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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쑥 분향소 와서 사과도 않고 떠난 한덕수 총리...유가족들 ‘반발’

유가족 협의회 “한덕수 총리는 엄연한 가해자, 보여주기식 조문 말라”

 

한덕수 국무총리가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당정대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2.18. ⓒ뉴시스
이태원 참사 이후 책임 회피성 언행으로 물의를 빚었던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유가족과 시민사회가 꾸린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예고 없이 방문했다가 “보여주기식 조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에 따르면 한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30분경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앞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 찾아왔다. 유가족 협의회에 어떠한 통지도 하지 않은 채 불쑥 합동 분향소를 찾아 온 것이다.

갑자기 등장한 한 총리에게 현장에 있던 유가족들은 사과를 할 것을 요구했지만, 한 총리는 그에 답변을 하지 않은 채 급하게 자리를 떠났다. 유가족들의 반발에 한 총리는 분향조차 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희생자 103명의 유가족으로 구성된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한 총리의 보여주기식 조문 시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한 총리는 희생자를 ‘사망자’로 고칠 것, 근조리본을 거꾸로 달 것 등 책임 회피를 위한 용어 변경을 지시한 자”라며 “외신 기자회견에서는 경찰 인력을 더 투입했더라도 사과는 일어났을 것이라는 취지로 책임 회피식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또한 “최근 2차 가해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생존 피해자에게 ‘더 굳건했으면’이라는 책임전가식 망언을 하고, 정부의 피해자 지원이 충분했을 것이라면서 사실을 호도하기도 했다”며 “이태원 참사를 수습하기 위해 구성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조기에 종료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총리는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할 엄연한 ‘가해자’”라고 강조했다.

 

 

 

15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를 하고 있다. 2022.12.15 ⓒ민중의소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조차 하지 않고 곧바로 돌아선 한 총리에 대해 협의회는 “장례식에 조문을 할 때 상주에게 인사하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는 것은 당연한 관습이자 예절”이라며 “한 총리는 유가족들에게 어떤 사과나 인사 없이, 분향소에서 조문하는 모습만 보여주려했던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어 “한 총리가 진정으로 사과와 위로를 하려고 했다면 먼저 유가족들에게 예를 갖추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공식적인 일정으로 분향소를 방문하는 것이 순서에 맞다”며 “유가족 협의회는 현장에 있었던 유가족들의 사과 요구에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은 채 급하게 자리를 뜬 한 총리의 모습에 더욱 큰 좌절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한 총리가 분향소 앞에서 유가족 협의회와 희생자들을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로 모욕하고 있는 극우단체 회원들과 악수를 나눈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도 협의회는 “섬뜩하기까지 하다”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유가족들의 호소에는 답변도 안 하면서, 유가족들을 모욕하는 단체들과는 악수까지 나누는 모습에 우리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한 총리가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청취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가족들 이야기는 다 듣고 있다”고 답변한 데 대해서도 협의회는 “단 한 차례도 유가족들을 대면하지 않아 놓고 그렇게 당당히 말하는 것은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예를 갖추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유가족들을 한 차례 더 무시한 한 총리의 조문은 조문이라기보다 또 다른 가해에 가깝다”며 “한 총리가 진정으로 진정어린 조문을 하고자 한다면, 공식적으로 유가족들 앞에서 ‘제대로 된’ 조문을 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 최지현 기자 ”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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