계감사원에게 감사를 받은 뒤 결과를 조합원에게 공개하고, 회계연도마다 결산 결과와 운용 상황을 조합원에게 공표해야 한다”고 했다.

한동훈 장관 ‘말’에 주목하는 동아일보 “신중해야”


동아일보는 기명칼럼 ‘오늘과 내일’에서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언어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20일자 동아일보 칼럼.

칼럼 ‘양날의 칼 한동훈의 말’에서 장택동 논설위원은 “한 장관은 법적으로 복잡한 사안을 쉽고 선명하게 표현한다. 배경 지식이 없는 사람의 귀에도 쏙 들어오기 때문에 호소력이 높다”면서도 “이런 언변에 공격성이 가미되면 파괴력이 배가된다. 본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에는 대응 수위가 한층 높아진다”고 했다.

이어 김의겸 의원에 “매번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고 한 것이나 황운하 의원에 “직업적인 음모론자”라고 한 것을 두고 “두 의원을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이런 거친 표현은 정치의 영역에서는 쓰일지언정 각료의 언어로서는 부적절하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 조사 가능성을 놓고 “헌법과 법률을 초월하는 의미의 통치 행위라는 것은 민주국가에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한 것은 아슬아슬하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지난 10월 칼럼에서도 한동훈 장관의 ‘말’에 주목한 바 있다. 10월 26일자 ‘오늘과 내일’ 칼럼 ‘어쩌다가 한동훈 어록까지 등장하게 됐나’에서 이승헌 부국장은 “아무리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해도 정치인이 아닌 부처 장관이 이런 센세이션을 일으킨 적은 별로 기억에 없다”며 “이 현상을 보면서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정치의 실종, 더 나아가 종말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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